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 없는 사람들은 작은 시련에도 실패 
지금 힘들다면 아름다운 미래와 가까워진 것

 “생각하건대 현재의 고난은 장차 우리에게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 (롬 8:18)

 얼마 전에 지방에서 한 어머니가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딸아이를 데리고 연구소로 찾아왔다. 잘하던 공부도 싫어졌다하고 미래가 불안하다면서 비전을 설정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한참을 이야기하다가 이 학생이 엄청난 저력을 갖고 있음을 발견했다. 현재의 고난이 장차 영광으로 나타남을 역설하며 비전을 설정해 주었더니 무척 힘을 얻고 돌아갔다.

 누구에게나 힘든 순간은 온다. 그런데 그 힘든 순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몇 년 전 일본 NHK에서 방영된 한국과 일본의 경제협력에 관한 토론회에 경제전문가로 초청되었던 적이 있다. 그때 사회자의 말 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

 “일본의 젊은이들은 더 이상 도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도 없고, 더 이상 노력해야 한다는 당위에 동의하지 못합니다. 무료로 교환학생을 보내준다고 해도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습니다. 전 선생님은 이런 현상을 어떻게 보십니까?”

 기성세대라고 불리는 나이에 접어든 나로서는 노력해야 하고 끝없이 절제하며 정진해야 한다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해왔던 명제다. 그런데 요즘 세대는 이러한 명제가 옳은가 자체에 근본적인 회의를 안고 있는 것 같다. 내 인생은 왜 이리 힘든 것일까. 왜 인생은 이토록 의미 없고 고단한 일의 연속일 뿐인가 하는 흔한 자기연민 말이다. 연민이 뿌리를 내리면 “결국 힘들 필요 없어, 그저 행복한 일을 찾도록 해” 라는 결론으로까지 이어진다. 결론을 내리고 나면 그 다음은 쉽고 편하다.

 삶에서 힘든 일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쉬고 싶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이러한 말을 해주고 싶다. 지금 포기하기엔 인생은 너무나 길고 아름다운 것이라고.

 가난한 농촌에서 홀로 서울로 올라와 스스로 학비를 벌어가며 대학생활을 해야 했던 나의 학창시절은 지금 돌이켜보면 참으로 아프고 힘들었다.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공부를 시켜줬으면 됐다고 경제적 지원을 전혀 해주지 않는 아버지 아래서 나는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어 주경야독으로 공부해야만 했다. 등록금 걱정과 생활비 걱정에, 책 한 권도 마음껏 사보지 못했던 그때 그 시절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애잔하다. 정신적 지주였던 어머니마저 돌아가시게 되면서 왜 나에게 이러한 역경이 가득한가라고 원망하며 서럽게 울었던 기억이 난다. 내 자식들에게만큼은 책값 걱정 없이 마음껏 책을 사고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나를 다독이며 다짐했다. 그리고 지금의 힘든 역경이 지나가면 밝은 빛이 올 것이라고 되뇌었다.

 지금 힘든가. 일이 잘 풀리지 않아 괴로운가. 그러나 힘들다고 울고만 있기에는 인생은 너무나 길고 찬란하다. 지금 힘들다면, 괴로워서 울고 있다면 그건 아름다운 미래를 향한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일임을 잊지 마라.

 역경이 없는 사람들은 작은 시련에서도 주저앉고 만다. 그러다가 자녀가 결혼하는 등 환경의 변화로 자신의 존재가치가 높아지고 신경을 쓰게 되고 할일이 많아지면 금방 회복된다고 한다. 역경이 없는 인생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

 직장인으로 CEO로 대학교수로 많은 경험을 하고 수많은 젊은이와 학생들, 직장인들을 만났다. 경영 멘토와 인생 멘토 역할을 하면서 깨달은 것은 지금 성실이라는 단어로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람은 분명 발전한다는 점이다. 젊은 시절 꿈 때문에 힘들어 하고 목표 때문에 힘들어 하고 인내를 요구하는 지독한 공부 때문에 힘들어 하고 있다면, 이는 잘 하고 있다는 신호다. 고생한 젊은 시절이 없는 사람에게 위대함은 발견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저 편한대로 쾌락과 즐거움만을 좇아가다보면 결국 나이 들어서는 잘못 살았다고 후회 막급하게 된다. 나는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젊은이에게 항상 힘들다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하라고 주문한다. 삶에서 힘들다고 생각하는 길을 선택하면 반드시 보상이 있다. 광야를 지나면 축복의 평원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지금 힘들다면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에게 격려해 주기 바란다. 지금의 힘듦이 미래의 나를 안전하고 편안하고 축복된 삶으로 인도해 주는 필수 관문이다. 크리스천이 하나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여정대로 가더라도 광야와 갈증을 만날 수 있음을 인식하고 묵묵히 주님을 의존하고 이 고난이 언젠가 지나가리라 확신하고 믿음으로 나가면 큰 이김이 함께 할 것으로 확신한다.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