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풀렸습니다. 강과 하천에서 노는 새들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무사히 겨울을 난 철새들이 북상을 시작했습니다. 가창오리, 청둥오리, 큰기러기 등 겨울 강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새들이 고향을 찾아 올라가고 있습니다. 해마다 가을이면 반가운 손님처럼 찾아왔다가 이맘때면 어김없이 떠나는 철새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의 신비로움 그 자체입니다.
수십만 마리의 겨울 철새들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 것일까요? 막연하게 시베리아 쪽에서 번식을 하고 한반도에서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을 뿐, 번식행태와 이동 경로 등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은 많지 않았습니다. 우리 과학자들의 끈질긴 노력으로 철새 이동의 비밀이 조금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대표적 겨울철새 청둥오리의 번식지와 이동과정이 처음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충남 아산에서 월동하는 청둥오리에 인공위성 추적기를 달아 이동 습성을 추적했습니다. 청둥오리는 지난해 3월, 불과 사흘 동안 700km를 날아 중국 요령성 센양에 도착했습니다. 약2주 뒤엔 이틀 동안 670km를 이동해 내몽골 힝간으로 이동했습니다. 이곳에서 여름을 나며 번식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둥오리는 지난해 11월 다시 남하를 시작해, 20일동안 약 1300km를 날아 아산으로 돌아왔습니다.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주로 야간에 출발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또 중간에 머무른 곳을 최소화하면서 한꺼번에 최대한 멀리 날아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한번 월동했던 곳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앞으로 효과적인 철새 보호대책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 많은 철새들이 계속 우리나라를 찾아올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개발과 기후변화 등으로 서식지가 날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사람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자연을 파괴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사람에게 되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달려갈 것이 아니라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의 새들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철새가 살 수 없는 곳에서는 사람도 살 수 없습니다. 새들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은 사람을 더욱 소중히 여깁니다. 하나님이 만드신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것, 크리스천의 의무 중 하나입니다.
나신하 기자(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