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리즈를 통해 지난주부터 고린도전서에 등장하는 9가지 은사를 살펴보고 있다. 이번에 살펴볼 은사는 ‘믿음’, ‘병 고침’, ‘능력 행함’이다(고전 12:9∼10). 이 은사들은 명확하게 외부적으로 나타나고 복음을 전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신자들은 다른 은사보다 이 은사들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가지고 하나님께 구하게 된다. 물론 다른 은사들과 마찬가지로 이 은사들도 하나님의 뜻에 따라 성령님께서 교회의 봉사를 위해 각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시는 것이다.

 첫 번째 살펴볼 믿음의 은사는 사도 바울이 다른 곳에서 말한 구원의 필수 요소인 ‘믿음’과는 다른 것이다(엡 2:8). 성경이 구원과 결부시켜 말씀하는 믿음은 기독교인이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반드시 있어야 할 하나님의 보편적인 은사이다. 반면에 성령의 은사 중 하나인 믿음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 믿음의 은사는 이후에 등장하는 병 고침과 능력 행함의 은사를 볼 때, 13장 2절의 “산을 옮길 만한 모든 믿음”과 같은 것을 지칭한다고 볼 수 있다. “산을 옮길 만한 믿음”이 무엇을 말하는지는 마태복음 17장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고치지 못한 간질병에 걸린 한 아이를 예수님께서 고쳐주신 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겨자씨만한 믿음을 가지고 있어도 산을 옮길 수 있다고 말씀하신 사건이다. 여기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믿음은 구원을 받기 위한 믿음을 넘어서서 불가능한 일을 가능하게 하는 믿음을 말씀하시는 것이다.

 모든 신자가 산을 옮길 만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특수한 경우에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믿음으로 이루어 내는 경우를 보게 된다. 사도행전에서도 이 은사를 살펴볼 수 있다. 베드로가 룻다에서 사역을 하고 있을 때, 그곳에서 가까운 욥바에서 두 사람이 베드로를 찾아 왔다. 그들은 도르가라는 한 여제자의 죽음으로 도움을 청하기 위해서 온 것이었다. 베드로가 그들과 함께 그곳에 가서 보니 모든 과부가 도르가 옆에서 슬퍼하고 있었다. 베드로가 모든 사람들을 다 내보내고 무릎을 꿇고 기도한 뒤, 시체를 향하여 “다비다야 일어나라” 하니 그녀가 살아났다. 이 사건은 불가능해 보이는 일을 믿음의 은사로 이루어 낸 대표적인 사례이다(행 9:36∼42).

 병 고침의 은사는 의술이나 민간요법으로 병을 치료하는 경우와는 크게 구별된다. 하나님께서 교회 안에 특별히 병 고침의 은사를 준 사람을 통해 사람들의 병을 고치시는 것을 말한다. 물론 성경은 모든 믿는 자들에게 따르는 표적으로서 병 고침을 말씀하지만(막 16:17∼18), 은사로서의 병 고침은 다른 경우다. 사도행전 3장에 기록된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 미문 앞에 앉아 구걸하던 앉은뱅이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고친 사건을 예로 들 수 있다. 병 고침의 은사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마음대로 고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감동하심과 명령에 따라 행하게 된다. 병을 고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기 때문에 치료가 나타났다고 해서 자신을 과시하거나 반대로 치료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해서 낙심해서는 안 된다(고후 12:8∼9).
 능력 행함에서 ‘능력’으로 사용된 헬라어는 ‘권능’, ‘능력’ 등의 의미를 가진 ‘뒤나미스’의 복수형이다. 그러므로 어떤 한 가지의 능력이나 기적을 지칭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능력이나 기적을 총칭하는 것이다. 이 은사는 성경에서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성령을 속인 죄로 죽임을 당한 사건(행 5:1∼11)과 바울과 바나바를 대적하던 마술사 엘루마가 잠시 맹인이 된 사건(행 13:4∼12)에서 나타난 것과 같이 여러 가지 기적적인 하나님의 능력을 말한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초대 교회의 사도들에게 나타난 은사들을 간접적으로 보게 되지만 지금도 교회가 세워지고 복음이 전해지는 과정에서 성령님께서는 이런 은사들을 나타내신다. 그러므로 성도는 성령님께서 주시는 신령한 은사들, 특히 믿음, 병 고침, 능력 행함의 은사를 사모해야 한다. 그리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생각을 뛰어 넘어 하나님의 일들을 이루어 가실 것이다.

국제신학연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