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새롭게 떠오르는 빛… 성령의 불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로 불붙은 선교의 열정

- 글 싣는 순서 -
1. 새 시대의 여명 - 기독교의 전래와 교회의 형성 -
2. 개화운동의 원동력
3. 순교와 박해의 시대
4. 민족교회의 형성
5. 독립운동의 기폭제
6. 일제강점기의 숨은 희망
7. 기독교의 수난
8. 혼돈의 시대
9. 새로운 희망
10. 폭발적인 부흥의 시작
11. 여의도순복음교회와 1200만 기독교인
12. 한국 기독교의 미래

 동방에 떠오르는 빛. 그 빛은 생명의 빛, 성령의 불이었다. 성령님은 축복과 기적으로 한국 땅에서 역사하셨다.
 130년전인 1884년 6월 24일 미국 감리교 선교사 RS 메클레이가 고종 황제로부터 선교사업 허가를 받았다. 같은해 미국의 의료 선교사 알렌이 한국 땅을 밟고 복음을 전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 조선 선교의 공식적인 시작이 알려졌다. 하지만 조선의 선교는 이미 그전부터 진행되고 있었고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의 피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영국 웨일즈 출신의 토마스 선교사는 지금부터 150년전인 1864년 12월 중국 체푸(지금의 옌타이)에서 한국인들을 만나면서 한국선교에 대한 비전을 품었다.
 “저는 조선이 현재 어떤 나라인가 하는 것보다 앞으로 어떤 나라가 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분명히 조선은 큰 역량을 지닌 나라입니다. 조선인들은 절대로 평범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부지런하고 빈틈이 없으며 영리하고 단호한 성품을 지니고 있습니다”

 1865년 토마스 선교사는 체푸에서 만난 한국인들과 중국인 우문태가 선장으로 있는 배를 타고 한국 서해안에 들어와서 2개월 반 동안 복음을 전했으며 이 여행은 4개월 간 계속됐다.
 “아주 잔인하고 사악한 대학살이 최근 조선에서 일어났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 조선에 들어가 선교의 문을 여는 것의 중요함을 깨달아 제가 조선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1866.8.1. 토마스 선교사가 아버지에게 보낸 편지 중)
 북경으로 돌아간 토마스 선교사는 한국 선교를 위해 준비하고 1866년 8월 제너럴 셔먼호를 타고 한국에 왔다가 대동강에서 순교를 하게 된다. 그의 순교의 피는 한국교회의 순교자들을 양산하는 등 한국교회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의 소식은 존 로스와 그의 매부 존 맥킨타이어 선교사 등에게 많은 충격과 함께 선교의 뜨거운 열정을 불러일으켰다. 존 로스와 맥킨타이어 선교사는 한국으로 입국하지 못하자, 조선어 성경번역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있던 로스선교사의 전도로 침례를 받은 서상륜이 있었다. 그는 중국과 한국을 오가던 인삼 장수였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예수님을 영접한 후 중국어 성경을 한글로 번역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1879년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이 출판된 것을 필두로 1883년 사도행전 한글 신약성경이 완역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서상륜은 한국 최초의 교회인 소래교회를 세웠고, 최초의 장로가 되어 일생을 전도에 헌신하게 됐다. 그의 전도를 받은 동생 서경조는 1866년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 장면을 목격한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는 형이 만든 성경을 가지고 소래교회에서 복음을 증거했고, 한국 최초의 목사가 됐다.

 토마스 선교사가 타고 온 제너럴셔먼호 사건으로 인해 한국과 미국이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게 되고 이 조약에 근거하여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 올 수 있었다. 이렇게 토마스 선교사의 순교가 한국의 문을 여는 데 절대적으로 기여한 것이다.
 1885년 4월 5일 부활절 아침, 대한민국 인천 제물포항에 미국인 아펜젤러와 언더우드 선교사가 공식적인 최초의 선교사로서 입국했다.
 황무지 땅에 도착한 아펜젤러는 조선 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다. “우리는 부활절 아침에 이곳에 왔습니다. 사망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조선 백성을 얽어맨 결박을 끊고 자유와 빛을 주시옵소서”

 단연 우리나라 선교의 초석을 다졌던 이들은 의료와 교육을 통해 간접적인 선교활동을 펼쳤으며, 이후 많은 선교사들이 입국해 활동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국내의 정황은 매우 불안했다. 1884년 12월 4일에 일어난 갑신정변의 여파가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펜젤러 부인이 임신한 상태였기 때문에 이들 부부는 부득이 일본으로 돌아갔다가 7월 29일에야 서울에 들어올 수 있었다.

 아펜젤러는 성서를 번역하였으며(마태복음, 마가복음, 고린도전후서), 감리교 인쇄 출판소를 확장하여 각종 선교잡지를 발행하기도 했다. 1885년 8월 3일 배재학당을 설립하여 교육을 통한 선교에 힘쓰는 한편 1895년 정동교회를 설립했다. 1902년 6월11일 전남 목포에서 모이는 성서번역출판위원회에 참석차 인천에서 목포로 가던 중 뜻하지 않게 짙은 안개로 아펜젤러가 탄 배와 다른 배가 충돌하여 배들이 침몰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때 아펜젤러는 함께 승선했던 정신여학교 학생을 구한 후 결국 순교하고 말았다.

 26세 청년 선교사로 입국한 언더우드는 1886년에 고아원을 겸한 학교를 설립하게 되는데 이것이 경신학교의 전신이다. 언더우드의 공로 중 가장 큰 업적 중의 하나는 자기가 설립한 경신학교 대학부에서 출발시킨 연희전문학교의 설립이었다. 이 학교는 한국 교육의 명문으로 자리매김한 ‘연세대학교’로 성장하게 된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선교 활동이 어느 정도 허용되자 자신의 집으로 14명의 신자들을 초청해서 1887년 9월 14일 정동교회를 설립하게 된다. 이 교회는 점차 발전해 정동에서 신문내로 옮겨 새문안교회라는 새로운 교회가 생겨났다.
 한국인들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던 이들은 결국 한국에서 잠들었지만 그들이 심은 씨앗의 열매는 아직도 풍성한 열매를 맺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