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들리는 믿음을 가진 그대에게 - 강영선 목사(영산교회 담임) |
 ‘만일 그 바늘 끝이
불안스러워 보이는 전율을 멈추고
어느 한 쪽에 고정될 때
우리는 그것을 버려야 합니다.
이미 지남철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신영복 교수의 ‘지남철’ 중 일부이다. 신 교수는 바늘 끝이 북쪽에 고정되어 미세하게 흔들리는 나침반은 믿을 수 있지만 바늘 끝이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은 고장난 나침반이라는 사실에 빗대어 ‘올바른 방향을 가리키며 고뇌하는 자세를 잃지 않는 것이 지식인의 초상이다’라고 올바른 지성인의 자세에 대해 말했다. 반면 잘못된 방향을 흔들림 없이 걸어가서 인류에게 큰 피해를 줬던 예는 히틀러나 네로같은 인물들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의 신앙생활의 원리도 이 나침반에서 얻을 수 있다. 나침반이 만일 북쪽이 아닌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 또는 계속해서 방향을 바꾸며 움직인다면 목적지에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예수님을 믿기 전 우리의 삶은 고장난 나침반 같았다.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이라는 이사야 53장 6절의 말씀처럼 인생의 올바른 목적과 방향을 알지 못한 채 살아갔다. 하지만 북극에서 나오는 자기가 나침반을 이끌어 북쪽을 향하게 하듯 복음은 방황하는 우리의 어두운 마음에 빛을 비추어 길과 진리요 생명되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인생의 방향을 바꾸게 했다. 그리고 자기를 의지하여 방향을 맞추는 나침반처럼 예수 그리스도만 의지하도록 우리의 삶이 변화됐다.
이렇게 예수님만 의지하며 살아간다 할지라도 때로는 우리의 삶의 양상들이 우리가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어렵게 나타나는 경우들이 있다. 그럴 때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한다. 성경은 이렇듯 흔들리는 믿음을 가진 사람의 고백을 마가복음 9장에 기술한다. 귀신들린 아들로 인해 심한 고통을 당하던 아버지가 예수께로 나아와 긍휼을 구하자 예수께서는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시며 아들을 치료하여 주실 것을 기대하게 하셨다. 그 아이의 아버지는 예수님의 말씀에 고침을 받을 것이란 믿음이 생겼지만 또 한편으로는 의심이 생겼다. 하지만 아이의 상태를 생각하면 이것을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할 새가 없었다. 아이에 대한 간절함이 예수님만을 의지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아버지는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며 모든 신앙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믿음의 고백을 비로소 예수님께 하게 된다.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흔들리지 않는 확신, 이것은 항상 있는 것은 아니다. 흔들리지 않는 나침반이 고장난 것이듯 오히려 매일이 확신으로 가득 차있다면 오히려 우리의 신앙이 변질된 것이 아닌지 점검해 보아야 한다. 우리의 마음속에 생기는 흔들림, 불신앙들을 인정하고 예수님만 의지하며 예수님만 바라보아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마가복음의 아버지처럼 예수님 앞에 우리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인정하며 고백해야 한다. “주여 내가 믿나이다! 나의 믿음 없는 것을 도와주소서” 이러한 모순덩어리의 겸손한 고백이 우리의 삶에 기적을 일으키고 신앙이 변질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은혜를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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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1.24. am 10:46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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