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선물로 받은 깜짝 놀랄 이야기
외국인체류자 150만, 다문화시대 도래
사랑과 복음 가지고 이들에게 다가가야
 
 우리는 과천서울대공원에서 코끼리를 볼 수 없을 뻔 했다. 2010년 초 우리나라에 있는 9마리 코끼리 중 암코끼리들이 늙어 더 이상 출산을 할 수 없게 돼 문제가 발생했다. 더욱이 코끼리는 희귀, 멸종 동물로 지정되어 국가들 간에 매매나 이동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국가에서도 풀기 힘든 숙제였다. 그런데 지금 과천 서울대공원에는 스리랑카에서 온 코끼리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했을까? 이 코끼리 문제의 돌파구는 바로 10년 전에 김해성 목사가 심은 사랑이었다.

 김 목사는 10년 전 경기도 광주의 산업도로 버스정류장에 외국인 두 명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추운 겨울임에도 옷도 제대로 입지 못해 움츠리고 있는 그들이 안쓰러웠던 그는 정차를 하고 그들에게 다가갔다. 일자리를 찾으러 왔다는 그들에게 김 목사는 밥도 먹이고 직장도 구해주었다. 이 일을 계기로 스리랑카 노동자 공동체와 교회가 형성됐다. 하루는 스리랑카 설날 행사 때 모일 친구들 중 한 명의 작은 아버지를 초청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흔쾌히 요청을 허락하고 극진히 대접했다. 그런데 그 작은 아버지는 당시 스리랑카의 야당 국회의원이었는데 국무총리를 거쳐 지금은 대통령에 당선된 라자팍사 대통령이다. 라자팍사 대통령은 내전을 종식시키고 재선에 성공하며 국민들의 지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김 목사는 라자팍사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스리랑카를 방문했고 그 때 코끼리를 선물로 받은 것이었다. 김해성 목사의 작은 실천의 사랑이 큰 코끼리가 된 것이다. 김 목사는 “이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다”라고 말했다.
 1980년부터 현재까지 줄곧 노동자선교에 앞장 서 온 김해성 목사는 “현재 국내에 체류 중인 외국인이 150만 명이다. 최저 출산율 국가인 우리나라는 앞으로 인구부족과 노동력부족으로 외국인 체류자 수가 500만에서 천만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다인종, 다민족, 다문화사회가 우리에게 성큼 다가왔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김 목사는 프랑스의 인종폭동사태 등을 예로 들며 한국사회가 다문화사회로 가는 첫 단추를 잘 꿰지 않는다면 장차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사랑’ 그리고 ‘복음’임을 강조했다.

 그는 1992년도부터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문제, 노동문제에 매달렸다. 그 두 문제만 해결할 수 있다면 외국인노동자들의 삶이 변화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의 기대감은 철저하게 부서졌다. 그가 열심히 싸워 얻은 보상금을 가지고 외국인노동자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마약, 술 등에 빠지거나 방탕한 삶을 살기 일쑤였다.
 김 목사는 그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뀌기 위해서는 사랑만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의 삶을 근원적으로 바꾸고 인도하는 방법은 그들이 살아 있는 예수님을 만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센터와 함께 교회를 설립했다. 교회를 통해 그들의 삶이 근원적으로 변화되면서 신학교에 가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해 이들을 위한 신학교를 세웠다. 지금은 많은 이들이 신학교를 졸업하고 자국으로 파송되어 목회와 개척을 하고 있다. 김해성 목사는 외국인노동자뿐 아니라 이주민들을 위한 쉼터와 병원 그리고 학교를 개설해 다문화가족을 위한 선교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김해성 목사는 “주님은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셨다. 외국인노동자나 이주민 가족들은 그 땅끝에서 온 이들이다. 이들이 복음을 가지고 땅끝으로 돌아가면 자연스레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것이 된다”며 외국인노동자와 이주민들을 향한 선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그는 “무엇보다 우리가 사랑과 복음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며 다문화사회의 도래에 함께 우리가 가져야할 자세에 대해 다시한번 당부했다.

글 정승환 / 사진 김용두 / 편집 김성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