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남매의 구원 하나님이 이루셨죠”

 ‘이웃 전도보다 가족 전도가 더 어렵다’ 우리가 흔히 듣는 말이다. 어떤 사람은 가족들에게 “교회가자”는 말이 “돈 빌려달라”는 말보다 하기 어렵다고 한다. 그만큼 가족전도는 힘들다.
 최정자 권사는 3대 째 신앙을 이어 받았지만 남편 백무의 장로의 집안은 불신 가정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는 물론 백무의 장로를 포함한 12명의 남매들 중 그 누구도 교회 근처도 가본 적이 없었다. 심지어 아버지는 “예수 믿는 며느리가 들어와 재수가 없다”며 구박했다.

“저는 할아버지가 갖고 계신 집 중 하나를 성전으로 드릴 정도로 독실한 가정에서 자랐어요. 그런데 시집을 와서 신앙 때문에 핍박도 받고 약 15년동안 교회도 갈 수 없었으니 힘들었죠”

 지금은 장로전도단에서 전도의 선봉에 선 남편 백무의 장로이지만 당시 그는 “예수를 믿느니 나를 믿어라”고 큰소리 칠 만큼 패기가 넘치던 시절이었다. 쌀가게를 시작한 백 장로는 기대이상으로 사업이 번창했다. 일손이 부족해 동생들을 불러다 일을 맡길 정도였다. 작은 쌀가게는 어느새 중간도매상으로까지 성장했고 자본금이 없었던 백 장로는 돈을 빌려 사업을 확충했다. 장사가 잘 되도 빚은 쌓이고 ‘돌려막기’식의 운영이 백 장로의 목을 죄여 왔다. 새로운 사업에 도전했다가 더 큰 위기를 자초했다. 이즈음 백 장로가 아내 최 권사가 교회에 다니는 것을 허락했다. “부모님을 비롯해 모든 집안 식구들의 핍박이 대단했어요. 아무 죄도 없는 아내가 가족들로부터 핍박을 받을 때면 너무나 안타까웠죠”

 최 권사는 백 장로와 사업을 위해 간절하게 기도했다. 하지만 백 장로는 갚을 길 없는 빚에 그만 자살을 결심하고 말았다. 자살을 하려고 나서는 백 장로를 최 권사가 가로 막았다.

“이 비겁한 사람아 죽을 용기가 있으면 예수님을 믿고 한번 살아보자”

 그렇게 백 장로는 최 권사를 따라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기도원으로 올라갔고 하나님께 매달렸다. 나이 마흔, 인생의 기로에서 세상에 파묻혀 지내온 지난날을 회개하고 온전히 주님만 의지할 것을 선언했다.
 백 장로는 열심히 신앙생활하며 구역장으로, 남선교회 전도실에 소속해 전도하는 변화된 삶을 살기 시작했다. 하나님을 모르고 산 세월이 너무 아까워 예수님을 믿은 날부터 남들 한번 예배드릴 때 두 번, 세 번 드리고, 동네에서 전도지를 나눠주며 전도했다.  나아지지 않는 살림살이에 걱정하던 백 장로는 100일 철야기도, 금식기도도 했다. 마지막으로 기도원에 가서 10일 금식기도를 드렸다. 기도원에서 내려오기 전 날 밤에 환상으로 하나님은 부부의 기도에 응답해주셨다. “기도원에서 내려오니 쌀가게 부부가 도망갔다고 채권자들이 아우성이었죠. 근데 이제는 더 이상 두렵지가 않았어요. 하나님의 기도응답을 믿기 때문이었죠”
 당시 쌀가게와 더불어 운영하던 부동산가게에 가니 우리교회 여성구역장 한 분이 자문을 받으러 오셨다. 새로 지은 건물의 분양을 도와달라는 것이었다. 신기하게도 건물 내 모든 점포를 분양할 수 있었다. 그 일이 잘 되서 백 장로는 빚을 청산했다.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주님 앞에 온전히 내려놓으니 주님께서 해결해 주신거죠”

 더 놀라운 것은 백 장로 부부가 기도를 통해 빚을 청산하자 가족들의 핍박도 멈췄다. 또 셋째 동생의 부인이 정신적으로 매우 오랫동안 힘들어했는데 우리교회에서 기도를 통해 치유 받은 것이 큰 계기가 되어 부모님은 물론 12명 모든 형제와 자매들이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
 이중 권사 5명, 안수집사 4명 등 각자의 교회에서 봉사와 섬김에도 앞장서는 일꾼이 됐다.

“가족 전도 비결을 묻는데 다른 방법이 없는 거 같아요. 예수님의 말씀처럼 사랑으로 품어야 돼요. 나를 버리고 사랑으로 다가가니 처음에는 안 되는 것 같아도 결국 변화가 되더라고요”

 부모님 생전에는 12남매의 가족 전체가 고향에서 ‘복음통일기념 야외예배’를 드리기 위해 버스 두 대를 빌려 내려간 적도 있고, 형제들의 생일이면 그 가정에 모여 가족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여느 지역예배처럼 보이는 등 남다른 추억이 정말 많다.
 백무의 장로는 “내 힘만 믿고 살아온 나 같은 불신자에게 하나님의 딸을 아내로 만나게 해주셔서 복음의 씨앗이 심겨지고 싹이 나게 해주신 것에 감사해요. 그것을 통해 우리 가문은 불신 토양에 박토였는데 이제는 천국 토양으로 바뀌었어요. 뒤돌아보면 웬 은혜인지 놀라워요. 12남매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구원해 주셨으니 하나님의 기적이지요”라고 말했다.
 백무의 장로, 최정자 권사 이 부부의 소망은 같다. 두 사람이 함께하며 세상 끝 날까지 하나님을 의지해 참 좋으신 예수님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다. 두 손 꼭 잡고 걸어가는 아름다운 노부부의 모습에서 천국의 따뜻함과 향기가 느껴졌다.

글·복순희 정승환 / 사진·김용두 / 편집·김성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