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애체험전-위드 갓, 위드 미’
시각, 청각, 지체부자유 등 장애 경험
지금 갑자기 정전으로 눈앞이 깜깜해진 순간을 떠올려보자. 어둠 속에서 앞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어 잠시 우두커니 있거나 더듬더듬 손으로 헤아리며 나아가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 갑작스런 사고로 팔이나 다리에 깁스를 하고 생활할 때의 불편함도 생각해보자. 누군가에게는 일시적인 불편이지만 누군가는 일상적으로 겪는 어려움이다.
장애인대교구(대교구장 장상주 목사)에서는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장애에 대해 체험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공감과 이해의 시간을 갖도록 ‘장애체험전-위드 갓, 위드 미’를 베다니홀에서 14일과 21일에 걸쳐 실시했다. 체험전을 통해 비장애인 성도들은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손을 비롯해 신체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등의 상태를 경험하고, 장애인들의 다리와 눈이 되어주는 휠체어와 흰지팡이 등을 직접 사용해 봄으로써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장상주 목사는 “장애 체험을 통해 장애로 인해 사회적 불편과 그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을 직접 경험함으로서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장애인대교구의 여러 비전과 사역에 대해서도 나누는 기회다”라고 장애체험전에 대해 설명했다.
14일 하루 동안에도 유초등부학생부터 노령의 성도까지 500여 명이 장애체험전에 동참했다. 장애인대교구 교역자와 봉사자들의 상세한 설명에 따라 휠체어에 앉고 끌어보며 체험을 시작했다. 높이 20cm가량 되는 오르막을 만나자 앉은 사람 몸무게까지 더해진 휠체어를 어떻게 오르막 위로 움직일 수 있을지 난감해 하는 모습도 보였다. 봉사자들의 설명대로 해도 쉽지 않기는 마찬가지였다.
휠체어 체험 옆에는 시각장애인 체험이 준비됐다. 흰지팡이에 대한 설명과 사용법에 대해 숙지한 후 눈을 감고 직립보행 후 나타난 내리막 계단에서 체험자들은 혹시나 발을 헛디뎌 구르지는 않을까 큰 두려움을 느꼈다.
체험장 한켠에서는 시각장애인 봉사자가 점자 명함을 제작해 주었다. 오돌토돌한 점자로 찍힌 자신의 이름을 보고 느끼며 체험자들은 미소로 흐믓해 했다. 옆에 전시된 점자책들의 두께를 보며 놀라움을 표하기도 한다.
입으로 그림 그리기 코너는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순서였다. 자신의 이름 세자를 쓰는데도 어려움을 느끼며 손과 발이 없는 장애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 그 옆에는 장애인대교구 교역자가 간단한 일상표현의 수화를 가르쳐주는 코너도 마련됐다.
이날 장애체험전에는 가족단위의 성도들도 눈에 많이 띠었다. 7살 아들 수빈 군과 아내 이정희 집사와 장애체험에 나선 전성은 집사는 “입으로 글을 쓰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 침을 흘리며 열심히 썼지만 글씨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안 써졌다. 장애체험을 하며 장애인들을 더욱 많이 배려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중도 장애인들이 많은 것을 알게 됐고 비장애인들도 남의 일이 아니라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한다”고 말했다.
장애체험전 한쪽 벽에는 체험을 마친 성도들이 소감을 남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장애인들은 길을 가다가 다치거나 항상 이러한 위험속에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어려울 것 같다. 잠깐이나마 체험을 통해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불평이 많았던 나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감사합니다’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라는 성도들의 따뜻한 글귀가 가득 남겨 있었다.
장애인대교구에서는 체험을 마친 성도들에게 기념품으로 손톱깎이와 열쇠고리 세트를 증정하기도 했다.
글·복순희 / 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