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십자가 보혈의 생명을 내 안에 움켜 잡고 - 함덕기 목사(남구로성전 담임) |
 일명 ‘진품’과 ‘짝퉁’ 여성들의 핸드백을 구별하는 비법이 있다고 한다. 이러한 구분은 비오는 날에 확연히 드러나게 되어 있단다. 갑자기 비가 올 때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핸드백을 옷 속에 품으면 진품이고, 핸드백을 머리 위로 번쩍 들어 올려 비를 가리면 짝퉁 핸드백이란다. 부지중에 핸드백의 주인이 정체를 탄로 내는 것이다. 이렇듯 우리의 신앙도 부지 중에 진품인지 아닌지는 우리 속에서 드러나게 된다.
사람의 인생에는 참 별 일도 많다. 이러한 인생이 예수님을 나의 구세주로 영접한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세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달리지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대로이지만, 은혜 받은 내가 변하는 것이다. 예전엔 정의에 불타 자기가 제일 의로운 것 같이 생각하고 말했다. 그런데 지금은 “괜한 일이었구나”하고 이해하며 받아줄 넉넉한 마음이 있다.
우리는 신앙과 불신앙이 뒤엉키는 현실에서 살아간다. 이러한 현실에서 온갖 문제와 부딪치고 격전을 겪고 사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는 고린도 교회에서처럼 분쟁과 모함, 시기와 질투 등과 같은 수많은 어려움들과 고투하고 살아간다.
이러한 문제와 어려움의 폭풍우 속에서 누군가는 십자가를 붙들고 어려움에 대항할 것이다. 누구는 예수님께서 혹시 돌을 맞을까 싶어 자신의 몸으로 십자가를 끌어 안기도 한다.
이제껏 살아가면서 영육의 문제 해결을 위해 간절히 기도를 하기도 했다. 기도를 하면서 물이 포도주로 바뀌는 기적을 바라보기도 했다. 이 상황을 타개하고 돌파하기 위해서, 이 억울함과 모함을 풀기 위해서 간절히 기도했다. 십자가를 붙들고 문제의 폭풍우를 맞서서 승리하기 위해 기도했다. 무엇을 해보기 위해 이리저리 부딪치며 기도하고 달려왔다.
어느새 시간이 흘렀다. 하나님께서 부르셔서 목회의 길을 걸은지도 어느덧 30년이 지났다. 이러한 시간 속에서 나도 모르게 기도가 바뀌었다. “예수님께서 혹시라도 마음 아프실까?” “나로 인해 또 다시 십자가를 지시는 것은 아니실까?”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하나님의 소명을 붙들고 사명받은 자로 난 지금도 목회자가 되어가고 있고, 목사의 모습을 갖추어 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교회 전도사들이 열심히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데, 후에 나처럼 목사가 될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불신앙의 현실 속에서 십자가를 붙들고 나아가는 것은 신이 나는 일인데… 십자가의 기적을 체험하는 현장은 힘이 넘치는데… 악한 원수를 무너뜨리고 승리를 거두는 현장은 기쁨이 넘쳐 흐르는데…’ 이러한 생각에 기대와 우려의 마음이 교차한다.
“사랑하는 후배들아! 여러분은, 너희는 저 십자가에서 흘리는 예수님의 보혈을 기억하느냐? 너희는 주님의 아픔을 네 몸으로 가릴 수 있겠느냐? 혹은 네 인격이나 재능, 지식, 물질, 헌신으로… 우리 주 예수님께서 받으신 억울함과 모함, 수치의 십자가를 너희가 대신할 수 있겠느냐?”
예수님을 내 안에 모시고 제 몸만의 안위를 생각하기 보다는, 십자가 보혈의 생명으로 하나님의 아들의 마음을 가지고 목회와 사역을 하는 진품 목회자가 되기를 기도해본다.
그런데 그 기도가 나를 두드린다. “나는 어떤 목사인가? 나는 어떤 복음증거인가? 나는 어떤 그리스도인인가?” 오늘도 이 물음에 나는 진품 그리스도인, 진품 목회자로 살아가기 위해 몸부림 쳐본다. 하지만 이 또한 나의 힘이 아닌 주님의 은혜로 절대 가능함을 알기에, 주님의 절대긍정의 말씀을 내 안에 움켜잡는다. 진품인 그리스도인이 되면 주님이 기쁘실 것이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사는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이라”(갈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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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0.06. am 10:46 (입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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