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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숙 집사, 김기화 집사(관악대교구)


손윗동서 이인숙 집사(사진 오른쪽)와 손아랫동서 김기화 집사가 대성전에서 하나님과 성도들에게 헌신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우리는 동서 지간 “함께라서 든든하고 감사해요”

혈육보다 끈끈한 정을 자랑하는 동서 지간
이심전심으로 서로 의지하고 배려하며
신앙생활과 봉사, 가정에서도 호흡 척척

 우리교회 여선교회에 이인숙 집사와 김기화 집사는 동서지간이다. 흔히 동서 지간은 ‘앙숙’과 ‘물과 기름’으로 표현될 정도로 어렵고 불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그 어떤 자매보다도 죽이 잘 맞는다.

 여선교회는 정갈하면서도 똑부러진 모습으로 성도 안내 등 예배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선교회 봉사자들은 예배 중 한 순간도 긴장을 놓치지 않고 성도들이 예배를 잘 드릴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한다. 특히 주일이면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온전히 봉사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가족들의 이해와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인숙 집사(봉사실 봉사반장)와 김기화 집사(봉사실 2반 차장)는 각각 3년차, 10년차의 봉사자이자 가정에서는 어머니이자 며느리 그리고 아내이기에 그 짐이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함께’이기에 든든하다고.

 “남편이 동서에 대한 신뢰가 아주 두터워요. 대체로 아내가 어디 간다고 하거나 무얼 하겠다고 하면 남편들이 호응을 안 해 주잖아요. 그런데 동서하고 간다고 하면 두말하지 않고 ‘제수씨랑 잘 다녀오라’고 해요. 제가 뒤늦게라도 봉사를 하게 된 건 다 동서 덕분이에요”  

 두 동서는 김기화 집사가 시집오면서부터 같은 지역에서 이웃하며 살아온 지가 30년이 훌쩍 넘었다. 오랜 시간동안 함께하며 둘은 친 자매보다 훨씬 가깝고도 극진한 사이가 됐다. 시부모를 함께 봉양하며 봉사도 함께, 지구역 활동도 함께하며 서로를 섬기고 이끌어 주는 모습은 자신과 가족 뿐 아니라 주변에 많은 귀감이 된다. 영적인 일도, 육적인 일도 집안 대소사도 서로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같은 마음으로 이뤄내고 있다. 평일에도 수영강습을 같이 다니고 틈틈이 가정경제를 위해 하는 아르바이트도 같이 한다.

 신앙을 갖게 된건 이인숙 집사가 먼저였다. 하지만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봉사를 시작한 것은 김기화 집사가 먼저다.

 “아이들이 유치원 정도 다닐 나이였을 때 제가 많이 아팠어요. 우울증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극단적인 생각만 할 때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오게 됐어요. 첫날부터 조용기 목사님 말씀에 은혜를 받았고 성령 충만으로 우울증이 치료됐죠”

 김 집사는 교회 출석한지 몇 개월 만에 마음의 병이 완전히 치료가 되서 비쩍 말랐던 몸에도 살이 붙었고 근심이 가득했던 얼굴에 활기가 돌았다. 하나님 덕분에 살게 됐으니 하나님께 시간과 정성을 드려 봉사해야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이어 이인숙 집사도 여선교회서 봉사를 시작했다. 이 집사의 봉사 동기이자 롤모델은 동서인 김 집사다. “동서의 모습도 그렇지만 교회나 사회에서 봉사하는 분들의 모습이 예쁘고 좋아보였어요. 호스피스같이 다른 사람들을 돕는 것을 꼭하고 싶었어요. 자녀들을 다 키워냈으니 주저 없이 봉사에 나섰죠. 봉사를 시작할 때 가장 큰 지원자이자 롤모델은 동서였어요. 나이도 저보다 어리고 손아랫 동서이지만 여선교회 봉사한지가 10년이 넘는 베테랑이에요. 그동안 동서가 봉사하는 모습을 제가 다 봤잖아요. 봉사를 꼭 해야겠더라고요”

 함께 봉사한 다음부터는 더욱 손발이 척척 잘 맞게 됐다. 명절이 주일과 수요일에 걸치게 되면 예배를 지키고 봉사를 하는데 큰 결심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 두 동서는 문제없다. 서로가 봉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어떤 일보다 봉사가 먼저였다. 필요에 따라서는 봉사에 앞서 같이 마음을 합해 열심히 빨리 일을 마쳐 놓고 교회로 달려온다.

 얼마 전 오산리최자실기념금식도원에서 열린 초교파여성금식성회 때도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큰 힘이 됐다. 김 집사는 이번 성회를 통해 주님이 주실 은혜를 사모하며 아침 금식기도와 다니엘기도로 만반의 준비를 하며 기도원으로 올라갔다. 이 집사는 다른 일이 있어 함께 가진 못하고 곧이어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건강이 악화돼 김 집사가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야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동서의 상황을 이해하고 있는 이 집사는 김 집사에게 계속 기도하라고 당부하고 자신이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는 등 김 집사의 몫까지 떠안았다.

 “형님께서 저를 배려해 다 짊어지셨어요. 형님이 어머니를 모시는 동안 저는 기도원에서 어머니의 건강을 위해 기도했죠. 다행히 형님도 성회에 참석하실 정도로 어머니 건강도 빨리 호전이 돼서 너무나 감사했어요”

 “동서가 맡은 봉사가 있는데 어떻게 내려놓고 오라고 하겠어요. 어머니는 저희 내외가 있으니 괜찮다고 했지요. 하나님께서 다 예비해놓으신거죠” 

 이렇듯 둘의 호흡은 어떤 콤비보다, 자매보다도 좋다. 각자 친정에 여동생들이 있지만 친자매보다 내 마음을 잘 아는 동서가 있어, 문제가 생기면 상대방이 먼저 알고 중보기도 해주는 등 이심전심이다.

 “저희 형님은 제게 옷도 많이 사주셨어요. 어쩌면 제 취향을 잘 아시는지 형님이 계셔서 든든해요”

 “동서가 참 알뜰해요. 키가 커서 무엇을 입어도 예쁘게 소화하니 얼마나 좋아요. 가끔 예쁜 옷이나 좋은 것을 보면 동서 생각이 나서 선물을 했는데 잘 입어 주니 고마울 따름이에요. 그리고 동서도 저를 얼마나 아껴주는데요. 오순절사랑훈련학교를 다녀온 다음에 정말 좋았다면서 그 알뜰한 동서가 바로 저를 등록해주었어요”

 현재 김기화 집사가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다. “제 남편이 어머니를 참 사랑해요. 큰아드님과도 오래 지내보셨으니 이제는 저희와 함께 지내시기도 해야지요. 이제 모신지 7∼8년 정도 됐어요. 어려움이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형님이 많이 도와주세요. 그리고 형님은 갓 결혼한 새댁일 때 시부모님을 모셨잖아요. 어린 새댁이 얼마나 힘들었겠어요”

 “지금 모시고 있는 건 동서잖아요. 어머니가 이제 88세셔서 어머니 건강이며 식사 챙기는데 수고가 많을 거예요”

 서로에 대한 칭찬도 배려도 끝이 없다. 이런 아름다운 모습이 ‘동역자’라는 단어의 의미를 깨닫게 해주는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표현에 손사레 치며 봉사하며 도리어 더 많은 은혜를 체험했다고 고백한다.

 “허리가 다 굽어져 거동도 힘드신데 하나님에 대한 사모함으로 느린 걸음으로 아침 일찍부터 성전에 오셔서 기도하시는 성도님, 헌금을 준비하고 드리는 자세가 너무도 정성스럽게 느껴지는 성도님, 예배 드리는 모습만 봐도 영적으로 저를 성장시켜주는 성도님들이 계세요. 제가 예배만 드렸다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없었을 거예요. 제 신앙을 지키기에 급급했겠죠. 봉사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해요”

 또한 이들은 이렇게 봉사할 수 있는 것도 시어머니는 물론 남편들과 가족 모두가 도와주고 이해해주고 좋아해주셔서 가능했다며 이 자리를 빌어 가족들에게도 모두 사랑하고 감사한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글·복순희 정승환 / 사진·김용두 기자

 

 

기사입력 : 2013.08.18. am 12:11 (편집)
복순희 정승환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