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 환자들의 선한 사마리아인
부부가 27년간 한국서 복음 전하며 사랑 실천
이상규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나병은 인간이 당하는 가장 고통스러운 병으로 가족으로부터 격리되고 의료 혜택도 누릴 수 없어 이들이 당하는 정신적, 육체적 아픔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런 아픔을 안고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고 일용할 양식과 의료 혜택을 베푸는 일은 기독교 신앙에서만 가능한 거룩한 사역”이라고 말했다. 당시 나병환자들이 겪는 어려움과 고통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였다. 그런 그들을 위해 바다 건너온 이방인 제임스 노블 맥켄지의 헌신적인 사역은 모든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고 일본 정부마저도 그를 인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1865년 스코틀랜드 에웨섬에서 출생해 5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플록톤으로 이주하여 어린 시절을 보냈다. 글라스고대학에서 라틴어와 헬라어와 의학교육을 받았고 트리니티대학에서 신학도 공부했다. 1894년 영국에서 마가렛 켈리와 결혼하고 런던을 떠나 호주로 이주했다. 멜버른에서 목사안수를 받은 후 빅토리아 장로교 선교사로 임명되어 그는 식인종이 사는 산토섬에서 15년간 봉직했다. 그 곳에서 부인과 사별하고 거기서 얻은 열대성 질병으로 많은 고통을 당했다. 그는 회복되자마자 한국행을 결정, 호주 여전도연합회의 후원을 받아 당시 45세의 나이로 새로운 선교지로 떠났다. 그는 멜리 켈리와 1912년 결혼한 후, 함께 부산과 그 주변에서 27년의 세월을 함께 보냈다.
부산에 거주하면서 미국선교사 엥겔 등과 연합하여 영남지역의 순회 전도를 시작했다. 이 기간 중 동래에서 금사리교회 시무를 비롯해 화전교회(1912), 내리교회(1922), 울산 평동교회(1915)를 설립했다. 또한 부산진교회에서 시무하며 일신학교를 설립(1915)해 영남지역 교육 발전에도 기여했다. 특히 맥켄지는 부산에서 상애원의 운영을 통하여 나환자(한센병자)들을 위한 특수 의료선교에 평생을 헌신하며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 1912년에 그가 나환자요양소에 대한 관리를 맡았을 때 단지 36명의 환자들이 있었다. 그가 은퇴할 즈음에는, 600명의 환자들이 있었다. 그가 책임을 맡았을 때 환자사망률은 25%였으나 그가 은퇴할 때 사망률은 2%로 떨어졌다. 많은 사람들이 요양소에 입소를 요청하며 그를 찾아왔다. 요양소 안에 있는 교회는 놀랍게 성장했고 많은 환자들이 그들의 신앙을 통해 큰 도움을 받았다. 비록 맥켄지는 개업의사로 훈련을 받지는 않았으나 열심히 공부해서 나병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들을 익히는데 뒤떨어지지 않았고 결국 정부로부터 의사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멕켄지 목사 부부에게도 사역을 하면서 많은 어려움과 고통이 따랐다. 두 사람 다 질병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고 특히 독자인 제임스 아서 고든을 두 살의 나이에 디프테리아로 잃고 말았다. 현재 부산에 고든의 묘가 남아 있다.
이들 부부의 사역은 다음 세대로 이어졌다. 그들의 장녀 헬렌 펄 맥켄지와 차녀 캐더린 마가렛 맥켄지는 6·25 한국 전쟁의 참화 속에 고통 당하는 한국인을 돕기 위해 부산진에 일신부인병원을 세우고 그 곳에서 오랫동안 봉사했다.
맥켄지는 일생의 대부분을 한국에서 그리고 나센환자들과 함께 보내면서도 “세월이 지날수록 나환자 가운데 살면서 사역하는 것보다 더 가치있는 선교는 없다”며 상애원을 단순한 병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자활하는 생활공동체이자 신앙 수련과 복음을 전하는 선교공동체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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