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 이기고 봄 알리는 강한 생명력 지녀
봄은 겨우내 춥고 어둡던 겨울을 견디어 살아 있던 동식물이 활발하게 생명 활동을 시작하는 계절이다. 어둡고 차가운 지표면을 뚫고 나오는 연두색 어린 새싹의 힘은 우리가 볼수록 감탄과 경이감을 느끼게 한다. 또한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꽃망울을 터뜨리며 꽃을 피워 내는 능력은 대단하다. 봄은 지난 추운 계절을 잘 참아내고 살아남은 생명의 향연과 같은 축제이며 꽃들의 잔치이다. 꽃은 저마다 형형색색의 다양한 꽃으로 자신이 누구라는 것을 알린다. 꽃을 보면 그 식물을 좀 더 쉽게 식별할 수 있다. 이른 봄에 피는 꽃은 추위라는 고난을 이기고 새롭게 시작하는 식물에게 주는 번성과 열매이다. 꽃은 어느 것 하나라도 소홀함이 없이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해 피워내는 최고의 아름다운 생명의 신비 그 자체이다. 인류는 이에 대한 많은 시와 노래로 봄의 아름다움과 기쁨을 표현했다. 생명체에게 봄은 희망이며 환희다.
그러나 꽃은 그 아름다움과 번식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때를 알리는 꽃이기도 하다. 예를 든다면 이른 봄에 피는 제비꽃은 시기를 알리는 지표식물이 된다(사진). 제비꽃의 키는 약 10cm 정도 작은 식물이지만 보라색의 앙증스러운 꽃이다. 이 꽃이 필 때면 지난 가을에 강남으로 떠난 제비가 다시 돌아오는 때에 핀다고 제비꽃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봄을 알리는 제비라는 철새의 귀환을 알리는 식물이다. 그러나 이 제비꽃의 또 다른 이름은 오랑캐꽃이다. 꽃 이름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그 이유는 이 꽃이 개화하는 시기는 춘궁기이므로 식량이 부족한 북방의 오랑캐가 쳐들어와서 겨우내 먹고 조금 남아 있는 양식까지도 탈취해 가는 위험한 때라는 것을 알리는 경고성 지표식물이기도 하다. 이와 같이 주변에 흔하게 관찰되는 작은 식물을 두고 2가지 다른 이름은 그 시기에 자연생태환경과 정치사회적 환경을 동시에 알리는 뜻이 있다. 이 밖에도 잘 아는 사자성어 중에서 천고마비의 계절이라고 하는 뜻도 풍성한 가을철을 의미하지만 한편 말이 살찌는 가을이면 튼실한 말을 타고 가을추수를 마친 농작물을 노략질하는 북방의 오랑캐의 수탈을 경고하며 준비하라는 의미가 있다.
성경에서도 이와 같은 비유가 여러 곳에서 나온다. 다음 말씀 구절은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가 가까운 때를 알리는 마지막 시대를 나무로 비유하여 말씀하셨다. 계절에 따라 자연생태의 변화를 통해서 시기를 알고 분별할 줄 알 듯 시대적 의미를 알라는 말씀이다. “이에 비유로 이르시되 무화과나무와 모든 나무를 보라 싹이 나면 너희가 보고 여름이 가까운 줄을 자연히 아나니 이와 같이 너희가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보거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온 줄을 알라”(눅 21:29∼31) 여기서 무화과나무는 우리나라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아열대성 식물이지만 이스라엘에서는 많이 있고 잘 알려진 나무이다. 그 뜻은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움으로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고 기도하라는 것이다(벧전 4:7). 우리에게 주시는 메시지는 이 시대의 표적을 보고 이를 분별하는 하늘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세상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으로 그 시대를 분별하라고 하셨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저녁에 하늘이 붉으면 날이 좋겠다 하고 아침에 하늘이 붉고 흐리면 오늘은 날이 궂겠다 하나니 너희가 날씨는 분별할 줄 알면서 시대의 표적은 분별할 수 없느냐”(마 16:2∼3)라고 하신 것과 같다.
봄이 주는 기쁨과 희망도 있지만 우리는 늘 깨어서 항상 말씀과 기도로 시대를 분별하며 하늘나라의 임재를 기다리는 준비된 자로 살자. “이러므로 너희는 장차 올 이 모든 일을 능히 피하고 인자 앞에 서도록 항상 기도하며 깨어 있으라 하시니라”(눅 21:36) 아멘.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