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주의적인 생각이 가져다주는 세상적인 고독도 매우 위험하다. 여기서 말하는 고독은 기도굴에 홀로 들어가 기도할 때 느끼는 것과 같은 고독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런 고독은 세속적이고 환경적인 고독을 의미하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얘기하면, 이런 고독은 ‘지나치고 과도하게 자기중심적인 마음의 상태’를 의미한다. 세속적인 고독에 빠진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주기보다는 오히려 받기만을 원하고, 남의 행복이나 기쁨 그리고 고통과 아픔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전혀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을 말한다.
심리학자 조지 하버드 미드(George H. Mead)는 “인간이 자아를 형성해 나아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의미있는 타인’이다”라고 말한다. ‘의미있는 타인’은 바로 우리가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해야 할 다른 사람들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다른 사람과의 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바로 ‘만남’이라고 하는 관계를 통해 자아를 형성해 간다. 그러므로 한평생 살아가면서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그들과 어떤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우리의 운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요즘 미국에서 자주 일어나는 총기난사 사건이나 이슬람권에서 일어나는 자살폭탄 테러의 범인들을 살펴보면, 그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인 ‘은둔형 외톨이’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은둔형 외톨이’란 일본어 ‘히키코모리’를 우리말로 번역한 것인데, 그 뜻은 ‘어떤 방이나 집 등의 특정 공간에서 나가지 못하거나 나가지 않는 사람과 현상 모두’를 일컫는다. ‘폐쇄은둔족’이라는 말로도 사용되지만 흔히 ‘은둔형 외톨이’라는 단어가 더 많이 사용된다. 2007년 4월에 미국 버지니아 공대에서 총기를 난사한 범인과 얼마 전 울산에서 두 자매를 연쇄적으로 살해한 범인은 모두 전형적인 ‘은둔형 외톨이’였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처럼 세속적인 고독으로 스스로 고립된 사람은 사회적 불만을 가지고 있을 가망이 크고 극단적인 경우에는 무서운 ‘묻지마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 이런 사람을 환영하는 곳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점점 더 이기주의적인 생각으로 세속적인 고독에 빠져 들고, 끝내는 홀로 외로이 인생의 파국을 맞게 되는 것이다. 오직 성령의 은혜와 신앙의 공동체에 속해서 함께 봉사하며 신앙과 삶을 나누며 살아가야만 이러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에녹 목사 henoch9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