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바르에 예수님의 사랑 전한 ‘백인 어머니’

39년간 질병과 위험 딛고 아프리카 부족에 복음 전파

 메리 슬레서는 스코틀랜드 던디 지역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그의 아버지는 가족들을 괴롭혔고 생계는 어머니가 맡아야 했다. 메리도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온 날은 집에서 쫓겨나기 일쑤였다.

 어린 메리는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들을 돌보았고 14살부터는 면직공장에서 일해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했다. 가난한 형편에 고된 노동을 하면서도 공장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여는 학습시간에 열심히 공부했다.

 메리에게는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리와 그의 형제들은 어린 시절 그리스도를 영접하고 선교에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의 어머니는 자녀들에게 선교사 보고서를 매주 읽어주는 신실한 그리스도인이었고 아들 존이 선교사가 되기를 꿈꿨다. 메리는 스코틀랜드 장로교회를 섬기며 주일학교 교사로, 퀸스트리트선교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었다.

 메리가 25살 때 남동생 존이 결핵으로 죽음을 맞게 된다. 어머니의 소망은 끊어진 듯했다. 또한 선교지에서 데이비드 리빙스턴이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리빙스턴 선교사의 선교사역과 삶에 많은 감명과 도전을 받아왔던 메리는 가슴이 뛰었다. “그가 하던 일은 어떻게 될 것인가. 누가 그를 대신해 원주민들을 궁핍과 죽음에서 구할 것인가” 이 두 가지 사건은 메리 슬레서가 선교사가 되기로 헌신하는 계기가 된다.

 메리는 에든버러 연합장로교회 선교위원회의 파송을 받고 1876년 교사로서 칼라바르로 갔다. 칼라바르는 현재의 서아프리카 나이지리아 땅이다. 원주민들은 마법과 미신, 잔인한 부족 관습 때문에 복음의 메시지에 관심이 없었다. 특히 한 부족은 쌍둥이 아기를 죽이는 관습도 있었다. 그들은 악한 영의 저주 때문에 쌍둥이가 태어난다고 믿었다. 그래서 아기들을 죽이고 쌍둥이를 낳은 엄마도 죽이거나 부족에서 내쫓았다. 메리는 부족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한편 쌍둥이의 엄마들과 아기들을 탈출시키고 보살폈다. 아주 위험한 일이었지만 그의 노력을 통해 끔찍한 관습이 중단됐다.  

 메리는 더욱 용기를 내 칼라바르 위쪽의 오지 오코용으로 가기로 결심했다. 이미 몇몇 선교사들이 죽은 지역이었고 독신 여성 선교사가 혼자 들어가 사역할 곳이 아니었다. 하지만 예수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었던 메리는 두려움을 접었다. 그녀의 용기에 감명 받은 오코용 왕은 선교 개척사역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25년간 메리는 학교와 의료 시설을 열어 그곳 사람들을 섬겼다.

 또한 1892년 최초의 오코용 부영사가 됐다. 선교사였지만 영국 최초의 여성 부영사가 된 것이다. 사람들은 분쟁거리가 생기면 메리에게 달려왔다. 메리는 현명하고 지혜롭게 재판을 진행했다. 메리는 왕과 정부 관료들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었으나 일반 사람들과 함께 아주 소박한 삶을 살았다.

 한때 그를 사랑한 한 선교사의 청혼을 받아들이기도 했다. 메리가 말라리아에 걸려 아플 때 간호를 해준 그에게 사랑을 느꼈다. 하지만 결혼을 이유로 사역을 멈춰야 할 상황에 놓이자 메리는 오랜 고민 끝에 결혼을 포기했다. 메리는 결혼보다 예수님을 위한 선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약혼을 취소했다.

 55세 때 메리는 또다시 선교지를 옮겨 선교를 펼쳤다. 10년간 교회를 짓고 학교를 세우고 복음을 전했다. 67세가 되던 1915년 그녀는 그녀가 사랑했던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흙 오두막집에서 숨을 거뒀다.

 당시 아프리카는 백인선교사들의 무덤이라 불리울 만큼 척박한 환경과 위험이 많은 곳이었다. 하지만 메리는 ‘백인 어머니’라는 칭송을 받으며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주었다. 39년간 질병과 온갖 위험과 난관이 메리 슬레서를 찾아왔지만 복음을 전하고자하는 그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메리 슬레서는 잔인한 풍습을 멈추게 하고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고 분쟁이 있는 곳에 평화가 깃들게 한 작은 예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