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값진 진주는 조개가 오랜 고통 이겨낸 열매
생명체가 만들어 내는 가장 아름다운 보석 중에 진주가 있다. 진주는 유기물보석으로 진주조개가 체내에 들어 온 작은 기생충이나 모래 같은 이물질을 오랜 세월 지속적으로 내측 껍질의 진주층으로 분비함으로 형성된다. 아름다운 내면의 진주층은 전자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는 0.3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매우 얇은 타일모양을 벽돌처럼 층층이 쌓아놓은 것이다. 진주를 만들어 내는 진주조개의 세포조직은 바닷물에 포함된 미량의 미네랄과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흡수하여 세포가 만들어낸 미량의 단백질을 결합한 후 재합성하여 분비함으로 껍질내부의 아름다운 진주층을 형성한다. 진주의 영롱한 광택은 진주층에서 일어나는 빛의 산란, 회절, 반사로 만들어지는 멋진 빛의 예술이다. 그러나 진주조개는 겉껍질은 어둡고 짙은 흑갈색으로 덮여 있고 무척 투박하며 지저분한 검은 때가 묻어 있는 것 같다. 진주조개의 겉모습은 일반 패각류인 다른 조개 표면과 비교하여 아름답지 않다.
진주의 품질은 그 진주조개의 건강상태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바닷물의 온도와 미네랄의 종류와 양에 따라 다르다. 그 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지역의 바다에 따른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서 차이가 있다. 이와 같이 환경과 영양에 따라서 진주조개의 성장과 그 안의 진주의 품질이 달라진다. 또한 진주를 만드는 진주조개의 종류에 따라 다양한 색과 그 가치도 다르다. 즉, 진주의 품격은 형태, 크기, 광택, 색에 따라서 다르다. 그 종류도 바닷물에 사는 진주조개류가 있고 민물과 같은 담수에서 자라는 진주조개류가 있다. 다만 조개류의 패각 내부가 아름다운 진주층을 가진 것이라면 진주 생산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진주조개는 따뜻한 바닷물에서 잘 자란다.
과거 천연진주만 있던 시대에는 진주는 가장 귀한 보석의 하나였다. 예수님도 천국을 가장 값진 진주로 비교하여 이와 같은 진주를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지고 전 재산을 투자하여 구하는 상인을 예화로 들어 설명할 정도로 그 가치는 매우 큰 것이었다(마 13:45,46). 그러나 모든 진주가 귀한 것은 아니다. 자연에서 얻어지는 천연진주나 양식진주 등 진주의 약 80%는 상품 가치가 없다. 나머지 20%만이 상품 가치가 있다. 20세기 초에 본격적으로 양식진주 개발에 성공하면서 희귀한 천연진주를 대신하는 대량의 양식진주가 생산되기 시작했다. 지금도 진주 중에서도 극히 소수만이 최상의 상품가치를 지니며 그 가격 차이도 크다. 그러므로 값진 진주를 볼 수 있는 전문적인 안목이 중요하다.
국내에서는 품질 좋은 국산 양식진주(사진)가 생산된다. 남해 통영시의 청정지역 바다에서 봄, 여름, 가을까지는 지내다가 겨울철에는 낮은 온도의 바닷물을 피하여 제주도 인근으로 옮겨서 양식을 한다. 양식진주를 얻기 위해서는 진주조개를 일정한 크기가 될 때까지 양식한 후 여기에 적당한 크기의 진주핵이 되는 것을 안전하게 삽입한다. 만일 큰 진주를 원한다면 진주조개를 일정한 크기 이상으로 성장시켜 진주조개 안으로 큰 이물질인 진주핵을 몸 안에 삽입시켜 장착시킨다. 이때 진주조개가 진주핵으로 인한 고통으로 죽지 않게 살리는 것이 기술이다. 진주핵이 몸 안에 들어와 장착되는 과정에서 진주조개가 종종 정상적으로 성장하지 못하거나 죽기 때문이다. 진주조개는 외부로부터 들어온 이물질인 진주핵의 표면을 계속해서 진주층으로 감싸며 덮어서 2∼3년을 견디며 살아남아야 비로소 값진 진주가 만들어진다. 아름다운 진주란 진주조개가 몸 안에 이물질을 품고 오랜 고통을 견디며 살아남은 결실이다. 서양 속담에 ‘고통 없이는 얻어지는 것이 없다’(No pain, no gain)는 말이 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십자가 없이 영광의 면류관은 없다’(No Cross, no crown).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