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 대한 오해와 편견 이해하죠, 저도 그랬어요”
북한의 기독교인 박해 다룬 영화 ‘사도’ 촬영 중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있는 새신자친교실에서 새신자들을 맞이하는 친숙한 얼굴을 만날 수 있다. 탤런트 윤덕용 장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최근 출연했던 욕망의 불꽃을 비롯해 불멸의 이순신, 명성황후 등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드라마와 수많은 작품에서 우리는 그를 만났었다. 윤 장로는 최근 북한 기독교인 박해를 다룬 영화 ‘사도’에 주인공 아버지 역할을 맡아 한창 촬영 중에 있다. 72세라는 나이에도 불구하고 영화소재의 특성상 매서운 추위 속에서 촬영이 진행됨에도 열연하고 있다. 그는 “이게 모두 다 하나님이 건강을 허락해주셔서 가능한 것”이라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렸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새신자들이나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들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말한다.
“사실 저도 교회에 대한 오해와 편견으로 가득했던 사람이었어요. 아내가 먼저 교회를 출석했는데, 주일이면 저에게 교회에 가자고 설득했어요. 평소 교회하면 생각하고 있었던 것들이 ‘신자라면 외골수 같고 답답한 사람들’이었어요. 한 번만을 외치는 아내 때문에 ‘딱 한번만’이라며 예배에 참석했는데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에는 많은 사람들로 편히 앉기조차 힘들었어요”
예배를 드리면서도 교회에 대한 좋은 생각이 들기는커녕 오해와 불신만 커졌던 그는 다시는 교회에 안간다며 아내에게 호통만 쳤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선배 연기자이자 당시 집사였던 문오장 목사가 성극을 하자고 찾아왔다. 출연료를 주겠다는 선배의 설득에 마지못해 성극에 참여했다. 연습을 위해 매일 같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았다.
“아내와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었지만 연습할 때마다 성극을 위해 수고가 많다며 간식 등을 챙겨주고 기도해주는 분들에게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어요. 지하성전에 무대를 만들어 성극을 했는데 많은 성도들이 보고 ‘은혜 받았다’며 저희를 격려하고 기도해주는데 마음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게해서 그는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달라지는 사람이 없듯 윤 장로도 새신자시절을 이렇게 회고했다.
“주일이면 아침부터 저를 깨우는 아내에게 오후 예배도 있다며 맞서기도 했죠. 또 막상 예배에 가면 저를 알아보는 성도들이 있다는 것이 신경쓰이고 부끄러워서 예배를 드리러 가도 축도가 끝나기도 전에 부리나케 도망가듯 성전을 나왔어요. 목사님의 말씀도 의심스럽기만 했죠”
그랬던 그는 매주 설교를 들으며 조금씩 마음에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 자들아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는 말씀에 ‘설마’하면서도 기도로 고민을 내어 맡기자 그는 하던 일들이 술술 풀리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성찬예배를 드리던 중 놀라운 체험을 했다. 믿겨지지 않았던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이 갑자기 그의 마음속 같은 곳에 전달됐다. 특히 ‘아무 흠도 없고’(찬송가 229장) 찬송을 부르는 순간 참을 수 없는 눈물이 끝없이 흘렀다. 엎드려 드린 눈물의 기도는 예배가 끝나도 계속됐다. 그렇게 깨어진 그는 매주 예배가 기다려지고 알 수 없는 평안과 기쁨이 넘쳐났다. 목사님의 말씀에 은혜받고자 남의 눈치도 보지 않고 앞자리에 앉기 위해 주일 일찍 나오는 것은 당연하게 됐다.
주일이면 도망치기 바빴던 ‘도망자’였던 윤 장로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남을 위해 중보하는 크리스천이 됐다. 최근 윤 장로는 주일이면 새신자분과위원회 소속으로 새신자들의 안내 등을 봉사하는 것은 물론 개척교회 등에서 신앙 간증을 통해 주님을 전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오늘도 윤 장로는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 모든 것을 주님께 한 번 맡겨 보세요”
글·정승환/사진·김용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