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행복으로의 초대 > 사회와 정치
나의 자리 지키기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사회가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특히 476명의 승객 가운데 325명이 수학여행에 나선 안산 단원고생들이었습니다. 국민들이 한 마음 되어 아들 딸 같고 형제 자매 같은 어린 학생들의 무사생환을 간절히 기원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들을 분노케 한 것은 선장과 선원들의 행태였습니다. 위험에 빠진 선박과 승선자들을 보호해야 한 선장, 기관장, 갑판장 등이 선원 전용통로를 통해 오전 9시 30분 경 가장 먼저 배를 빠져 나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출 직전 선실에서 안내 데스크에 내려진 마지막 지시는 “승객들을 안심시키고, 위험하니 방 안에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을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배에 물이 들어차기 시작하던 10시쯤까지 일곱 차례나 같은 방송이 반복됐습니다. 그 결과 어른들의 말만 믿고 침착하게 선실에서 기다리던 학생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학생 생존율 23%, 승무원 생존율 79%, 선박 승무원 전원구조라는 현재까지의 통계가 이를 입증하고 있습니다. 만약 세월호 지휘부가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승객 구호의 의무를 다했다면 대참사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배에는 25인승 구조뗏목이 46개 있었다지만 안내자가 없어 하나도 제대로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또 ‘목포해경 진도파출소’의 요청에 따라 해경 경비정, 헬기는 물론 낚시 배 등 40여 척의 민간어선이 세월호 주변에서 구조 활동을 위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선장이 제때 탈출 명령만 내렸더라도 동원한 어선들을 이용해 훨씬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세월호 지휘부의 무책임한 행동은 스스로를 돌아보게 합니다. “과연 나는 나의 자리를 얼마나 성실하고 충성되게 지키고 있는가?”  

 예수님께서는 성도들에게 세상의 빛이 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소금처럼 부패를 막고 소금다운 맛을 내며 살라 하셨습니다(마 5:13∼16). 주님께서 우리를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하신 섭리가 계십니다. 빛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복음의 빛, 사랑의 빛을 비추며 나의 위치를 든든히 지키는 신실한 주의 자녀들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번 비극적 사고가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소명의식을 새롭게 가다듬는 의미 있는 계기로 승화되기를 소망합니다.


김성동 장로(한세대 교수·전 국회의원)

 

기사입력 : 2014.04.27. am 11:1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