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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여행…공존의 지혜

 야생 조류를 보고 느끼는 탐조여행이 제철을 맞았습니다. 새를 관찰하는 것은 겨울이 제격입니다. 텃새와 더불어 수많은 겨울철새들을 볼 수 있는 계절입니다. 새들이 주로 강이나 하천, 바닷가에 모이기 때문에 찬바람에 대비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조금의 수고를 감수한다면 탐조여행은 쉽게 잊지 못할 겨울추억을 만들어줍니다. 큰기러기 무리의 대이동, 석양녘 가창오리 떼의 군무, 백조들의 화려한 날개춤, 두루미 가족의 우아한 날개짓 등 TV 화면으로만 보던 모습을 실제로 보게 되면 탄성이 절로 나옵니다.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뭉클한 감동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물 위에 떠다니며 생활하는 수면성 오리들을 자세히 관찰해보면 종류가 다른 철새들이 어울려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모여 있으면 먹이를 찾기도 수월하거니와 다른 천적이나 위협요소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에도 유리합니다. 새들은 잘 다투지 않습니다. 나 혼자 잘 살겠다고 무의미한 경쟁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어려움에 처하면 한 데 모여 활로를 찾습니다. 

 한겨울은 사람뿐 아니라 새들에게도 고난의 시간입니다. 물이 얼면 먹이도 귀해집니다. 물은 먹이의 공급원이자 휴식공간이며 피난처이자 번식의 터전입니다. 물풀 뿌리나 작은 물고기류를 먹고 사는 새들에게 물이 언다는 것은 서식처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새들은 먹이를 찾아 뿔뿔이 흩어지지 않고, 주로 소규모 무리로 나뉘어 먹이나 서식공간을 찾습니다. 습지가 준설 공사 등으로 사라지더라도 몰려다니며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냅니다.

 야생의 새를 본다는 것은 단순히 동물을 구경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돈 쓰는 재미와 말초적 자극을 내세우는 소비적 여가와는 확연히 다릅니다.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깨닫는 시간입니다. 더불어 자연의 구성원으로서 인간이 지녀야 할 겸손함을 배우게 됩니다. 새들은 지배하려거나 더 많이 가지려하지 않습니다. 저 하나 살겠다고 나대거나 무리에게 해를 끼치는 일도 없습니다. 현명한 새들은 어리석고 탐욕스러운 사람들보다 낫습니다. 자연이 주는 교훈입니다. 하나님이 자연의 동식물을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신 의미를 생각하게 됩니다. 경쟁에 지치고 인간관계에 낙담할 때, 가까운 자연으로 탐조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요?


나신하 기자(KBS)

 

기사입력 : 2013.02.10. am 11:01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