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두개골 파열, 혼수상태 13일만에 깨어나
이영훈 목사 등 수많은 사람 믿음의 중보기도로 승리

 지난달 19일 이제 막 스무 살이 된 둘째 아들 영광(사진 오른쪽)이가 오토바이를 타고 치킨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승용차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두개골이 파열되고 얼굴을 심하게 다쳤다. 눈, 코, 입, 광대, 턱 성한 곳이 하나도 없었다. 네 시간 동안 수술을 마친 뒤 수술실에서 나온 의사에게서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다. “이틀을 못 넘길 것 같습니다. 어머니, 마지막을 각오 하셔야겠어요”

 아이는 만신창이의 몸으로 혼수상태였다. 하지만 의사의 말을 인정할 수는 없었다. 무조건 아들을 살려야겠다는 마음만 들었다. 남편과 나는 더 생각할 것도 없이 여의도순복음교회 바울성전으로 달려갔다. 교회에서는 매일 철야예배가 진행되고 있었다. 예배에 참석한 성도들이 영광이를 위해 모두 중보기도 해주셨다.

 우리는 새터민 가족이다. 내가 먼저 2001년 남한에 정착을 했고 뒤이어 2003년에 남편과 두 아들이 하나님의 도우심 가운데 들어올 수 있었다. 영광이는 중학교 때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부모를 돕는 착한 아이였다. 이번에도 검정고시를 준비하면서 일을 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이다. 그동안 우리 가족은 힘든 일을 많이 겪었지만 하나님을 만난 후 하나님을 의지해서 삶을 개척하며 살아가고 있다.

 사고로 인해 그간의 일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나는 돈을 벌기 위해 1997년 중국에 갔다가 선거에 참여를 못해 다시는 북한으로 돌아갈 수 없는 사람이 됐다. 집에 두고 온 네 살, 아홉 살 아이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좌절해서 쓰러져 있던 그때 어떤 집사님이 “힘 있고 뒷배가 있는 사람을 만나게 해주겠다”며 나를 이끌었다. 그분은 바로 예수님이었다. 매일 울면서 매달리며 아이들을 만나게 해주신다면 일생을 바치겠다는 기도를 했다. 그리고 천신만고 끝에 드디어 2003년도에 아이들을 만나게 됐다.

 낯선 한국에서의 정착 생활도 쉽지는 않았다. 그러다 2005년에 새터민들의 정착과 창업을 도와주는 국제개발 NGO 굿피플 자유시민대학을 알게 돼 교육을 받고 창업준비를 하기도 했다.

 하나님께 일생을 바치기로 했기에 지금은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를 하고 있지만 그때부터 굿피플과 인연을 맺고 북한 어린이 돕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었다.

 19일 아들이 사고를 당한 직후라 미리 약속 돼 있던 22일에 굿피플 주관 간증 집회의 강사로 참석해야할지 불투명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연락을 드렸더니 오히려 자유시민대학 학장님을 비롯해 여러분이 달려오셔서 아들을 위해 기도해 주셨다. 굿피플 관계자 분들이 이사장이신 이영훈 목사님께도 우리 소식을 알렸다.

 3월 28일 아들이 사고를 당하고 혼수상태에 빠진지 열흘째였다. 이영훈 목사님께서 오셔서 홀로 중환자실에 들어가 아들을 위해 기도하고 나오셨다. 목사님은 “힘내십시오. 하나님이 반드시 살려주십니다”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3일 뒤 부활주일이었다. 면회시간이 되어 아들을 만나러 갔는데 아이의 의식이 돌아와 있었다. 죽었다고 생각한 아이가 살아서 돌아온 감격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감사밖에 할 수 없었다. 그리고 아들은 4월 24일 퇴원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감사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가족은 똘똘 뭉쳐 하나가 됐다. 또 현재 20여 명이 모이는 새터민들의 교회인 샬롬능력교회는 주일이면 눈물바다였다. 모두 어려운 상황이지만 영광이를 위해 울면서 기도해 준 것이다. 또 굿피플 지체들과 한세대학교 신학 동기생들, 이번에 5월에 함께 목사 안수를 받는 동기들도 기도에 힘써 주었다. 어마 어마한 사랑을 받았고 이번 기회로 중보기도의 능력을 확실히 알게 됐다. 믿음의 기도로 나아갈 때 하나님은 응답하신다는 것을 온 세상에 알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