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 의료선교로 한국사회를 변화시킨 기독교
알렌 선교사 고종 신임얻으며 의료선교 시작 알려
1909년까지 장로교 605개, 감리교 200개 학교 세워

 “우리는 이곳에 계속 남아 있는 유일한 외국인이지만 이 모든 일 가운데 해를 입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사역은 가장 낙관적인 상황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풍성한 결실을 거두고 있습니다” 1884년 12월. 첫 한국 거주 선교사였던 미국 북장로교 알렌이 뉴욕 선교본부로 보낸 편지 일부다.

 1984년 미국 공사관의 공의(公醫) 신분으로 입국한 미국 북장로교 소속 알렌 선교사는 자객의 칼에 찔려 실려 온 우영사 민영익(명성황후의 조카)을 치료하는 등 갑신정변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선교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당시 대부분 외국인들이 피신한 것과는 정반대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많은 고관들을 치료한 알렌은 고종의 신임을 얻어 1885년 한국 최초의 서양의술의 병원인 광혜원(세브란스 병원의 전신)을 설립하고 책임자가 됐다. 알렌은 대한민국에 의료선교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그 후 광혜원은 제중원으로 개칭됐다.

 1885년에 과부 어머니와 함께 아펜젤러 가족들과 한국에 도착한 감리교의 최초의 의료선교사 스크랜튼은 처음에는 알렌과 함께 제중원에서 일했다. 그 후 1885년 9월 정동제일병원을 세우고 의료선교에 임했다. 그 후 감리교와 장로교는 서울, 인천, 평양, 원산, 공주, 부산, 대구, 신천, 재령, 청주, 강계, 전주, 광주, 해주, 안동, 군산, 목포, 개성, 춘천, 진주, 성진, 함흥 등에 병원을 세우고 의료사업과 동시에 선교사업을 했다. 

 세브란스병원은 1904년 9월에 남대문에 현대식병원을 신축하고 의학교와 간호학교를 설립하여 1908년에는 7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이 한국최초의 의사들이다.
 알렌을 이어 제중원 원장을 맡던 헤론은 전염병 환자를 치료하던 중 이질에 감염되어 1890년 34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그때부터 양화진에 외국인 선교사들을 위한 묘원을 마련하게 됐고, 이후 양화진에는 143명의 외국인선교사들과 가족들이 묻혔다.

 1985년에 입국한 청년 선교사 언더우드도 한국에 와서 처음으로 한 것은 알렌이 개설한 제중원 의학교에서 화학과 물리학, 영어를 가르치면서 조선인들에게 다가갔다.
 언더우드의 공로중 가장 큰 업적중의 하나는 자신이 설립한 경신학교 대학부에서 출발시킨 연희전문학교의 설립이다. 연희전문학교는 후에 한국 교육의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연세대학교로 성장하게 된다.

 낯선 선교지에서 선교 활동을 하던 언더우드는 목적이 같았던 호튼과 만나 결혼했다. 그는 비록 영국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을 사랑했고 한국에서 잠들었다. 언더우드 선교사의 한국사랑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언더우드는 그의 아들 언더우드[H.H.Underdwood]를 자신의 모교인 뉴욕대학으로 보내 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했다. 언더우드 2세는 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를 이어 경신학교 교사를 역임하고 제3대 연희전문학교 교장이 되었으며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한국을 사랑했고 한국인이 되기를 원했다. 그는 일제의 만행을 온세계에 알리기도 하며 아버지 언더우드의 못이룬 한국 사랑을 실천한 후 한국에서 잠들었다.

 아펜젤러도 그의 삶은 짧았지만 자녀들을 통해 그가 꿈꿨던 선교는 계속됐다. 아펜젤러의 장남은 배재학교 교장으로, 장녀는 이화학당 교장으로 봉직하다 한국 땅에 묻혔으며 막내 또한 이화학당의 교수로 한국선교에 헌신했다. 이를 기념해 1935년에는 아펜젤러 기념비가 정동교회에 세워졌고, 1989년에는 배재학교 총동창회에 의해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추모비가 세워 졌다.

 여성에게 교육의 장을 열어준 매리 스크랜튼 여사. 조선에 파견된 최초의 여성 감리교 선교사 스크랜튼(스크랜튼의 어머니)은 1886년 5월에 한사람의 학생을 상대로 학교를 시작했다. 한국 근대여성교육의 효시인 여학교를 세웠는데 1887년 명성왕후는 이 학교에 ‘이화(梨花)’라는 교명을 내려주었다.

 이와 함께 1888년 1월에 이화학당 교내에 한국 최초로 주일학교가 개설되어 한국 여성선교의 본산이 됐다. 1890년대 들어 개화파 지도자인 박영효의 딸이 학당에 들어와서 스크랜튼과 기거하며 빈민출신과 함께 공부를 했다. 스크랜튼 여사는 학생들의 건강을 위해 아들이 경영하는 ‘시병원’에서 보살피게 하다가 여의사인 메타하워를 초청하여 한국최초의 부인병원인 보구여관을 운영했다. 보구여관도 명성왕후가 이름을 지어준 것으로 후에 ‘이화여대병원’의 전신이 된다.

 스크랜튼 여사는 1891년 이화학당을 후배 선교사 로드와일러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아들과 함께 남대문 시장으로 거처를 옮겨 상동교회를 설립, 전도에 박차를 가했다. 이곳에서 부인성경학원을 설립, 여성목회자를 양성했으며 말년까지 수원, 시흥, 공주 지역을 순회하며 전도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학교들은 1909년까지 장로교에서 세운 학교가 605개교, 감리교에서 세운 학교가 200개교 등 다른 교파에서 세운 학교까지 포함하여 기독교 학교는 950여개 교에 이르렀다. 1910년에는 이화학당에서 대학부가 설립됐고 1915년에는 연희전문학교가 설립됐다.

 외국인 선교사들은 새문안교회, 정동제일교회, 인천 내리교회 등의 교회와 배재학당(배재대학교 전신), 이화학당(이화여대 전신), 연희전문학교(연세대학교 전신) 등의 학교를 설립하며 이 땅에 복음을 전했다. 많은 미션스쿨들은 근대화의 정신과 민족정신을 고취시켰으며, 기독교는 사회계몽 운동에도 적극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