국가 위기와 고난 때마다 쉬지 않고 간구
상황과 형편 아뢸 때 간절한 마음 담아 드려야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웠던 솔로몬 왕의 기도는 어떠했을까? 세상의 부귀영화를 모두 가지고 누렸던 왕이 무엇을 하나님께 간구했을까? 그의 기도자세와 태도는 어떠했을까?

 솔로몬은 야훼의 제단 앞에서 이스라엘의 온 회중과 마주서서 하늘을 향해 손을 펴고 기도를 시작했다(왕상 8:22). 그는 먼저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신실하심을 찬양한다. 찬양과 감사로 입을 열어 하나님께 아뢰는 자가 복이 있다. 그 기도는 하나님에 대한 절대신앙과 자신의 처지가 어떠하든지 간에 절대긍정의 마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임의로 지어내서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에 따라 찬양한다. 무한히 광대하신 하나님께서 그의 언약대로 범사를 주관하고 인도해주시는 신실하심을 찬양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그의 언약을 기억하고 언약대로 이루시기를 간구하는 자에게 나타나신다. 특히 솔로몬은 다윗의 언약대로 그의 자손들이 계속 왕위를 이어받게 되기를 기도한다. 영원한 왕조에 대한 하나님의 약속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했고, 그의 기도대로 영원한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윗의 자손으로 이 땅에 오신 것이다.

 다음으로 솔로몬은 하나님이 그가 지은 성전에 참으로 거하시겠느냐고 반문한다. 지극히 높으시고 거룩하신 하나님이 땅에 거하신다는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훗날 이사야는 그와 유사한 하나님의 임재사상을 말했다. “야훼께서 이와 같이 말씀하시되 하늘은 나의 보좌요 땅은 나의 발판이니 너희가 나를 위하여 무슨 집을 지으랴 내가 안식할 처소가 어디랴”(사 66:1) 그러므로 솔로몬은 다만 그의 성전을 그의 이름을 두시는 곳으로 삼으시기를 기도한다. 그는 하나님의 초월성과 절대 자유하심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임재하심과 친근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기도를 올린 것이다.

 솔로몬의 기도는 구체적이다(왕상 8:31∼53). 그는 하나님의 이름이 계신 성전을 향해서 기도할 때마다 다음과 같은 일들을 응답해주시기를 간구한다. 만일 성전에 와서 서로 맹세하였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들의 갈등을 해결해주시기를 기도한다(32절). 이스라엘이 범죄함으로 전쟁에서 패배하여 사로잡혀갔을 때 회개하면 용서하고 회복해주시기를 구한다(34절). 만일 이스라엘이 죄를 범하여 가뭄의 징계를 받았을지라도 기도하고 돌이키면 비를 내려주실 것을 바란다(36절). 만일 어떤 사람이나 이스라엘 백성들이 재앙을 깨닫고 성전을 향하여 손을 펴고 기도와 간구를 하면 용서하고 행위대로 갚아주시기를 구한다(39절). 그러면서 구약성경에서는 매우 놀랍게도 이방인일지라도 솔로몬의 성전을 향해 기도할 때 들어주시기를 간구한다(43절).

 솔로몬은 국가의 위기와 고난의 때를 위해 기도하기를 멈추지 않는다. 그는 적국과 싸우러 나갈 때 성전을 향해 기도하면 돌보아주실 것을 간청한다(44∼45절). 그리고 다시 한 번 만일 백성들이 범죄하여 적국에 사로 잡혀갔을지라도 회개하고 기도하면 그들을 조상들의 땅으로 돌아오게 해주시기를 간구한다(46∼53절). 이처럼 기도는 구체적으로 자신의 상황과 다른 사람들의 형편을 아뢰고 회복시켜주실 것을 간구하는 것이다.

 솔로몬의 기도는 성전 중심의 기도이다. 그는 성전을 향하여 어디서든지 기도하는 자들을 소리를 하나님이 지속적으로 들으시기를 간구한다. 이처럼 성전은 듣는 곳과 말하는 곳으로의 역할을 하며, 초월해 계시는 하나님이 그의 이름을 두고 임재하시는 곳으로 이해된다. 솔로몬의 기도는 점점 더 깊어지고 간절해졌다. 그가 처음에 취했던 기도자세는 바뀌어졌다. 회중을 보면서 기도하던 그는 이제 아마도 돌아서서 제단을 향해 기도한다. 또한 서서 기도하다가 무릎을 꿇고 기도하기 시작했으며, 기도와 간구를 드렸다고 표현할 만큼 간절해졌다(54절). 이와 같이 기도 응답을 받으려면 마음을 쏟아놓을 뿐만 아니라 자세와 태도도 간절해야 한다. 하나님은 기도의 내용만 들으시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는 사람의 마음과 태도와 얼굴의 표정까지 모두 살펴보시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에게 나타나셔서 그의 간구를 들으셨다고 응답하셨다(왕상 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