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행동이 자녀의 습관 형성에 큰 영향
가족 성향 파악해 공통점 찾고 문제 해결해야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이 있다. 이렇듯 어린 시절 형성된 태도나 습관이 중요하다는 사실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것이다. 식사 습관, 씻는 습관, 사회적 태도, 공부하는 습관, 돈을 쓰는 습관 등 일상을 차지하는 많은 행동들은 이미 어린 나이에 그 틀이 형성되어 평생 지속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어린 아이 때는 잘못된 행동에 대해 보다 엄격하게 지도하게 된다. 음식을 남기거나 밥 먹으며 TV를 보거나 책을 보는 자세까지도 일일이 간섭하게 된다. 형제라도 있을 때는 ‘형제끼리 우애가 있어야 한다’ ‘서로 사랑하고 양보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아이들이 자기 생각을 주장하며 말대꾸를 할 때면 ‘부모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 ‘못나도 부모다’ 라며 부모와 자녀의 위계를 지도한다.

 그렇다면 아이들의 습관과 태도를 형성하는 데 있어 가장 많이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부모가 가르치는 말보다 부모가 보여주는 행동이다. 부모의 말씀에 순종하라는 부모님의 가르침보다 부모가 그들의 부모인 할머니, 할아버지를 대하는 태도와 말투를 보고 자녀들은 영향 받게 된다. 그래서 부모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가는 앞으로 자녀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가족은 부모의 부부관계에서도 자녀를 훈육하는 부모자녀관계에서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입장을 공감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고 갈등을 반복한다. 부모는 자녀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데 있어 자녀는 부모에게 자신의 요구를 전달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느끼며 가깝고도 먼 어색한 관계를 갖게 된다. 자녀를 끔찍이 사랑하면서도 자식에게 모진 말을 하거나 거칠고 냉정하게 대한다면 자녀는 부모의 마음을 깨닫지 못할 것이다. 부모가 동으로 가면 서로 가고 싶을 만큼 반감이 강하거나 고집스러워 보이는 자녀들도 부모가 조언한 범위에서 벗어나는 것이 두렵고 힘들다는 것을 과연 얼마나 많은 부모가 알고 있을까? 부모가 알아듣기 쉽고 공감되게 조언했으면 순종하고 공경할 수 있었을 것이라 말하는 자녀들이나 부모를 존중하고 순종했으면 지금 보다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었으리라 말하는 부모들이나 가족이 좋은 소통을 할 수 없었던 이유를 알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부모가 존중하는 태도나 순종하는 모습, 인격적인 소통과 대화를 할 수 없었고 몸소 실천할 수 없었다면 자녀들은 그런 행동을 몸에 익히기 어렵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과 태도를 갖는 가족으로 변화되기 위해서는 자녀들의 변화 뿐 아니라 부모들의 변화 또한 필수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아동청소년상담을 할 때 전문가들은 부모상담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부모님들은 직장도 문제없이 다니고 다른 가족관계에서 큰 문제를 경험하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 부적응하거나 정서문제 또는 행동문제를 보이는 자녀들만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드러난 문제가 자녀에게만 있다 할지라도 문제를 만들어내는 원인이 부모에게도 있기 때문에 부모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장점도 닮았지만 단점도 닮았고 공통점도 있지만 차이점도 많아 서로 반목하게 되는 가족들은 아래의 표를 보며 나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자신에게 해당하는 단어를 찾고 체크해 보도록 한다. 체크를 마친 후 아버지와 어머니의 공통점 그리고 아버지와 나의 공통점 나와 어머니의 공통점을 생각해 보며 내가 왜 아버지 또는 어머니를 불편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지 생각해 보자. 가족은 변화되어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적응을 통해 하나가 되는 것이 더욱 중요하고 기초적인 부분이기 때문에 이러한 기초를 이해하기 위해 아래와 같은 서로를 이해하는 시간이 필수적으로 요구될 것이다. 배우자가 체크한 것과 자신이 체크한 내용을 비교해서 서로의 이해가 얼마나 다른지 또는 공통적인지 파악하는 것도 가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숙명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일러스트: 염미영(mary_yu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