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구의  ‘신앙명문’  “하나님께 기도만 하면 모든 일이 형통”
자녀들 훌륭한 기업인·교수로 키워낸 원동력은 신앙
父 “너는 나다” 아들에게 자신 이어 교회 섬김 당부

 우리교회 노장헌 원로장로는 영등포로터리 성모약국에서 인자한 미소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우리나라 2만여 명의 현직 약사 중 94세로 최고령이지만 약을 제조하는 손길과 온 정성을 다하는 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아들 노영백 장로는 “아버지는 제가 중학생이었던 무렵 14년간 후진양성을 위해 힘쓰셨던 교직생활을 접고 약학대학에 입학하셨어요. 그리고 44세의 나이로 약학고시에 합격하셔서 지금까지 아픈 분들을 위해 지금까지 약을 정성껏 제조하셨어요. 약의 효험이 소문이나 지방에서도 약을 제조하기 위해 우리약국을 찾아오시기도 했어요”라고 말했다.

 노장헌 장로는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한국 초창기 기독교 전도사셨던 외조부와 어머니께 물려받은 신앙의 유산으로 가난의 굴레를 벗어나는 것은 물론 사람을 살리는 복을 누리며 한평생을 살아왔다. 약 50년을 한 자리에서 환자들을 위해 약을 제조해온 노장헌 장로는 2008년에는 서울특별시약사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약사라는 직업을 하나님이 주신 소명이라고 믿는 그는 후배들에게도 “몸 아픈 사람 병만 고쳐주는게 약사가 아니다”라며 정직과 인성을 갖춘 소명의식을 가진 약사가 될 것을 당부한다.

 대를 이은 신앙은 노장헌 장로가 자녀들에게 물려줄 최고의 유산이다. 아들 노영백 장로는 어린시절 아버지가 자신과 형제들을 위해 축복기도해주시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버지는 믿음으로 사시는 분이란 생각이 들어요. 항상 기도를 많이 하세요. 그래서 어려움이 생기면 아버지께 제일 먼저 기도를 요청해요” 또한 노영백 장로는 예전부터 주일 아침이면 가족 모두가 아침식사를 하고 예배를 드렸다며 아버지의 자녀들을 위한 축복기도가 자신들이 잘될 수 있었던 비결인 것 같단다.


 노장헌 장로는 부인 이일용 권사와 함께 다섯 자녀를 훌륭하게 키웠다. 사업을 하는 큰 아들 노영백 장로를 비롯해 노시백 목사(순복음영산신학원), 노승백 교수(계명대) 그리고 첫째 딸 노영애 권사, 둘째 딸 노경애 권사에게 ‘늘 예수 그리스도만 바라볼 것’을 강조하며 신앙 안에서 양육했다. 자연스레 믿음의 유산은 5대, 6대로 이어지고 있다.
 노장헌 장로는 자녀들을 양육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하나님이 하신 일이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당시 한살 이던 노영백 장로가 6.25한국전쟁 중 죽을 뻔 했던 일화를 소개하며 그때부터 노영백 장로를 하나님이 살려주신 귀한 아들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노영백 장로는 초등학교를 입학하기 전부터 장난감을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좋아하는 장난감을 만들려면 우리나라 산업을 발전시켜야 된다는 다소 엉뚱한 생각을 했다. 한양대 기계과를 졸업한 노영백 장로는 입사 후 모든 엔지니어의 꿈이라고 할 수 있는 자기사업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막상 시작하려고 하니 두려움도 앞서기도 했지만 노영백 장로는 아버지처럼 오직 기도에 의지해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초정밀커넥터와 전자부품에 특화된 최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1993년 우주전자를 설립, 이후 1999년 우주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바꾸고 2004년에는 코스닥에 상장되는 등 지금까지 우량기업으로 성장시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사업 초창기에는 인건비도 주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못할 때도 있었어요. 다행히 IMF가 오기 전에 기술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IMF때 더 많은 성장할 수 있었죠. 모두 하나님이 미리 준비시켜 주신거죠. 하나님은 사업의 단계마다 혹은 조직을 개편할 때마다 필요한 사람을 보내주세요. 지난해 1800억 매출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올해는 2000억 매출을 목표로 전진할겁니다”

 노영백 장로는 IBK기업은행이 선정한 ‘제10회 기업인 명예의 전당’ 헌정자로 선정되고 지난해에는 제39회 상공의 날 기념식 석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이 분야 최고의 기업으로 해외에서도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0년 세계적인 경제전문지 ‘포브스아시아’ 선정 아시아 태평양지역 200대 유망 중소기업 경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노영백 장로는 공장에 교회를 지어 누구든 예배드리고 기도할 수 있도록 했다. 누구보다도 기도의 힘을 의지한 그이기에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또한 그는 기독교재단 중고등학교에 장학금 지원, 복지센터와 양로원 등에 후원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교회에서도 IT위원장을 맡는 등 아버지가 그랬던 것처럼 교회를 섬기는 일에도 최선을 다한다.

 영등포대교구 지구장 장대우 장로는 “노장헌 원로장로님은 가장 모범이 되시는 선배 장로님들 중 한 분”이라며 “항상 후배장로들을 다독이시고 격려해주시며 교구 행사에 솔선수범을 보이셨다”고 말했다. 노장헌 장로는 우리교회에서 45년을 넘게 신앙생활을 하며 대학선교회 지도장로 등으로 교회를 섬겼다. 특히 노장헌 장로는 아들 노영백 장로에게 “너는 나다”라며 자신에 이어 영등포대교구를 섬길 것을 당부했다. 노영백 장로 역시 아버지의 말씀에 순종해 비록 집은 경기도 용인시에 있지만 영등포대교구 소속으로 교회를 섬기고 있다. 노영백 장로는 매주일이면 이른 아침부터 집을 나서 아버지가 계신 영등포로 온다. 두 부자는 함께 아침식사를 한 후 우리교회 주일예배에 참석하고 자신이 맡은 자리에서 오늘도 최선을 다해 교회를 섬기고 있다.

 노장헌 원로장로는 신앙 가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냐라는 질문에 명쾌하게 답을 주었다. “하나님만 믿으면 됩니다. 그러면 하나님이 다 책임져 주십니다. 우리는 믿기만 하면 됩니다”

글 복순희, 정승환 / 사진 김용두 / 편집 김성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