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사랑한 감리교 최초의 여자 선교사
기독교 정신으로 여성 교육 힘써 배화학당 창설
조세핀 필 캠벨은 조선에 파송된 감리교 첫 여선교사이자 배화학당(배화여자중고등학교, 배화여자대학의 전신)의 창설자이다. 캠벨 선교사는 1852년 4월 1일 미국 남부의 텍사스에서 태어났다. 21살에 캠벨 목사와 결혼하여 1남 1녀를 두었다. 그러나 1880년에 남편과 사별하고, 얼마 후에 사랑하는 두 자녀까지 잃는 불운을 겪어야 했다. 이 불운의 사건을 계기로 그녀의 인생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신앙의 힘으로 고통과 절망을 극복한 그녀는 평생을 다른 사람을 위해 헌신하기로 결심했다. 시카고의 간호원 양성소에 들어가 교육을 받는 한편, 미국 남감리교회의 선교사로 해외에 나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기로 작정했다. 1886년 정식 선교사가 된 그녀는 1887년 봄에 중국으로 파송됐다. 그녀는 중국 상해, 소주 등에서 10년간 선교활동을 펼치다가 마침내 한국 선교사로 임명되어 1897년 10월 45세의 나이로 제물포항을 통해 조선에 도착했다.
그녀가 남감리회 여선교부의 정식 파송 선교사로 내한함으로써 한국 여성 선교사업과 교육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었다. 당시 국내에는 리드 부부와 콜리어 부부, 그리고 윤치호 부부가 남감리교회의 선교활동을 하고 있었다.
캠벨 선교사는 한국에 올때 양녀로 입양한 중국인 여도라를 데리고 왔다. 캠벨 선교사는 선교 사업과 동시에 간호, 약간의 치료와 진료를 했는데 양녀 여도라 역시 간호사로, 교사로, 전도자 등으로 활동하면서 캠벨 선교사의 사역을 도왔다.
조선은 외국인 여자 선교사가 복음을 전하는데 녹록하지 않는 곳이었지만 그녀는 자신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했다. 기도에 힘쓰며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꿈과 목표를 세웠고, 일제 강점기 조선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선교활동을 펼쳤다. 그녀는 선교활동 외에도 치료와 진료 등을 병행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조선인들 사이에 신망과 신뢰를 얻고 감리교 선교를 활성화시켰다. 그녀는 한국인들이 이 하나님의 구원 계획에 동참하기를 바라면서 자기가 먼저 체험한 복음의 기쁜 소식과 구원의 능력을 인류에게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
가난한 여자 어린아이를 데려다가 글을 가르치다가 1898년 10월 캐롤라이나 학당을 설립하고, 조선의 여성들을 위한 교육을 시작했다. 시간이 지나 학생들 수가 늘어나면서 1903년 12월 배화학당이 되었으며 교육과정은 산술, 독본, 생리학, 지리, 역사 등으로 확대됐다.
학교의 교명은 윤치호가 지어주었는데 배화란 “꽃을 기른다”는 뜻이며, 배화학당이란 “여성을 아름답게 기르고, 꽃 피워 내는 배움의 터전”을 의미했다. 그 후 배화학당은 1909년 배화여학교로 인가를 얻어 졸업생을 정기적으로 배출했다. 캠벨 선교사는 1898년부터 1912년까지 초대 교장으로 봉직했다. 그리고 1901년 미국에서 루이스 워커 등이 선교 후원으로 보내준 돈으로 배화학당 내에 예배당을 건축·헌당하고, 이를 ‘루이스 워커 기념 예배당’이라 했다. 이곳에서 시작된 예배 모임은 훗날 종교교회와 자교교회의 모체가 됐다.
1918년 안식년으로 미국에 돌아갔다가 조선으로 돌아오려 준비하던 중 과로로 병을 얻어 병원에 입원했다. 그녀는 쉬어야 한다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선으로 돌아왔지만 병세가 더욱 악화돼 1920년 11월 조선에서 향년 67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비문에는 그녀가 생전에 남긴 말인 “내가 조선에서 헌신하였으니 죽어도 조선에서 죽는 것이 마땅하다”가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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