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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산행, 여유롭고 안전하게

 새해 첫날, 첫해를 산 정상에서 맞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둠이 짙게 내린 산길을 묵묵히 올라가 맞이하는 첫 여명은 뭉클한 성취감을 줍니다. 묵묵히 견뎌낸 1년을 자축하고 새로운 소망과 다짐을 되새기는 시간입니다. 창조주가 빚어낸 위대한 예술품 앞에서 겸손함을 배우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설경이 아름다운 산악지역에 등산객들이 늘면서 조난사고 예방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눈길탐방은 눈과 몸과 마음을 동시에 즐겁게 하지만,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됩니다. 눈이 무릎까지 쌓인 곳을 걸으면 체력 소모가 평소의 2배로 늘어납니다. 아무리 산을 잘 타는 사람이라도, 아무리 가까운 산행길이라도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게다가 눈이 녹지 않고 계속 쌓이는 고산지대의 특성상, 정규 탐방로가 눈에 덮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방향 표시판을 주의 깊게 살피지 않으면, 안전한 탐방로와 위험한 샛길을 구별하기 어렵고, 자칫 길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길이 아닌 곳으로 들어섰다가 눈사태를 만날 수도 있습니다.

 최근 5년 동안 겨울철 국립공원에서 일어난 안전사고는 600여 건에 이릅니다. 변화무쌍한 자연의 변화를 사람이 모두 예상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방한장비와 등산장구를 잘 갖추는 것 못지않게, 겨울 산의 특성을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 체력과 당일 몸 상태에 맞도록 산행 일정을 잘 계획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힘들여 산 정상까지 올라가 느끼는 성취감도 좋지만, 경쟁하듯 오르지 않아도 되는 설경 명소를 찾아 떠나는 것도 좋습니다. 값비싼 등산 장구나 호사스러운 등산복이 없어도 됩니다. 오대산의 아름드리 전나무 숲길에서 함박눈을 맞거나 소백산 계곡 눈길 위에 발자국을 남기며 걷는 것도 즐거운 기억으로 남을 것입니다. 지리산 노고단처럼 산악 도로를 잘 이용하면 넓은 조망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도 있습니다. 노부모나 몸이 불편한 가족을 위해, 케이블카 설치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추천할 만합니다. 방한복과 장갑, 모자, 등산화, 지팡이, 아이젠 등 기본적인 등산장구를 갖추고 안전수칙을 잘 지키면, 큰 위험 없이 겨울의 낭만을 만끽할 수 있습니다.

 

나신하 기자(KBS)

 

기사입력 : 2014.01.12. am 10:45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