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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동물…이기적 인간

 야생조류 무리를 관찰하다보면 흥미로운 특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새들이 물 속이나 풀 속에 머리를 처박고 먹이를 찾는데 골몰하는 사이, 중간 중간 목을 곧추세우고 사방을 경계하는 놈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본능에 따른 것이라도 동료들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기특해 보입니다.

 진화론자의 창시자들은 일부 동물들의 생활방식을 토대로 생존경쟁과 적자생존의 논리를 이끌어냈습니다. 강한 유전자만이 살아남아 번성한다는 이론은 인류의 생존방식을 살벌한 전쟁터로 만들었습니다. 승자독식의 비인간적 자본주의 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그러나 진화론의 대가들조차도 야생 생태계에 공존과 협동이 광범위하게 존재하는 까닭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자연과학자들은 야생생태계에서 일방적으로 헌신하고 희생하는 사례가 드물지 않음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이익을 주고받는 공생관계를 넘어선 행위, 일종의 이타적 행위라는 것입니다.

 이를테면, 부모를 잃은 고양이나 오리 새끼를 개가 보살피는 모습은 낯설지 않습니다. 새장 속의 앵무새가 탈진해 쓰러지면 다른 앵무새가 먹이를 토해 먹여줍니다. 야생 흡혈박쥐들은 굶주린 동료를 외면하지 않고 자신이 먹은 피를 토해 나눠준다고 합니다. 돌고래는 아픈 동료를 물위로 떠받들어 호흡을 돕습니다. 북미의 땅다람쥐는 침입자를 발견한 놈이 큰 소리를 내어 동료들에게 위험을 알립니다. 소리를 지르면 가장 먼저 잡아먹히기 쉽습니다. 캐나다의 과학자들은 동물이 죽으면 특수한 물질을 분비해 동료에게 위험을 경고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인간의 이타심은 동물보다 얼마나 우월할까요? 300여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세월호 침몰 사고를 돌이켜 봅니다. 승객들을 사지에 버려둔 채 탈출에 급급했던 책임자들을 생각합니다. 어린 학생들을 구하다 생명을 잃은 영웅들을 생각합니다. 이타적 영웅들은 평범한 보통사람들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탐욕스러운 인간의 이기심과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타심의 사례를 극명하게 보여줬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번쯤 생각해봤을 것입니다. 그런 위급한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이타적 동물’과 ‘이기적 인간’의 모습이 자꾸 대비돼 떠오릅니다.   

 

나신하 기자(KBS)

 

기사입력 : 2014.05.11. am 11:02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