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을 배웠습니다
나눔은 구원받은 크리스천의 의무
하나님께 받은 복, 이웃과 나눠야

 사람들이 장발장이라 부르는 제 아빠에 대해 말씀드리려 합니다. 비록 피는 안섞였지만 친아빠 이상의 분입니다 제겐. 돌아가신 후에야 제 남편으로부터 아빠의 과거에 대해 듣게 되었습니다. 사위에게 유언을 남기시고 떠날 만큼 아빠는 저를 각별히 사랑해 주신 분입니다. 한결같은 사랑으로 저를 인도해주셨고 쉴만한 물가 푸른 초장에서 행복함을 느끼게 해준 존재입니다. 아빠의 임종을 지켜볼수 있던 것은 참 다행이었습니다. 눈물은 났지만 그때처럼 평안한 아빠의 얼굴을 본적이 없었거든요. 장례예배 때 오신 조문객들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많은 분들이 오셨는데 아빠가 살아생전에 베풀었던 사랑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듭니다. 정말 아빠는 소외되고 어려운 사람들을 섬기기 위해 이 땅에 온 사람처럼 사랑이 넘치는 분입니다.

 사실 어렸을 땐 잘 몰랐습니다. 아빠가 왜 사업에 성공하여 큰 돈을 벌어야 했는지, 시장의 자리에까지 오르면서도 헌신과 나눔의 삶을 살아야 했는지. 무엇보다도 그토록 이사를 다니며 도망자의 삶을 살아야 했는지 까지도. 
 아빠를 만난 제 기억의 처음은 어린 시절 한 여관앞 뜰이었습니다. 엄마가 여관에 저를 맡겨놓았는데 몇달째 소식이 없어서 여관주인은 제게 힘든 일을 강제적으로 시켰습니다. 바닥을 쓸며 몸과 마음이 힘들 때 멋진 신사 한 분이 다가오셨습니다. 제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시면서 제 이름을 물어보셨죠. “코제트예요” 제 작은 목소리에도 그 분은 저를 알아보셨고 여관주인의 마수로부터 구출해주셨습니다. 많은 돈을 지불하고 저를 그 지옥같은 곳에서 해방시켜주셨어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마귀의 손아귀에 있던 우리들을 십자가의 고귀한 피값으로 구원시켜 주셨듯이 말입니다.
 아빠를 따라 여러 곳을 전전했습니다. 어디에 있든지 아버지 삶의 방식은 늘 ‘나눔과 베품’이었습니다. 전 그런 아빠가 존경스러웠습니다. 지옥같았던 여관에서 탈출시켜 주신 것도 감사한데 친딸처럼 키워주시는 아빠, 그런 아빠가 밖에서도 소외되고 가난한 자들을 돕는 천사같은 분이라는게 자랑스러웠습니다. 사업을 시작하셨죠. 크게 성공하고 돈을 많이 벌었지만 그 돈들을 보며 늘 이렇게 말씀하신 아빠셨습니다.

 “코제트야. 이 돈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란다. 그러므로 나누어주고 베푸는데 귀하게 써야 한단다” 

 아빠가 시장이 되어서 하신 일들을 듣고 또 한번 뭉클했습니다. 가난한 빈민들에게 돈과 먹을 양식과 옷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셨습니다. 또 어디선가 비명이라도 들리면 누구보다도 더 빨리 달려가서 도움의 손길을 베풀었습니다. 사랑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서 사랑을 베푸시고 추위에 떠는 이들에게는 아낌없이 옷을 벗어주곤 하셨다고 하네요. 시장이지만 밤에도 고통받는 자들을 찾아 도시를 시찰하시곤 하셨답니다. 그런데 참 하나님의 예비하심은 놀랍죠. 어느날 밤인가 제 어머니인 판틴을 만나게 하셨으니까요. 아빠 회사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쫓겨나 인생의 밑바닥까지 추락, 다시 아빠와의 만남까지 이 모든 것이 야훼이레 하나님의 예비하심이었습니다. 결국 판틴은 고통의 끝자락에서 아빠의 배려로 행복감을 느끼며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아빠는 판틴의 죽음을 바라보며 판틴의 딸이었던 저를 평생 친딸처럼 키우겠다고 맹세하셨습니다.

 또 한가지, 아빠의 사랑을 잊을 수 없는 것은 제 남편을 만나게 해주신 것입니다. 남편은 당시 빈부격차가 극심했던 프랑스의 현실을 혁명으로 해결하자고 분연히 일어섰던 젊은 청년 중의 한 명 이었습니다. 이 땅을 고치자고 일어선 청년들이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결국 시위는 처참한 죽음으로 끝났고 그 와중에 쓰러진 남편을 아빠가 들쳐업고 데려오셨습니다. 극진한 간호로 제 남편은 새삶을 얻게 되었고 저와 가정을 꾸밀 수 있었습니다. 다 아빠의 헌신적인 사랑 덕분이었습니다. 그렇게 안하셔도 되는데 아빠는 시위대에 자신의 신분을 감춘채 합류하셔서 남편을 구해내신 것이지요. 전 이렇게 아빠의 믿음의 행동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배웠습니다. 이 땅에 인간의 모습으로 오셔서 섬기시고 헌신하신 예수님의 은혜를 배웠습니다. 아빠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살리시고 천국으로 가셨습니다. 나눔과 구제가 예수 믿는 크리스천들의 의무임을 알려주고 가셨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이 땅을 변화시킬수 있는 것은 작은 사랑의 실천으로부터 가능하다는 교훈을 알려주신 분입니다. 아빠의 일생은 그 어떤 혁명보다도 위력적이고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그 사랑의 아름다운 위력앞에 이제야 고백해봅니다. 사랑합니다. 아빠!

칼럼니스트 push980@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