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업 번창은 주님의 기적
6개월 조산 아이들 건강의 축복
20년 전 나는 사랑 하나 때문에 필리핀 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나를 도와주실 분은 하나님 뿐이었다. 영어 한마디 못하는 내가 주소 하나만 가지고 하나님의 응답처럼 남편을 만났다. 스물을 갓 넘긴 나는 가족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렇게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다. 아이를 낳은 뒤 한국에 돌아왔지만 가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한국에 와서 남편이 취직을 하고 구로에서 어른 두 사람이 누우면 빈 공간이 없는 셋집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남편의 월급이 자주 밀려 쌀도 떨어지고 콩나물값 100원, 200원도 아쉬울만큼 생활이 어려웠다. 그러던 중 한 권사님의 인도로 1995년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출석하게 됐다. 첫아이 지훈이는 임신 6개월 때 태어나 약했다. 걸핏하면 체온이 40도가 넘었고 경기를 자주했다. 가족에게도 힘듦을 하소연 할 수 없는 처지였기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아이를 데리고 금요철야예배에 가서 밤새 울다 왔다. 그러다 권사님의 권유로 기도처 성전 꽃꽂이를 하게 됐다. 경제적으로 너무 힘든 형편이었고 꽃꽂이도 해본 적이 없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꽃꽂이를 하면서 성전 열쇠를 갖고 언제든 성전에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황홀했다. 그러면서 5, 6년 동안 아이만 키우던 내게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자본금이 없으니 빚을 내서 필리핀 식품을 수입해서 팔기 시작했다. 장사는 잘됐다. 하지만 마진을 거의 붙이지 않았고, 물건을 주고 돈을 받지 못할 때도 있어 사업 규모가 커지고 바빴지만 빚도 2억 넘게 불었다.
조용기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며 성령체험을 한 남편은 항상 꿈같은 이야기를 현실처럼 말했다. 길을 가다가도 남편이 ‘여보 저 정도 집이면 살기 괜찮겠어? 차는 저 정도면 좋을까?’라고 말을 하면 나도 이미 내 것인양 대답했다. 늘 빚뿐이었지만 십일조는 드리고 싶어 1만원, 2만원씩 시작했다. 사업규모가 커지면 커지는 대로, 빚이 줄면 주는 대로 액수를 더 높여드렸다. 아무리 힘들어도 불안하지 않았고 희망이 있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는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너무 어려워 기도만 하는데 놀라운 일이 생겼다. 우리 결혼을 가장 반대했던 둘째 언니가 갑자기 3500만원을 줬다. 언니는 “자꾸 꿈에 네가 나타나니 못견디겠다. 무슨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이 돈으로 해결을 해보렴”이라고 했다.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뜻하지 않게 둘째가 생겼다. 큰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혹시 아이가 학교나 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의 아이라 놀림 받지 않을까 걱정이 있었다. 막상 둘째가 생기니 하나님이 주신 아이라는 생각에 기뻤다. 둘째가 생긴 후 형제들과의 왕래가 활발해졌다. 어머니가 주고 가신 아이라며 귀하게 생각해주었다. 하지만 하혈 때문에 아이를 가진 2개월부터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가족과 교구 식구들의 중보기도 속에 6개월을 채워 아들 지민이를 출산했다.
혼자 전전긍긍하며 꾸려오던 사업을 남편과 함께 새롭게 시작했다. 그리고 어느새 막혔던 도로가 뻥뚫린 것처럼 빚이 사라졌다. 십일조는 처음 사업을 할 때보다 100배, 200배로 늘었다. 다 빚이었으니 1000배 축복을 받은 셈이다. 또한 한국과 필리핀 간 택배업을 하면서 선교사님들과 교류하며 선교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됐다. 남편은 4년 전부터 큰 아들 지훈이를 데리고 방학이 되면 필리핀 오지에 가서 사랑의 집짓기를 하고 있다.
하나님께서 우리 부부를 왜 만나게 하시고 결혼하게 하셨는지 최근 남편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조심스럽지만 선교사님들을 도우라고 하신 게 아닌지 생각해보았다. 엄마 뱃속에서 열달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난 두 아이도 무럭무럭 건강하게 성장해 올해 19살, 10살이 됐다. 대입을 준비하는 큰아들은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싶어 한다. 제대로 배워 베푸는 일을 하고 싶단다.
밥을 못 먹을 정도로 힘들었던 과거도 있었지만 하나님이 함께 하셨기에 우리 가족은 항상 꿈을 꿀 수 있었고 행복했다. 세상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을 만나고 하나님과 동행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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