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선교사 사명, ''가족''이라는 서포터즈 있었기에 가능했죠"

가족의 응원과 조력으로 국무총리상 수상
헌신과 사랑으로 가족·학교 복음화 이뤄

 정경자 선생님은 34년 동안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지난달 30일 국무총리상(모범공무원)을 수상했다. 이는 그가 맡은 자리에서 성실하게 아이들을 전심으로 가르쳤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것이다. “제가 6학년 담임 만 21년간 맡았어요. 6학년은 모두가 부담스러워하는 학년이에요. 학업성취도 중요하고 사춘기에 접어드는 아이들이 있기 때문이죠. 봉사하는 마음으로 맡다보니 세월이 이렇게 되었네요. 열심히 하는 모습을 좋게 보셔서 이렇게 큰 상을 주신 거 같아요. 감사드리죠”

 1994년 전국교육자선교회 주최 수련회에 참석해 학교선교사라는 자신의 사명을 갖게 됐고, 그 이후 그의 모든 것이 달라졌다. 당시 그는 딸이 많이 아팠기에 사직을 고민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님은 교회에서 하는 봉사와 사역만이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그의 사역지, 즉 학교에서도 하나님의 일을 해야한다는 사실을 깨우쳐 주셨다. 정말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이전에는 학교에 가면 아이들을 가르치고 상대하는 것이 마치 전쟁터를 나가는 것과 같았는데 사명을 받은 후로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즐겁고 학교를 가는 것이 행복하기만 했다. 이 아이들이 하나님의 귀한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아이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고 마음가짐이 달라진 것이다.

 또한 전국교육자선교회 활동을 하면서 부임하는 학교마다 신우회를 만들어 학교에서 예배도 드리고 기도하며 지역의 기독교사들이 연합해 예배를 드리는 모임도 만들었다. 올해는 전국교육자선교회 회장직을 맡아 그 어느 때보다 그 맡은 사명에 대한 책임이 막중하다. “제가 수련회를 통해 받은 사명을 다른 기독교사들도 받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수련회를 준비하고 있어요. 모든 기독교사들이 학교선교사로서 사명을 갖길 희망하며 기도하죠”

 정경자 선생님이 학교와 교회에서 맡은 사역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전적인 지원이 없으면 불가능했다. 특히 남편 문봉한 집사는 청소 등 집안일을 돕는 것은 물론 주일에는 교육자선교회 봉사로 바쁜 그를 대신해 친정어머니를 교회에서 집으로 모셔다 드리고 식사까지 챙겨드리는 등 정 선생님의 어깨를 한결 가볍게 해준다.

 1993년 예수님을 영접한 이후 정경자, 문봉한 집사 부부는 가족 구원을 위해 열심히 기도했다. 명절과 때마다 드리는 제사 대신 예배를 드리기 위해 기다리고 인내했다. 크리스천 며느리와 아들로서 부모님이 편찮으시면 즉각 경북 영주까지 차를 몰아 병원으로 모셨고, 집안의 대소사는 물론 궂은일과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일은 자청했다. 2004년 어느날 수십년동안 제사를 지내온 아버님은 장남인 문봉한 집사를 불러 제사를 물려주겠다고 하셨다. 정 선생님 부부는 바로 지금이 제사를 예배로 바꿀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정 선생님은 3주 동안 아침금식기도를 하면서 하나님의 공의가 이 가정을 주관해달라고 기도했다. 금식기도 후 부부는 아버님께 ‘우리 집에서 제사는 지낼 수 없다. 앞으로 예배를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 완강히 거부하실 것 같았던 아버지는 순순히 허락을 하셨다. 큰 며느리의 헌신을 지켜보셨던 아버지는 마음 문이 열려 추도예배를 드리기로 한 해부터 교회를 다니셨고 동생들에게도 “예수님 믿으면 쟤들처럼 된다. 너네도 교회 다니라”고 전도하시기도 했다.

 두 자녀들도 정경자 선생님에게 든든한 후원자요, 큰 힘이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이기 때문에 혹은 학교 선교사로 헌신한 엄마라서 자녀들에게 소홀하지 않을까라는 우려는 우려일 뿐이었다. 자녀들은 하나님의 돌보심 가운데 신앙 안에서 바르게 자랐다. 정 선생님은 교육자지만 아이들에게 전혀 성적에 대한 압박을 주지 않았다. 그만의 비법으로 자녀들을 따로 교육을 시킬 법도 한데 성적 통지표도 일부러 확인하지 않고 아이들에게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먼저 하나님께 기도했다. 당장의 성적향상에 일희일비하기 보다는 아이들을 믿어주고 지지했다. 특히 큰 딸의 경우 심하게 아파서 치료를 위해 결석과 지각을 자주했었기에 완치된 후 결석과 지각이 없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신앙의 울타리에서 성장한 자녀들 모두 유명 대학을 졸업했다. 명문여대를 졸업한 딸은 미국 유학을 준비 중이고 아들은 지난해 취업에 성공해 첫 월급을 하나님께 드렸다. 딸 문지현 성도는 “모든 면에서 언제나 흔들리지 않고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셨어요. 제가 어렸을 때 아파서 학교에도 잘못가고 성적이 좋지 않을 때도 꾸중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새벽기도회에 가시고 저를 위해 눈물로 기도를 드리셨던 기억이 나요. 항상 사랑으로 제자들을 키우시는 모습을 보이셨는데 그로 인해 최근 상을 받으신 거 같아요. 너무나 자랑스러워요”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 선생님은 왕따와 가출 등으로 도피성 전학을 온 학생을 스스로 자신이 맡겠다고 했다. 그 아이는 출석조차 하지 않아 직접 찾아가 아이에게 관심을 기울인 결과 무사히 졸업시켰다. 그 과정이 절대 쉽지는 않았다. 내 아이 그리고 하나님의 아이였기에 헌신한 것이다. 그녀는 이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크리스천인 우리가 언제 어디서나 먼저 남들이 안하려고 하는 일을 해야 해요. 문제가 있고 다루기 어려운 아이들을 맡아 품어야 해요. 어떤 일을 하더라도 기독교사라면 불평하거나 불만을 갖지 말고 하나님께 기도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사명을 주셨다는 것을 늘 명심해야죠”

 최근 종교편향이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직접적으로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힘들어졌다. 막막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 선생님은 강한 어조로 말한다.

 “이제는 학부모들의 기도가 더욱더 중요한 때에요. 내 자녀를 위해서만 기도해서는 안돼요. 내 아이와 함께 공부하는 아이, 친구 그리고 학교를 위해서 기도해야 해요.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임을 학부모들이 먼저 깨닫고 자신의 자녀들에게도 알려줘야해요. 앞으로 이를 위한 학부모기도회가 생길 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어요”

 정경자 선생님에게는 ‘가족’이라는 훌륭한 서포터즈가 있었다. 그의 모든 사역은 내가 아닌 우리였기에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에 가능했다. 이 아름다운 모습이 계속 이어지길 기도한다.

글·복순희 정승환 / 사진·김용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