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선교사
제중원 2대 원장으로 의료 선교 나서
34세 젊은 나이에 전염병으로 순교
1856년 영국에서 태어난 존 헤론은 1870년 가족과 함께 미국 테네시 주의 녹스빌로 이주했다. 1883년 뉴욕대 의과대학에 들어간 그는 27세에 의사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출세와 명예 그리고 대학 강단에 설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그가 선택한 길은 선교사였다.
의사 시험을 준비 중일 때 그는 어느 부흥회에 참석해 성령의 음성을 들었다. “이제 준비는 끝났으니 땅 끝으로 가라”는 음성으로 그는 조선의 의료 선교사가 될 것을 결심했다. 미국 장로교 최초 조선 선교사로 임명된 그는 결혼 후 1885년 6월 제물포(인천)에 도착했다. 장로교 최초 선교사로 파송 받아 미국에서 가장 먼저 선교사로 출발했지만 그는 일본에 잠시 머문 관계로 언더우드보다 뒤늦게 도착, 우리나라에는 언더우드가 한국에 도착한 제1호 장로교 선교사로 기억되고 있다.
존 헤론은 일본에서 이수정을 만나 조선말과 풍속을 익혔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도착한 후 제일 먼저 호러스 알렌을 만났다. 고종의 주치의이자 광혜원(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병원·이후 ‘제중원’으로 명칭 변경)의 초대원장이었던 알렌은 1887년 미국으로 복귀하면서 헤론을 2대 제중원 원장으로 세웠다.
헤론은 제중원 2대 원장이 된 후 양반과 평민 모두를 위해 헌신적으로 의료활동을 전개했다. 당시 조선은 위생환경이 매우 불결했다. 천연두와 장티푸스가 창궐했고, 그로 인해 마을이 쑥대밭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러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헤론은 시골 길도 마다하지 않고 의료활동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자신의 몸을 전혀 돌보지 않고 사역했던 헤론은 전염병인 이질로 1890년 생을 마감했다.
한국에 들어와 사역한 지 5년만이었고, 그의 나이 겨우 34세였다. 헤론은 죽기 전, 조선인들에게 “예수님은 여러분을 사랑합니다. 주님은 여러분을 위해 그의 생명을 바치셨습니다. 주님을 믿으십시오!”라는 말을 남겼다. 그리고 선교사로는 최초로 양화진에 묻혔다.
처음에는 미국 공사관 뜰에 임시로 가매장됐다가 선교사들이 고종에게 찾아가 묘지를 하사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래서 하사 받은 곳이 지금의 양화진이다. 존 헤론 선교사가 양화진에 묻힌 후 양화진은 주한 선교사들의 묘지로 자리잡게 됐다.
명예가 보장됐던 촉망받던 의사가 자신의 안정을 버리고 가난한 조선을 찾아 선교사가 된 이유는 바로 ‘사랑’ 때문이었다. 성령으로 말미암아 그에게 임한 하나님의 사랑은 진정 조선을 사랑하게 했고, 희생을 아끼지 않게 했으며 결국 자기의 생명까지도 주었다.
양화진 그의 묘비에는 “하나님의 아들이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하여 자신을 주셨다”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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