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의 시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켜요”
1980년 설립…지역 아동 위해 성전 문턱 낮춰
‘토요학교’ 운영, 아이들 성령 열매 하나씩 맺어가
주일 아침, 유아부 예배를 마치고 나면 아이들이 앞 다퉈 전도사님에게 달려온다. 서로 귓속말로 소곤소곤거리더니만 이내 하이파이브를 하며 즐거워한다. 이에 질새라 또 다른 아이가 달려와 중요한 비밀이라며 어제 먹은 김치찌개 얘기를 소곤거린다.
교회학교 가좌분교 담당 김명철 사역실습생이 주일 오전 9시 중고등부예배와 11시 유아부 예배를 마친 후 서둘러 초등부 예배를 인도하기 위해 자리를 떠나면 유아부 동생들을 돌보는 것은 중고등부 학생들의 몫이다. 형제 없이 외동으로 자란 아이들은 중·고등학생들을 친누나, 언니, 형으로 생각하며 이것 저것 물어보기도 한다. 어린 동생들에게 공부를 가르치는 등 이들의 모습을 보면 영락없이 ‘사랑의 공동체’인 가족 같다.
서대문구 남가좌동에 위치한 가좌분교가 ‘사랑의 공동체’로 세워진 것은 1980년 6월. 올해로 34년 째 한결같이 아이들의 영성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다. 현재 출석 중인 아이들은 40∼50명 사이며, 교사는 안종미 부감, 김영란 이혜욱 총무 등 15명이 봉사하고 있다.
가좌분교에 아이들이 한창 몰릴 때는 140명까지 출석했다. 하지만 남가좌동 북가좌동 일대가 가재울재정비촉진사업에 따라 재개발되면서 아이들이 절반이하로 줄어들었다. 친구들이 타 지역으로 인사를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좌분교측은 내년 10월 가재울 뉴타운이 완성되면 또 다시 아이들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가좌분교는 도입부의 설명한 대로 가족같은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무엇보다 대화가 많다. 김명철 사역실습생은 중고등부 아이들을 대상으로 토크 형식의 예배를 진행하며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초등부에서는 아이들의 집중도를 고려해 15분 안에 설교를 마친다. 유치부는 오감만족 교육으로, 직접 인형옷을 입고 나타난다거나 시각 청각 후각을 동원한 입체 설교를 진행한다. 재미만 추구하지 않는다. 매월 성령대망회도 실시한다. 성령 체험도 있지만 아이들에게 기도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덕분에 중고등부의 경우는 방언을 받는 등 효과가 컸다.
가좌분교는 아이들을 위해 유난히 문턱을 낮췄다. 언제나 필요하면 찾아올 수 있도록 ‘사랑방’ 역할을 자처했다. 교역자와 교사들의 헌신이 컸다.
토요일에는 ‘토요학교’가 운영 중이다. 현재는 기타반과 큐티모임, 저학년을 위한 성경 읽기를 진행하고 있다. 방학에는 드럼반도 운영할 계획이다. 김명철 사역실습생은 “재개발로 친구와 헤어진 아이들이 교회 안에서 부대끼며 지내고 싶어한다. 말씀은 물론 많은 것을 가르쳐 줘 분교를 위해 봉사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가좌분교 중고등부 주보에는 “시간은 하나님과의 약속이다”라는 문구가 빠지지 않고 실린다. 아이들은 이 글이 실린 후부터 주님과의 약속된 시간은 먼저 지키려고 노력한다. 성적을 위한 봉사활동이 있어도 토요일에 진행되는 큐티 모임이 우선순위다. 주일은 예배 시작 전에 미리 나와 준비를 한다.
올해 가좌분교 표어는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삶’이다. 삶에서 성령의 열매를 한 개씩 맺어 크리스마스 때는 감사예배를 드리자고 했다. 아이들은 저마다 다양한 성령의 열매를 두고 기도 중이다. 한 아이는 ‘오래참음’의 열매를 맺겠다고 했다.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를 사랑으로 대하고 전도하겠다고 했다. 아이의 기특함에 교역자와 교사들은 함께 기도해줬다. 오래지 않아 그 아이는 정말 친구를 전도해 교회로 데려왔다. 둘 사이의 관계도 좋아졌다. 믿음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가좌분교 교사들은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연말 수 많은 결실을 기대하며 감사했다.
가좌분교는 부활주일인 20일과 27일 2회에 걸쳐 의미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예수님과 함께하는 아침식사’라는 행사에는 새 친구를 초청해 식탁교제를 나누며 예수님에 대해 전할 예정이다.
가좌분교는 남가좌동 남가좌현대아이파크 후문에서 1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사천교에서 일반버스 272번 또는 마을버스 6번을 타고 남가좌현대아이파크 후문 정류장에서 내리면 쉽게 찾을 수 있다.(서대문구 모래내로 15길 4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