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복음전문의료인연합회에서 봉사하는 이수국·김 현 집사 가족. <사진 왼쪽부터 치과 김혜영 집사, 약사 김현 집사, 약사 이수국 안수집사, 이종호 성도>

의료 봉사로 하나님의 사랑 실천하는 가족
가족 4명이 ‘순복음전문의료인연합회’ 봉사 중
함께 봉사하며 가족사랑 더욱 끈끈, 돈독해져 

 주일이면 순복음의 의료인 봉사자들이 진료를 하는 순복음전문의료인연합회에 수백 명의 사람들이 찾아온다. 남녀노소는 물론 외국인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곳에서 우리교회 의료인들은 자신의 달란트를 활용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이곳에 한 가족 중 무려 4명이 봉사를 하고 있는 특별한 가정이 있다. 이수국 안수집사(양천대교구)와 김현 집사, 김혜영 집사, 이종호 성도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약사인 이수국 집사와 김현 집사는 부부다.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이종호 성도는 이들의 장남이고 치과전문의인 김혜영 집사는 김현 집사의 막내 동생이다. 사람들은 부부가, 부모 자녀가, 자매가 같은 곳에서 함께 봉사하는 모습을 신기해 하기도하고 부러워한다. 이 가족에겐 남다른 사명이 있지 않을까, 의료인 가족이라면 무언가 특별한 게 있지 않을까 궁금증을 품고 이들을 만났다.

 이수국 안수집사의 가족이 의료봉사를 하게 된 것은 2001년 부인 김현 집사가 우리교회에 출석하면서부터 지인을 통해 의료선교회(현재 순복음전문의료인연합회) 의료인들과 교류하게 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2003년 아내 김현 집사의 추천으로 이수국 집사가 기존 봉사자들을 조금씩 돕다가 합류하게 됐고 지금은 약국팀 부회장과 의료인연합회 기획팀장까지 맡고 있다. “의료선교회에서 순복음의료센터로, 또 순복음전문의료인연합회로 발전하면서 시설도 보강되고 봉사자들의 참여도 늘었지만 도움을 요청하는 분들도 더욱 많아져서 의료인 봉사자가 많이 필요해졌어요” 이 집사는 무엇보다 의료인 모집에 큰 관심을 갖고 있었다. 

 이종호 성도는 부모님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봉사를 시작했다. “중학교 때 교회 수련회에 선교사님의 설교를 듣고 해외선교와 의료선교에 대해 꿈을 품게 됐어요. 열심히 기도만 했는데 어느날 부모님께서 ‘엄마 아빠도 봉사하는 곳이니까 해보지 않겠느냐’고 하셨어요. 너무 좋았죠. 주일에 교회 다녀오면 자거나 텔레비전 보면서 의미 없이 시간을 보냈거든요. 어리고 의료인도 아닌 내가 뭘 할 수 있나 했는데 보조하는 역할을 하게 됐어요. 기다리시는 분들 안내하고 이름 불러 드리고 약국에서는 약봉지 케이스도 만들었어요” 이 성도는 의료선교의 꿈을 위해 간호대학에서 열심히 공부 중이다.

 김혜영 집사는 치과병원(부천 이사랑치과) 원장이면서 세 아이의 어머니다. “막내가 6살인데 3살 정도 됐을 때부터 봉사를 시작했어요. 언니와 형부를 보면서 항상 봉사해야겠다고 생각했죠. 언니와 형부가 많이 도와주셔서 일도 봉사도 가능한거예요. 그리고 형부는 매주 봉사하시지만 저는 한달에 한번 오전에만 할 뿐이에요. 봉사라고 하면 계속 오래도록 해야할까봐 미리 걱정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오히려 많은 의료진들이 모이면 큰일도 큰힘들이지 않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현 집사와 김혜영 집사는 양천대교구에서 구역장 직분도 맡고 있다. 인터뷰 현장에도 나란히 공포의 빨간가방을 들고 나타났다. “의료봉사는 저희가 먼저 했지만 구역장은 동생이 먼저 임명받았어요. 제 꿈이 권사가 되는 것인데 동생이 구역장이 된 걸 보고 아차 싶었죠. 교구장님께서 구역장을 하라고 하셨을 때 거절했거든요. 동생을 통해 자극받아 열심을 낼 수 있었어요” 

 김혜영 집사는 가족이 함께 봉사하면 많은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전에는 형부, 언니 가족과 한집에서 살았고 지금도 같은 아파트에 살아요. 살림과 양육에 도움을 많이 받으니 봉사도 할 수 있고요. 남편도 남성구역장을 맡으면서 저를 더 많이 이해해주더라고요”

 이종호 성도도 아버지와 함께하는 봉사 덕분에 아버지를 많이 볼 수 있게 돼 좋다고 했다. “집에서도 아버지를 뵙지만 그 모습 말고 사회에서 아버지가 일하시는 것, 사람들과 함께하실 때의 모습을 보며 제가 알던 모습외의 다른 아버지의 모습을 발견했어요”

 이수국 집사는 “봉사하면서 아빠가 아니었으면 더 잘 해줬을텐데 아들이라서 좀더 완벽했으면 하는 기대감, 개선했으면하는 마음으로 나무라거나 잔소리하게 되서 미안할 때가 많았던 것 같아요”라며 아들에게 평소할 수 없었던 진심을 전했다. 김현 집사는 “저는 두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것을 걱정하고 많이 힘들어하는 엄마였어요. 그래서 하나님께 매달렸죠. 종호를 위해서도 2000일 기도를 하기도 했어요. 하나님께서 응답하셨고 착하게 잘자라 준 아들에게 고마워요. 이제는 함께 봉사하는 차세대 인력이라 더 잘해줘야겠어요”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흔히들 봉사라고 하면 주는 것, 힘이 드는 일이란 생각을 먼저 하지만 이들은 실제로 봉사를 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고 매력과 은혜를 체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수국 집사는 그동안 순복음전문의료인연합회에서 실시한 의료지원과 단기선교에 참여하며 필리핀(클락, 톤도, 아이따족), 태국, 우크라이나, 인도 등 다양한 곳에서 의료봉사 실시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봉사는 2010년 인도에서 선교사님들이  모이셨던 수련회예요. 다른 교단과 교파 선교사님들에게 ‘역시 여의도순복음교회구나’라는 감탄과 긍정적인 이미지도 심어주어 좋았어요. 또 저희가 봉사가는 곳이 대부분 환경이 열악한 지역인데 그곳에도 저희가 온 것을 당연히 생각하는 사람도 있지만 정말 치료가 절실했던 분들이 고마워하실 때는 ‘내가 여기 이래서 왔구나’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음에 뿌듯하고 감사하죠”

 김혜영 집사도 필리핀 마닐라 단기선교에 동참했을 때를 떠올리며 그 감격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병원 문을 닫고 가면서 환자들 눈치를 보기도 했지만 가보니 선교에 대해서, 저의 삶에 대해서 뒤돌아보는 귀한 시간이었어요. 한국에서라면 간단히 치료를 받으면 해결될 문제인데 그러지 못해서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계시는 선교사님의 모습을 보고 제가 한국에서 하나님께 내 작은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외쳤던 것이 부끄러웠어요. 봉사를 하고 온 게 아니라 선교에 대한 도전을 받고 온거죠”

 이 가족들은 특히 남성들에게 봉사를 추천한다. 김현 집사는 “자기 자리가 있으니까 들러야 하잖아요. 예배만 드리고 가는게 아니라 교회에서 유익한 시간도 갖고 소속감도 얻게 되거든요”라고 말했다.  

 이수국 집사도 “저는 원래 봉사에 대해 목표나 꿈이 있어서 한게 아니라 부인의 권면 때문이었어요. 가서 보니까 다른 분들이 힘들게 봉사하는게 안쓰러워서 도와주다보니 하게 된 거였어요. 시작은 그랬지만 목사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은혜를 받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나누면서 의미를 찾게 됐죠. 봉사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고 실천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의료봉사는 의료인들이 하나님께서 주신 달란트를 사용해 사람들을 도우면서 하나님께 영광돌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입니다. 전문성을 가진 의료인들이 동참했으면 좋겠고 우리교회 의료봉사도 체계화되고 성숙해가기를 기도합니다”라고 말했다. 

글·복순희 정승환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