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우선으로 살 때 성공한 삶 얻게 돼

 이제 며칠 후면 청마의 기운으로 힘차게 약진하는 희망의 새해가 온다.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제각각 새 각오를 다진다. 그런데 갑오년 새해를 맞으면서 우리가 먼저 각오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 있다. 주님께서 가르쳐 주신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라는 말씀위에 서서 삶의 우선순위대로 살아 내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전략마케팅 팀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매주 월요일 아침이면 임원들이 사장실에 모여서 삼삼오오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한다. 대부분 이야기가 주일날 비즈니스 현장에 가보았더니 현장에서 이러이러한 일이 벌어지고 있더라는 것들이다. 주말을 어떻게 보냈는가를 차례대로 이야기하는데 필자는 주중에 있었던, 그동안 보고하지 않았던 정보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일요일에 열심히 일을 했다고 하면 으레 좋은 평가를 얻는 게 회사의 통상적인 모습이다. 나는 새로운 정보를 보고했지만 사장은 내 차례가 되면 정보 보고는 듣는 둥 마는 둥하고 곧바로 묻는다. “그래, 주말에는 무엇을 하셨나요?” “네, 말씀드리기 송구하지만 지난 토요일 저녁 6시까지 분기 전략을 완료하고서 주일에는 교회에 다녀왔습니다” “이 사람아, 지금이 어떤 때인데 한가하게 교회나 다녀온단 말인가. 참 어이가 없네” “핵심 참모인 전략마케팅 팀장이 다른 임원들은 다 현장에서 열심인데 주일날 교회나 가고… 교회에 가면 밥이 나옵니까, 쌀이 나옵니까?” 괜히 나 때문에 월요일 아침 분위기가 싸늘해진다. 마음 한켠으로는 “많이 찍히겠구나. 다들 주일날 현장에 가서 열심히 일했다고 자랑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위의 사장은 유난히도 남들이 일 안하는 주일날이나 밤늦은 시간, 이른 새벽에도 현장 활동을 많이 하여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열정적인 분이셨다. 그러나 여기서 양보하고 거짓말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용기를 내서 “교회에 다녀왔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사장은 필자가 평상시 열심히 일하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더 이상 말을 하지 않는다. 사실 그 순간에만 다소 어색할 뿐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것은 아무 것도 아님을 깨우칠 수 있다. 모든 것을 주님께서 인도해 주시는 것이다. 평상시 더욱 갑절로 노력하는 성실함에서 아무도 주일을 어떻게 보냈느냐고 묻지 않는다. 확실하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크리스천으로서 주일 성수를 이야기하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다니엘을 붙잡아 주셨듯이 잠시의 고통이 있었던 것 이상으로 더 큰 성취로 항상 인도해 주심을 알 수 있다.

 직장생활에서나 사회생활을 하다보면 크리스천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하게 밝혀두지 않음으로써 오히려 곤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사실 크리스천으로서 주일성수를 선포하고 나면 마음에 부담이 많이 간다. 모든 사람들이 ‘그래, 예수 믿는다고 매 주일 부산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교회에 나가더니만 성적은 어떤지 보자, 얼마나 축복을 받는지 보자’ 등으로 비아냥거리고 조롱하는 것 같아서 뒤가 간지럽다. 하지만 성적이 나쁘더라도 인정을 받지 못하더라도 크리스천의 정체성을 공표하고 선택 받은 주님의 제자로서의 소명을 이루어 가는 길은 중단할 수가 없다.

 부산에서 근무 할 때의 일이었다. 한번은 내가 토요일 늦은 시간에 주일성수를 위해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회사에서 긴급하게 전화가 왔다. 갑자기 회사 사장이 주일 날 오후 2시까지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와서 각 현장 부서를 돌아 볼 계획이란다. 같이 합류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무척이나 당황스러웠다.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하다가 직접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정을 이야기하고 밤늦게 합류하겠다고 양해를 구하여 주일 성수를 하고 자연스럽게 업무에 매진할 수 있었다.

 “나는 크리스천입니다”라는 공표는 그 첫 번째가 주일 성수라 할 것이다. 다행히도 주님께서는 내게 은혜를 내려 주셔서 정말 부득이한 일이 아니고서는 주일 성수를 하게 해 주셨다. 특히 높은 사람들과 골프 모임이라도 주일날 있으면 여간 곤란한 게 아니다. 아예 “주일날은 곤란합니다. 교회에 가야합니다”라고 당당히 이야기하다 보니 이제는 한결 편해졌다. 주일날은 아예 나를 제쳐 두고 조를 짠다. 주일날 여간한 행사에 불참해도 인정한다. 이렇게 각인되기까지는 수십 년이 걸렸다.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