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형제들까지도 예수를 믿지 아니함이러라

 “유대인의 명절인 초막절이 가까운지라”(요 7:2)

 유월절, 오순절과 함께 유대인의 3대 명절의 하나인 초막절은 히브리 종교력으로 7월 15일부터 일주일 동안 지키는 절기입니다. 초막절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아 출애굽 후 가나안에 들어오기까지 40년 동안의 광야 생활을 기념하여 장막을 치고 생활하므로 ‘장막절’이라고도 하며, 추수기에 첫 곡식을 하나님께 드리는 추수감사절의 성격이 있다 하여 ‘수장절’이라고 합니다. 매년 초막절이 되면, 유대인들은 집에서 나와 초막을 짓고 일주일 동안 초막 생활을 하면서 하나님께 감사의 제사를 드렸습니다. 초막절에는 유월절이나 오순절과 마찬가지로 모든 이스라엘 남자들이 예루살렘에 가서 절기를 지켜야 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께서도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는 예루살렘으로 가셔야만 했던 것입니다.

“그 형제들이 예수께 이르되 당신이 행하는 일을 제자들도 보게 여기를 떠나 유대로 가소서 스스로 나타나기를 구하면서 묻혀서 일하는 사람이 없나니 이 일을 행하려 하거든 자신을 세상에 나타내소서 하니 이는 그 형제들까지도 예수를 믿지 아니함이러라”(요 7:3∼5)

 예수님께서 동정녀 마리아의 몸에 성령으로 잉태되어 태어나신 후, 요셉과 마리아 사이에 많은 자녀가 태어났습니다. 이들은 예수님과 함께 한 부모님 슬하에서 성장하며 생활했기 때문에 예수님을 단지 맏형, 큰오빠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요셉이 죽은 후, 예수님께서는 가족의 생계를 어깨에 짊어지고 성실히 목수 일을 하셨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의 모습은 온 가족의 든든한 가장으로서 손색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이 가정에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집안의 기둥인 예수님께서 집을 떠나 버린 것입니다.

 그 후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불러 모아 그들을 데리고 다니시면서 기적을 행하시고 설교를 하심으로 사람들의 호응과 인기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형제들은 이러한 예수님의 변화를 오해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지지를 받아 정치적인 야망을 이루려고 하는 줄로 알았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께 “자기를 과시하고 사람들의 인기를 몰아서 정치적인 야망을 이루려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기적을 보여 주어야지, 이렇게 사람이 적은 시골구석에서 숨어 지내면 되겠습니까? 마침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초막절이 며칠 남지 않았으니, 이 기회에 예루살렘에 가서 사람들에게 기적을 보여 주세요”라고 말했습니다.

 본문에 보면, 예수님의 친형제들이 이와 같이 예수님께 간청한 까닭은 예수님을 믿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예수님이 맏형으로만 보였습니다. 그들은 한집에서 생활하면서 평범하고 책임감 있는 맏아들로서의 면모를 보이신 예수님께서 메시아라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공생애에 들어간 예수님의 변화된 모습이 그들에게는 한낱 정치적 야망을 이루려는 야심가로 비칠 뿐이었던 것입니다.

 이와 같이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시요, 세상 만민을 구하러 오신 메시아라는 것을 믿지 않던 형제들은 훗날 예수님께서 장사된 지 사흘 만에 부활하시고 승천하시는 것을 목격하고서야 믿었습니다. 그리고 마가 다락방에서 기도에 힘쓰던 중에 오순절 날 성령 충만함을 받고서 초대 교회의 지도자들이 되었습니다.  

※‘요한복음강해’(서울말씀사)에서 요약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