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이 절정입니다. 9월말 설악산에서 시작한 단풍은 10월부터 온 국토를 물들인 뒤, 11월 들어 대단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올해 단풍은 최근 몇 년 동안에 비해 유난히 빛깔이 곱고 선명하다고 합니다. 맑은 날이 많고 일교차가 컸기 때문입니다. 단풍색은 나뭇잎에 깃든 다양한 색소에 좌우됩니다. 기온이 내려가면 엽록소가 파괴되는데, 이 과정에서 다른 색소가 드러나 갖가지 색을 연출하게 만듭니다. 이를테면 은행나무의 ‘크산토빌’은 노란색을, 상수리나무의 ‘탄닌’은 갈색을 띠게 합니다. 붉은 빛을 내는 ‘안토시안’의 경우, 잎 속의 당분이 많을수록 화사한 빛을 냅니다. 밤 기온이 많이 떨어질수록 당분이 많이 축적되고, 결과적으로 붉은 빛이 더욱 선명해지게 됩니다. 난방기구나 자동차 배기가스 등의 영향을 받지 않는 울창한 산림이 더욱 예쁜 단풍을 뽐내는 이유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산을 고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등산객이 늘면서 산악사고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말마다 수십 명씩 다치고 있습니다. 1년 동안 발생하는 산악사고의 30%는 가을철 석 달에 집중됩니다. 주로 실족이나 조난사고가 많고, 평소의 지병이 갑자기 악화된 경우도 상당수입니다. 단풍놀이 중 등산사고를 당하면 다른 때보다 더 크게 다친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사고의 절반은 오전 10시에서 정오 사이에 발생했고, 40·50대의 비중이 70%나 됐습니다. 남성의 부상 정도가 여성의 1.5배나 된 점도 특징입니다.
사고를 예방하려면 자신의 기초체력이나 당일 몸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자신에 알맞은 탐방로와 탐방시간을 정해야 합니다. 산행이 끝날 때까지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서는 중간 중간에 휴식시간을 꼭 가져야 합니다. 또 기상 급변에 대비해 적절한 방한복을 준비해야 합니다. 만약 길을 잃었을 경우에는 119에 신고한 뒤, 움직이지 않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당황한 나머지 더 깊은 계곡으로 들어가 구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몰라서 안하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귀찮아서 안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알고 어겼건 모르고 어겼건 기본 원칙을 소홀히 여기면 자칫 환경도 파괴하고 스스로도 파괴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산행 수칙만 잘 지키면 즐겁고 안전한 단풍놀이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나신하 기자(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