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함께 떠난 선교여행… 현지예배 모습에 감동
죽어가는 양 보며 예수님 고난 생각에 ‘울컥’

 박예원(15·제주도 생명나무학교 2학년)·예송(12·서울영동초 5학년) 자매에게 있어 지난여름은 아주 특별했다. 가족이 함께 한 해외여행 경험은 있지만 부모(박상욱·채효정 집사)와 함께 비전 트립을 다녀온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장년국 회원들과 동행했던 이번 비전 트립(Vision Trip)은 지난 7월 22일부터 27일까지 방학기간 중에 진행됐다.

 “어학연수 때문에 필리핀에서 잠시 생활한 적이 있어요. 주일에는 현지에서 예배를 드리며 선교활동도 했지만, 이번은 부모님과 함께 해 느낌이 달랐어요” 예원 양은 처음 가본 몽골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곳이라고 이야기했다. 몽골 하늘을 에워싸는 구름 기둥은 마치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을 이끈 구름기둥처럼 거대해 보이기까지 했단다. “하늘이 무척 가까이 있었어요. 구름도 평소 우리나라에서 보던 것과는 비교도 안될 만큼 커다랗게 보였구요. 몽골에서 우리는 여름성경학교도 진행했고, 아이들과 함께 예배도 드렸어요. 모든 것들이 새롭기만 했어요”

 예원·예송 양은 몽골 비전 트립으로 울란바타르, 울찌뜨, 장진 세 지역에서 선교활동을 전개했다. 여름성경학교를 진행하며 몽골 아이들 얼굴에 페이스 페인팅을 그려주고 함께 놀았다.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성경학교에 모인 아이들은 행복해했다.

 이번 비전 트립을 떠나면서 부모는 둘째 예송이를 걱정했다. 나이가 어린데다가 평소 정리정돈 잘하고 벌레를 무서워하기로 유명한 예송이가 몽골 환경에 적응도, 아이들과 어울리지도 못하면 어쩌나 하는 것이 엄마 채효정 집사의 걱정이었다.

 그러나 수줍음 많고 말이 없는 예송이는 의외로 몽골 선교 일정에 빠르게 적응했다. 자신보다 어린 몽골 아이들의 얼굴에 그림을 그려주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평소 그림 그리는 것을 즐겨했던 예송이는 몽골에서의 선교활동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음, 재미도 있었지만 몽골 현지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 감동받았어요. 하나님을 찬양하며 울며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어요” 신앙적 도전을 받기는 첫째 예원이도 마찬가지였다.

 “현지인들이 하나님을 찬양하는데, 온몸으로 신나게 찬양하더라구요. 또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그동안 뭘했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제 나도 주님을 진심으로 예배해야겠다고 다짐했어요” 그리고 선교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이야기했다. “전에는 선교가 저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몽골 비전 트립을 통해 선교라는 것이 ‘함께 주님을 예배하고 찬양하는 것’이라는 걸 알았어요”

 비전 트립이 예원 예송 자매의 신앙관을 변화시켜 놓은 것이다. 채효정 집사는 “아이들의 신앙이 자라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어 비전 트립을 계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딸들과 함께 여행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일년에 한 번은 해외 여행을 다녔어요. 그런데 올해는 아이들과 함께 비전 트립을 다녀오고 싶다고 제가 건의했죠. 더 크기 전에 선교 현장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아이들이 잘 따라왔고, 선교 현장을 통해 스스로 많은 것을 깨닫게 돼 무척이나 감사해요”

 박상욱 채효정 집사의 자녀 교육은 다른 부모와는 남달랐다. 부부가 두 딸에게 바라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올바르게 서 있는 사람’으로 성장됐으면 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이의 이름도 예원(예수님이 원하시는 아이) 예송(예수님을 칭송하는 아이)라고 지었다. 하나님이 각자에게 주신 달란트를 통해 주님을 전하는 딸들도 자랐으면 하는 게 부모의 마음이었다. 중학생인 예원 양은 지난해 제주도 있는 기독대안학교로 학교를 옮겼다. 신앙적 인성교육을 중요시하는 부모의 마음에 딸은 함께 기도하며 동의했다.

 예원·예송 양은 몽골 비전 트립에서 잊지 못할 많은 경험을 했다. 그 중 하나가 양을 잡아 죽이는 현장을 목격한 것이었다. “양은 자기가 죽을 걸 알면서도 저항도 안하고 순순히 따라오더라구요. 죽기 전 눈물을 흘리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를 위해 죽으신 예수님이 생각났어요. 예수님은 아무런 죄도 없으신데, 우리 죄를 위해 저항도 안하시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잖아요. 양을 보면서 마음이 무척 아팠어요”

 예원·예송 양은 비전 트립 마지막 여정으로 사막 한가운데 세워진 몽골 전통 가옥, 게르에서 하루 밤을 보냈다. 몽골에서 밤 하늘의 별을 보고 싶었지만 유난히 달이 밝아 하늘의 뭇별을 보기란 쉽지 않았다. 대신 가족은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예원 예송아, 아빠는 너희들이 하나님 안에서 구별되고 사랑받는 딸들이 되길 바란단다. 예원이는 분별력 있고, 예송이는 보다 밝은 아이가 됐으면 해”

 “엄마는 우리 딸들이 하나님의 도구로 자라길 바란다. 하나님의 때가 되면 하나님이 너희를 사용하실 거라 믿어”

 “우리도, 아빠 엄마가 기도하시는 것처럼 믿음의 아이들로 자라 예수님이 원하시는 아이, 말 잘 듣는 아이가 될께요” 예원·예송이는 몽골에서 더 없이 소중한 밤을 보냈다. 그리고 각자 자신의 꿈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간을 보냈다. 예원이는 앞으로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는 게 소원이고, 예송이는 아직 화가, 파티쉐, 미술 선생님 가운데 고민 중이다. 그러나 무엇이 되든 예원·예송이는 예수님이 원하시는, 예수님을 칭송하는 아이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글·오정선 / 사진·김용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