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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프로세스

 외교란 “다른 나라와 정치, 경제, 문화적 관계를 맺어 나가는 일”입니다. 개인과 개인 사이처럼 국가 간에도 원만한 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상호존중과 신뢰가 기본입니다. “공식행사에서 지켜야 할 국가 간 규범”을 뜻하는 ‘의전(protocol)’이 외교무대에서 중시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나라 사이에 갖추어야 할 격식인 ‘의전’은 전통과 관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호존중(respect)과 상호주의(reciprocity)정신의 반영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6월 12일 예정돼 있었던 남북당국자 회담이 수석대표의 격을 둘러싼 의견대립으로 무산되었던 것도 격식의 중요성을 입증하는 사례라 하겠습니다. 일각에서는 “내용 보다는 형식에 너무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의제를 책임 있게 다룰 수 있는 고위 인사가 직접 나서 모양새를 갖추라는 우리 측 주장은 타당했습니다. 건강한 남북관계의 수립을 위해서는 보편적 상식,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형식과 절차의 정상화가 선행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지난 8월 14일 남북은 개성공단 재가동에 합의했습니다. 공단 운영이 파행을 빚은 지 133일 만에 일곱 차례의 회담을 거쳐 폐쇄 위기를 가까스로 넘겼습니다. 남북경협의 상징성을 지닌 개성공단이 기사회생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언론은 이를 “일관된 대북원칙의 결실로 이제 현 정부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탄력을 받게 되었다”고 평가 했습니다.

 사실 신뢰란 하루 이틀 만에 구축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조그만 약속부터 성실히 이행하는 믿음들이 쌓여 마침내 큰 신뢰를 이루게 됩니다.

 마태복음 7장에는 ‘반석 위에 지은  집’과 ‘모래 위에 세운 집’의 비유가 나옵니다. 겉모습으로는 잘 구별되지 않지만 바람 불고 홍수가 나면 ‘반석 위의 집’은 흔들림 없이 서 있는 반면 ‘모래 위의 집’은 순식간에 무너지고 만다고 말씀합니다.

 이제부터라도 남북한은 신뢰의 반석 위에 건실한 교류 협력의 벽돌을 차곡 차곡 쌓아 나가야 합니다. 그것이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향해 다가가는 길입니다.

김성동 장로(전 국회의원,한세대 교수)

 

기사입력 : 2013.08.25. am 10:5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