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밭 모퉁이의 사랑 - 심두진 목사(여의도직할성전 담임) |
 에덴동산에서 최초로 범죄한 아담에게 하나님이 찾으신다. ‘아담아 네가 어디 있느냐?’ 하나님의 첫 번째 질문을 가지고 독일인 작가 하인리히 뵐이 소설을 썼다. 그 소설의 제목은「아담, 너는 어디에 가 있었나?」이다. 소설의 내용은 수용소 소장 필 스카이트의 짐승 같은 만행에서도 편안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죄수들 67명을 합창단원을 만들어서 한 사람씩 노래 부르게 한 후에 노래가 끝나면 총으로 쏴 죽인다. 그 첫 번째 상대로 뽑힌 인물이 일로나이다.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던 유태인 일로나는 ‘최후의 노래’로 성가 ‘아베 마리아’를 부르며 환하게 최후를 맞이한다. 원래 이 소설은 전쟁의 무의미함과 전쟁으로 파괴되어 가는 인간들의 심성과 허무함이 주된 주제이다. 이런 주제를 만들어가는 인간들이 누구냐? 철저히 개인이더라는 것이다. 필 스카이트처럼 총을 난사하는 인간도 홀로 자기의 행동을 결정한다. 일로나 처럼 노래 부르다 죽어가는 여인도 혼자 의연한 최후를 결정한다. 혼자 결정해 난사했고 홀로 노래 부르다 죽는다. 이걸 보면 인간이 개별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개별적인 존재로부터 태어난 것이 이기주의이다. 이런 이기주의자들에게 레위기 23장 22절은 당혹스런 말씀이다. “너희 땅의 곡물을 벨 때에 밭 모퉁이까지 다 베지 말며 떨어진 것을 줍지 말고 그것을 가난한 자와 거류민을 위하여 남겨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야훼이니라” 한 해의 농사를 수확하면서 밭 모퉁이 곡식은 남겨두며 떨어진 이삭을 줍지 말라. 그것은 가난한 자 거류민의 것이다. 땀 흘린 농부에게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문이다. ‘그것은 네 것이 아니다! 네 땅에서 네가 땀 흘려 얻은 곡물이지만 그 안에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그들의 몫이 있다!’ 그러면서 ‘나는 너희의 하나님 야훼니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던진 첫 번째 질문은 ‘네가 어디 있느냐?’라는 개인의 질문이다. 그런데 하나님의 두 번째 질문은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인 직후 주어졌다. “네 아우가 어디 있느냐?” 하나님의 두 번째 질문은 개인적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인 물음으로 확대되어 있다. 나를 묻는 것이 아니라 나와 함께 살아가는 동료 인간에 대해 물으시는 것이다. “너는 네 아우를 돌볼 책임이 있다!”
결실의 계절 가을이다. 풍성한 수확의 기쁨과 더불어서 그 수확의 기쁨을 이웃과 함께 나누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여야 한다. 소외되고 병들고 이 땅을 찾아온 200만 이주민들이 우리들의 아우이다. 우리교회에서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불우이웃과 노숙인들에게 격려금과 물품으로 따뜻한 사랑을 전하며 심장병을 앓고 있는 국내외 환자들을 살리고 있다. 국·내외 6·25전쟁 참전용사들에게 위로금을 전달하고, 출산하는 가정에 출산 장려금을 드려서 교회의 밭 모퉁이를 드리고 있다. 누구에게나 밭 모퉁이가 있다. 그 모퉁이 밭의 곡식은 내 것이면서도 내 것이 아니다. 금번 추수감사절은 밭 모퉁이에서 소외된 이웃과 함께 손에 손잡고 축제를 벌일 때 밭 모퉁이에 계시는 하나님도 춤 추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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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1.03. am 10:42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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