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학교 아이들 사랑으로 품어요”
부모의 쉼없는 교회학교 30년 넘은 사랑과 섬김이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이어져 내리 사랑 전해

 엄마 아빠처럼 따뜻하고 푸근한 선생님, 삼촌처럼 큰형처럼 신나게 놀아주는 선생님, 언제나 환한 미소로 안아주고 대화할 수 있는 언니 같은 선생님이 한자리에 모였다. 가족이 모두 우리 교회학교에서 봉사하는 이영래 교사 가족들은 반달 눈매에 초롱초롱한 눈빛이 참 닮아 있었다.

 아버지 이영래 교사와 어머니 김부원 교사는 고등부에서, 딸 이은진 교사와 아들 이은석 교사는 아동4부에서 봉사한다. 봉사를 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은 함께 이겨내고 기쁜 일도 자신의 일처럼 누릴 수 있는 건 이들이 부부 교사이기에, 남매 교사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휴일의 여유를 만끽하며 잠들어 있을 주일 아침 5시 30분. 4명의 교사들은 제자들을 만나기 위해 한차에 몸을 싣는다. 가장인 이영래 교사는 30년 넘게 교회학교에서 봉사하며 한 번도 빠진 적이 없다. “결혼을 했을 때도 저희는 주일예배를 드리고 봉사하고 신혼여행을 갔어요. 그때 주일이 교회학교 체육대회였는데 기억이 생생해요”라며 부부는 함께 웃었다.   

 김부원 교사는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교회에 가자고 하면 아침에 잘 일어났어요. 교회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어느덧 성장해서 함께 교사로 봉사하니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마음뿐이에요”라고 말했다. 

 이영래 교사는 1982년부터 32년 동안 교회학교 교사로 근속했다. 김부원 교사는 1978년부터 봉사하다 결혼 후 출산과 육아로 7년간 봉사를 멈췄다가 다시 15년 째 근속 봉사하고 있다. 첫째 이은진 교사는 5년째 아동 4부에서 봉사 중이고 둘째 이은석 교사도 입대 전과 제대 후 계속 아동 4부에서 교사로 섬기고 있다.

 지금은 고등부에서 봉사하고 있지만 아동 4부는 이영래 교사와 김부원 교사에게도 뜻 깊은 곳이다. 이곳에서 봉사하다 서로를 만나 부부가 됐기 때문이다. 두 자녀는 교회에서 나고 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은진 교사는 초등학생시절부터 교회학교 교사 봉사를 하겠다는 꿈을 꿨다. “아동 5부 때 부장 장로님께서 ‘너희가 20살이 되면 교사로 봉사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그러다 고3이 됐을 때 친한 친구가 교회학교 교사를 하고 싶다고 했고 함께 봉사처를 찾다가 아동 4부에 오게 됐어요”

 두 살 터울 동생 이은석 교사는 누나의 모습을 보며 편한 마음으로 교사 봉사를 시작하게 됐다. 선생님으로서 무엇을 가르치고 권위를 내세우기 보다는 친구가 되어 주고 싶은 게 이은석 교사의 바람이다. 몸은 힘들고 피곤할 수 있지만 아이들이 선생님을 친구처럼 생각하며 즐겁게 뛰어 놀고 행복해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제대 후에도 곧바로 교사로 컴백했다. 몇 년 동안 사랑으로 한 봉사지만 지난해에는 교사를 그만둘 뻔한 위기도 있었다. “아이들이 정말 많이 떠들더라고요. 그런데 하계수련회에 참석해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고 자면서 아이들의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됐어요” 이은석 교사는 하나님이 주신 사명과 제자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있기에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베테랑 교사인 김부원, 이영래 교사에게도 언제나 사명을 되짚어 보게 하는 위기가 다가오곤 했다. 교사의 사명 때문에 또 교사로서의 자격을 갖춰야 하기에 부담도 컸다. 하지만 그 어떤 봉사보다도 신앙을 지키고 성장 시키는 면에서는 교사가 최고라고 자부한다. 이영래 교사는 “아이들을 가르쳐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내가 조금은 잘해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며 스스로를 정비합니다. 책임감도 크고요. 그러면서 또 보람을 느끼고요. 고등학교 3학년을 오래 맡았는데, 취업이나 수능시험으로 아이들이 막중한 어려움을 느끼거든요. 그때 함께 기도해주어서 그런지 졸업하고도 많이 찾아와요. 제자들이 잘 자라서 찾아올 때는 아주 뿌듯하죠”라고 말했다.

 김부원 교사는 교사를 하면서 이런 저런 일들이 있지만 언제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아이들과 헤어질 때 안아줘요. 꼭 안고서 축복기도하죠. 처음에는 학생들이 싫어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학생 하나가 ‘선생님 저는 선생님이 안아주셔서 정말 좋았어요. 제가 교사를 하게 되면 저도 아이들 안아 줄게요’라고 말해줬어요. 또 한 아이는 3년을 가르쳤어도 끝까지 안아주는 것을 불편해 했는데 감사하다는 카드를 써서 저에게 줬어요. 그때가 이제 내가 교사 생활을 그만둬야하지 않나 고민하고 있을 때였는데요. 그 작은 일을 계기로 계속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다는 결단을 하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제자들을 안아주는 것은 김부원 교사만 하는 게 아니다. 안아주고 축복해주는 것은 이영래 교사 가정에서 서로에게 사랑을 전하는 데 톡톡히 효과를 본 방법이다.

 10년 전 이영래 교사가 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 파더스드림(아버지학교)에 참가했을 때 숙제로 안아주기와 축복기도가 있었고 이를 실천하며 사랑 표현이 서툴렀던 가족에게 큰 변화가 생겼다. 이영래 교사는 “아들과 딸이 고등학생인데 안는다는 게 처음에는 쉽지 않더라고요. 쑥스러움을 물리치고, 직장 다녀올 때마다 하니까 가족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됐어요. 그래서 교회학교 아이들에게도 적용하고 다른 가족들도 자신의 제자들을 안아주기 시작했죠”라고 말했다.  

 이은진 교사는 “처음에는 아빠가 왜 이런 숙제를 받아 오셨나 어려운 마음이었어요. 그런데 한번이 아니라 지속되니까 마음을 표현할 기회도 생기고 서로 가까워지더라고요. 저도 아이들을 많이 안아주고 있어요. 아직 4학년인데도 가정에서 스킨십을 안하는 아이들은 ‘악수만 하고 가면 안되요’라고 엄청 어색해해요. 저는 제 제자들이 사랑을 많이 받고 어디에 가서든 사랑을 많이 줄줄 아는 아이들로 성장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교회학교 교사가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김부원 교사는 “외국에서는 능력있는 분들, 오래 교사로 헌신하셔서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 유치부처럼 가장 어린 아이들의 교사를 한다고 들었어요. 저희가 자부심을 갖고 봉사하듯 우리 아이들도 교사로서의 기쁨과 자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이영래 교사는 “자녀들이 큰 사고 없이 믿음 안에서 잘 자라서 교사로도 봉사하고 있는 모습만 봐도 대견해요. 또 다른 마음으로는 같은 동료교사로서 고맙죠. 이제 자녀들이 장성해서 같이 교사를 하는 것도 모두 하나님 은혜예요. 저희도 하나님이 건강을 주시니까 아직까지 봉사할 수 있는 거고요”라며 감사를 전했다.

 이은진 교사는 “저희가 부모님을 뵈면 그 많은 아이들을 신앙 안에서 길러주셨다는 것이 정말 대단하세요. 개인적으로 훌륭한 선배 교사님들과 한집에서 살고 있으니 덕을 많이 봐요. 제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어려움이 생기면 쉽게 물어볼 수 있고 있는 선생님이 언제나 계시니 감사하죠. 저도 부모님처럼 믿음 안에서 함께 교사 봉사를 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라고 말했다.

글·복순희 정승환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