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하고 애통한 마음 가질 때 주님 함께하셔

 예수님은 이 땅에서 우리가 어떻게 하면 쾌락을 누리고 안락을 누리고 살 것인지를 가르치시지 않으셨다. 예수님은 이 땅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즐겁고 안락함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 아니라 애통함에 관심을 가지라고 말씀하신다. 자신의 죄와 부족함으로 인해 슬피 울고 좁은 길로 가라는 것이다. 바리새인처럼 자기 의를 드러내는 기도를 받지 아니하시고 세리의 회개의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께 우리는 애통하는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내는 능력을 회복하기를 기대한다.

 여러해 전에 아끼는 후배의 장례식을 다녀온 적이 있다. 후배였지만 평소 성실하고 가정적이며 내 이야기도 잘 따라주어서 많이 아끼는 후배였다. 그해 여름에 후배는 가족들과 가까운 친척들과 함께 여름 휴가를 떠났다. 그런데 아이들은 물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강가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 데 그때 후배의 아들이 급류에 휩쓸리어 떠내려가고 있었다. 이를 본 후배는 바로 물로 뛰어들어가 아들을 구하기 시작했다. 자기 아들을 구해내었으나 자기 자신은 힘이 빠져서 물에서 나오지를 못하고 익사하고 만 것이었다. 문상을 가서 가족들을 위로하는데 아빠 때문에 살아난 중학생인 아들이 서럽게 울고 있었다. 평소에 아빠에게 공부 안한다고 야단도 맞고 꾸지람도 들었지만 아빠의 큰사랑을 느끼면서 통곡하고 있었다. 이 아들에게 “실컷 울어라. 아빠가 들을 때까지…” “그리고 아빠가 못한 꿈까지 다 이루어라”며 같이 부둥켜안고 울면서 격려했다. 돌아오면서 아빠의 큰 사랑과 이 아들의 통곡하는 눈물을 떠올리면서 사랑이 우리를 뜨겁게 하고 희망을 주고 생명을 주는 것임을 절감했다. 그리고는 가슴에 저미는 아픔에 북받치는 슬픔을 안으며 스스로 그 아들에게 ‘아픔을 견디면 괜찮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고 격려와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다. 얼마나 많은 이 땅의 젊은이들과 청춘들이 아픔을 안고 눈물을 참고 살아가고 있는 지 그리고 그들 곁에서 우리 어른들은 무엇을 이야기 해주는지 그저 눈물만 닦아줄 수 밖에 없는 현실 앞에서 어떻게 멘토링하고 같이 나눔의 삶을 실천 할 수 있을까. 애통하는 마음으로 관점을 갖는 것이다. 애통하는 자만이 주님의 위로를 받고 새롭게 출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한 경쟁시대를 살면서 스스로 자포자기로 절망하는 청춘들을 수없이 만나면서 나는 ‘실컷 울어라 그리고 일어나라’고 외친다. 가슴에 저며오는 그 후배의 아들에게 울음을 참으라고만 한다면 격심한 스트레스로 아들 또한 절망하고 좌절할 것이다. 실컷 울고 한탄하며 한없이 아빠를 그리워할 때 마음이 치유되며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왜 이렇게 마음의 여유가 없어졌을까. 과거보다 훨씬 더 부요하고 물질도 넉넉하고 풍요로운데도 마음은 시들고 메말라만 가는 것일까. 이유는 관점이다. 울면 안된다는 관점이 우리를 붙잡고 있는 한 여유를 갖기란 어렵다. 슬프면 울어야하고 기쁘면 웃어야 하는 데 희노애락이 아니라 상황에 적응하는 감정의 구조화로 나의 감정이 아닌 타인의 정서가 이입된 고착화된 메마름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바라보는 가의 관점이 우리의 미래를 흥하게도 하고 망치게도 한다. 자신이 가진 강점을 바라보고 포기하지 아니하는 관점과 인식을 가질 때 우리는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다. 세상이 정해준 관점을 막연히 따라가다 보면 내게 하늘이 내려준 값진 달란트를 볼 수 없게 된다. 세상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 변화의 시기에 디지털 환경에 맞게 변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시대와 환경이 변화했지만 인식은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과거로 회귀하고 고착되어 가는 경향이 있다. 한번 길들여진 인식과 관점은 좀처럼 변화하기가 어렵다.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마 5:4)

 우리가 고정해서 바라봐야 하는 것은 주님의 시선이다. 애통하며 자신의 죄를 자복하고 회개하는 심령에는 주님께서 늘 임재해 주신다. 크리스천으로 눈물이 많다면 주님의 위로를 기대할 수 있다. 눈물을 참아야 하는 그대에게 새해에는 마음껏 울고 소리치고 부르짖으라고 말하고 싶다. 우리를 온전히 주님의 시선에 고정 할 때 죄를 회개하고 애통할 수 있는 능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