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열둘 중의 하나로 예수를 팔 자러라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의 한 사람은 마귀니라 하시니 이 말씀은 가룟 시몬의 아들 유다를 가리키심이라 그는 열둘 중의 하나로 예수를 팔 자러라” (요 6:70∼71)

 베드로를 필두로 하여 열두 제자는 믿음의 결단을 하였지만, 애초에 그들이 예수님과 함께하게 된 것은 예수님의 선택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그들을 일일이 택하셔서 “나를 따르라”고 하시므로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에 대해 말씀하시면서 참으로 놀라운 한 가지 사실을 밝히셨습니다. “그러나 너희 중의 한 사람은 마귀니라” 이는 장차 예수님을 팔 가룟 유다를 가리켜 하신 말씀입니다. 실제로 가룟 유다가 마귀는 아닙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가 마귀의 도구가 되어 마귀가 사주하는 일을 할 것을 예견하시고 그를 마귀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이 예언은 일점일획도 틀림없이 완전히 이뤄졌습니다. 때가 되자 마귀는 가룟 유다의 마음에 들어가 예수님을 은 삼십에 팔게 사주해 결국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죽이고 온 천하를 장악하려던 마귀의 성공은 ‘삼일천하’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마귀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임으로써 완전히 승리한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달려 사망과 흑암의 권세를 깨뜨리고 다시 살아나심으로 구주요, 영원한 승리자가 되신 것입니다.

 “그 후에 예수께서 갈릴리에서 다니시고 유대에서 다니려 아니하심은 유대인들이 죽이려 함이러라” (요 7:1)

 유대 지역에는 예루살렘 성읍이 있으며, 예루살렘에는 유대교의 구심점이 되는 성전과 유대 최고 의결 기관인 산헤드린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유대 지역에 가시기를 기피하셨습니다. 왜냐하면 그곳의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죽이려 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지난 유월절에 예루살렘에서 베데스다 연못가에 누워 있던 서른여덟 해 된 병자를 고치시고(요 5:1∼9), 이를 정죄하고 질책하는 유대인들에게 자신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말씀하셨는데(요 5:17∼18), 이 일로 인하여 유대인들이 예수님께 반감을 갖고 죽이려 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유대 지역을 다니시지 않은 것은 이러한 유대인들의 반감과 살의가 무서웠기 때문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그들에게 잡혀서 죽을 때가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을 피해 갈릴리에 계셨던 것입니다.
 이를 통해서 우리는 한 가지 깨달음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박해를 자초해서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다 보면, 가정과 직장에서, 가족과 친구와 이웃들이 박해할 때가 있습니다. 그 박해가 우리의 신앙을 포기하게 하려는 것이라면, 우리는 절대로 타협하지 말고 과감히 믿음으로 극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화평을 유지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앙을 빙자하여 자신의 고집을 꺾지 않고 자기 자신의 의(義)만을 내세우는 독선을 보여서 박해를 받는다면, 그것은 어느 누구의 탓이 아니라 스스로 자초한 것입니다. 믿음을 지키기 위해 박해받는 사람은 하늘에서 큰 상을 받게 됩니다(마 5:11∼12). 그러나 박해를 자초하여 받는 사람은 미련함으로 인하여 자기 인생을 고달프게 만든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요한복음강해’(서울말씀사)에서 요약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