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로부터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인생에서 늘 겪어온 역경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돈, 고통, 성공 이 세 가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청년들을 위한 강연을 할 때면 빠트리지 않고 부족한 돈과 끊임없는 고통, 요원한 성공 앞에서 초연할 것을 강조하곤 한다.

 특히 오늘날 돈의 문제는 모든 세대에게 피부에 와 닿은 제일의 역경이 되어 버렸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돈이 인생의 전부인 것처럼, 돈의 노예가 되는 것을 넘어 생명까지도 돈 때문에 버리곤 한다.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다. 간혹 크리스천들이 돈 문제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할 때면 더욱 마음이 아프다. 과연 현대의 크리스천들은 제일의 역경, 돈 앞에서 어떠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일까.

 나는 아버지가 말단 공무원이었던 탓에 그리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그리고 결혼 초기에는 변변한 집 한 채도 장만하지 못하고 신혼을 시작했다. 간신히 전세방을 구해 결혼했는데, 총각 때 선배집으로 친구집으로 전전했던 ‘담요 한 장’이 신혼살림을 차릴 때 내가 가지고 온 가장 귀한 물품이었다. 처갓집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자존심이 상할까 봐서 ‘담요 한 장의 사나이’로 칭하면서 격려해 주었다. 비교적 부유하였던 처가 덕에 돈에 대한 개념이 많이 바뀐 것은 사실이다. 실은 처갓집 덕을 본 것은 하나도 없지만 아내를 통해서 돈에 대해 초연할 수 있는 여유를 생활로 체득 할 수는 있었다.

 아내는 막내딸로 부유하게 자라서인지 한 번도 내게 ‘돈을 많이 벌어 오라’고 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그것은 너무 큰 축복인 것 같다.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살겠다는 것이 아내의 주장이며 없다고 해서 비굴하지 않는 당당함을 유지하려는 자세였다. 철저하게 근검절약하면서도 반드시 사용해야 할 때는 크게 사용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었다. 돈을 좇아 혈안이 되는 것이 아니라, 돈 앞에 초연하여 돈을 도구로 여기는 것. 지나고 보면 그것은 돈을 대하는 자세의 정답 그 자체였다.

 성경은 이미 여러 구절에서 돈에 대해 초연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나사로를 통해서 천국에서는 부자가 귀한 대접을 받는 것이 아님을 말하고, 돈은 일만 악의 뿌리라고까지 이야기하고 있다. 히브리서 13장 5절에 “돈을 사랑하지 말고 있는 바를 족한 줄로 알라 그가 친히 말씀하시기를 내가 결코 너희를 버리지 아니하고 너희를 떠나지 아니하리라”고 권면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또한 마태복음 6장 25절에는 주님께서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몸을 위하여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 몸이 의복보다 중하지 아니하냐”라면서 친히 역경을 돌파할 수 있는 지혜를 말씀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내게도 어려움이 닥치고 돈 때문에 고민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는 주님께서 물질의 역경 앞에서 대하신 태도를 생각했다. 마태복음 4장을 보면 40일간 금식하신 주님 앞에서 마귀가 시험하여 주님을 역경으로 몰아넣었지만, 주님께서는 단번에 모든 유혹을 물리치심을 볼 수 있다.

 사실 돈에 대해서 초연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지만 크리스천의 가장 큰 힘의 원천이 그리스도를 닮는 것이므로 물질에 있어서도 초연할 필요가 있다. 즉 주님의 모습을 닮아 가는 것이 돈 앞에서 크리스천이 갖추어야 할 태도라 할 수 있다. 사실 살다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데, 욕심이 과해서 돈에 집착 하다 보면 주님의 선한 사업에 게으름을 피우게 되고 난처한 입장에 처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결국 자족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아브라함이나 이삭이나 야곱이나 모두 다 부유하였지만 재물 때문에 주님과 멀어진 적이 없었고 돈 때문에 신앙에 방해 받은 적이 없다. 우리 모두도 부자가 되기를 힘써야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주님이 크게 보이고 돈, 고통, 성공이 작게 보이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크리스천들은 정체성을 가지고 3가지 역경을 슬기롭게 이겨내 주님과 멀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