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살펴볼 성령의 은사는 ‘예언’과 ‘영들 분별’이다(고전 12:10).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가짜가 흥왕하여 진짜를 구별하기 어려운 지경까지 이르렀다. 교회만 해도 이단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다 보니 교회 선택에 혼란스러움을 주고 있다. 성경은 마지막 때에 거짓 선지자가 일어나 기존의 신자들을 현혹하여 믿음에서 떨어져 나가도록 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고 경고한다(마 24:11; 막 13:22; 벧후 2:1 등). 이번에 살펴볼 두 은사는 이 시대에 정말 필요하면서도 주의를 요할 은사이다. 두 은사가 올바로 사용된다면 신자들의 믿음을 지켜줄 수 있지만 잘못 사용되면 오히려 신자를 낭떠러지로 이끌 수 있기 때문이다.

 예언은 성령의 영감을 받아 선포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예언을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 선포하는 것으로 국한하는 경우가 있다. 물론 예언이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예고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구약이나 신약에서 나타나는 예언의 중심적 역할은 선지자나 예언자에게 들려진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에 있다. 그러므로 예언의 내용은 미래의 일어날 일로 제한되지 않는다.

 초대교회에서 나타난 예언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한 가지는 바울이 에베소에 방문해서 그곳에 있는 제자들에게 안수했을 때 그들에게 나타난 현상처럼 성령침례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표징으로서의 예언이다(행 19:6). 또 한 가지는 교회의 직책으로서 그 은사가 꾸준히 나타나는 유형이 있는데 고린도전서에 등장한 예언의 은사는 여기에 해당된다. 고린도전서 14장 3절은 “예언하는 자는 사람에게 말하여 덕을 세우며 권면하며 위로하는 것이요”라고 말씀한다. 이 말씀에서 ‘권면’이라는 단어는 ‘일깨움’, ‘장려’라는 원어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예언하는 자는 초대교회에 있었던 중요한 직책으로 개인 혹은 공동체를 올바른 길로 인도하고 죄로부터 떠나도록 하는 역할을 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예언하는 자들은 1세기에 핍박을 받던 교회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해 주는 역할도 했다.

 예언의 은사가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예언의 말씀은 특정한 상황과 시간 그리고 사람에게 맞게 전해지기 때문에 이를 보편적인 하나님의 말씀으로 간주하기는 어렵다. 또한 예언은 부분적인 지식이기 때문에 이것을 하나님의 말씀을 판단하는 잣대로 여겨서는 안 된다.

 초대교회는 엄습해 오는 거짓 선지자들로 인해 골머리를 앓아야만 했다. 그들은 다른 복음(갈 1:6)을 전하며 성도들을 미혹하여 멸망의 길로 인도했다. 성경은 교회를 향하여 “사랑하는 자들아 영을 다 믿지 말고 오직 영들이 하나님께 속하였나 분별하라 많은 거짓 선지자가 세상에 나왔음이라”(요일 4:1)고 말씀한다. 영들 분별함의 은사는 오늘날과 같이 혼란스러운 시기를 살아가는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유익을 주는 은사이지만, 다른 은사와 마찬가지로 특정한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은사이다. 교회에 다양한 가르침이 유입되는 현실 속에서 이러한 가르침들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또한 누군가에게 신비한 능력이 나타난다고 해서 이 모든 것을 성령의 은사로 간주할 수도 없다. 성도들을 미혹하는 가르침과 현상으로부터 그들을 지키고 보호할 책임이 교회에 있다. 교회는 영들 분별함의 은사를 활용하여 이런 위험들에서 성도들을 구할 수 있다.

 교회가 부흥할수록 이를 방해하는 어둠의 세력도 증가할 것이다. 성령의 은사들은 성도들을 모으는 일에도 중요한 기능을 하지만 성도를 지키고 성장시키는 일에도 사용된다. 바울은 예언에 대해서 ‘교회의 덕’을 세운다고 가르치고 있으며(고전 14:4,5), 디모데에게는 거짓 교사를 의식하며 ‘진리의 말씀을 옳게 분별하여’ 가르치라고 당부하고 있다(딤후 2:15). 또한 교회를 파괴하고 분열케 하는 세력에 맞설 수 있도록 성령께서는 영들 분별하는 은사를 주신다. 교회가 진리의 말씀 위에 바로 서서 성령의 은사들을 활용한다면 비록 혼란스러운 세상 가운데 있더라도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국제신학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