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막다른 골목에서 들은 하나님의 음성
신학생, 선교사, 개척교회 도우며 복 받아
예수님을 믿기 전 나는 17년간 의상실을 운영했다. 믿었던 단골손님의 보증을 서줬는데 그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다. 1979년이었다. 대신 갚아야할 돈이 당시 1억이 넘었다. 눈앞이 캄캄하고 정신나간 사람이 이런가 싶을 정도였다. 빚은 나의 가슴을 누르고 전화가 와도 사람이 찾아와도 가슴이 내려앉았다. 또 열심히 해도 다 갚을 때까지 얼마나 더 걸릴지 막막해 죽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약국 이곳저곳을 다니며 수면제를 모았다. 3남매 아이들 옷을 사서 철따라 준비를 해놓고 초등학교 2학년 큰딸에게 동생들을 부탁했다. 아이가 ‘엄마 어디가?’라고 물었는데 ‘엄마는 항상 바쁘잖아 시간 있을 때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둘러댔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시내 백화점에 데리고 나가 각자 원하는 것을 사주고 먹고 싶다는 짜장면을 사줬다. 집에 와서 아이들을 씻기고 처음으로 자장가를 불러 재웠다. 그때까지 아이 돌봐주시는 분들의 손을 빌렸기에 내가 씻겨준 적이 몇 번 없는 게 가슴 찢어지게 아팠다.
아이들 방에서 나와 불도 끄고 홀로 방에 앉아 약을 입에 넣고 물을 마시려던 차였다. 갑자기 휘황찬란한 빛이 방을 가득 채워 곧 터질 것 같았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아 사랑하는 딸아 사랑하는 딸아’라는 음성이 들려왔다. 하나님이신 것 같았다. 흉내도 낼 수 없는 부드럽고 깊은 음성이었다. 눈을 뜨니 깜깜한 방 그대로였다. ‘내가 왜 죽어. 애들하고 살아야지’라는 생각과 함께 불현듯 손님 중에 예수님을 믿으라고 아주 귀찮게 했던 이가 생각났다. 바로 전화를 했다. 알고 보니 그분은 여의도순복음교회 구역장이셨다.
1984년 4월 타종교를 믿던 내가 처음으로 교회라는 곳에 갔다.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를 듣는데 골치가 아팠다. 가려고 일어난 순간 목사님께서 “세상에서 이리저리 휘둘려 죽으려고 하던 분이 오셨다가 가려고 하신다”고 하지 않는가. 더 화가 났다. 나를 교회로 데려온 사람이 목사님에게 고자질한게 분명했다. 그런데 뒤이어 목사님이 ‘울어도 못하네’로 시작하는 찬송을 부르시는데 꼭 나보고 들으라는 것 같았다. 뭔 소리를 더 하려나 도로 앉아서 설교를 듣다보니 눈물이 펑펑 나왔다. 예배가 끝난줄도 모르고 울고 말았다.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하니 마음이 엄청 평안해졌다. 이후부터는 하나님을 꼭 만나야겠다는 생각에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에 참석하고도 모자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에 수시로 올라가 기도했다. 그러던 중 나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기도를 하는데 신학생을 도우라는 음성이 들렸다. 신학생이 누군지도 모르는 처지였다. 빚만 많은데 어떻게 도우라는지 속상하고 이해할 수 없었지만 500만원을 빌려 받은 그대로 지역장님께 드렸다. 그분은 내가 떼어먹으면 어떡하냐고 했지만 하나님이 하실 일이었다. 5명의 신학생을 도울 수 있었다. 곧바로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그사이에 하나님이 지혜를 주셔서 의상실을 정리하고 기성복을 파는 가게를 시작했다. 이전 보다 비교할 수 없이 잘돼 여름에 장맛비가 쏟아지듯 매출이 신장됐다. 내가 받은 복을 다른 사람과도 나누고 싶어 사람만 만나면 예수님 믿으라고 전도도 많이 했다. 이후에는 기도를 하면 ‘선교사를 도와라’ ‘개척교회를 도와라’라는 음성이 들려왔고 순종했다. 그와 함께 내 기도는 모두 이뤄졌다. 기도하면 이뤄지고 하고자하면 이뤄지고 바라보면 이뤄졌다.
교회에 출석한지 5년 만에 1억 넘던 빚을 모두 청산했다. 나의 고난과 축복의 여정을 보며 남편도 신앙을 갖고 함께 기도하는 믿음의 동역자가 됐다. 3남매 자녀들도 성장해 변호사와 감정평가사로서 사회에서 열심히 활동 중이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앞으로도 선교사님과 교회개척과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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