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가 변화되는 과정 겪으며 계절, 때마다 달라져
11월의 산과 들은 아름다운 단풍의 계절이다. 봄의 연한 새순이 싹이 트고 실록이 짚어가는 여름이 왕성한 광합성을 통한 성장과 생육의 계절이라면 씨앗을 남긴 나무는 대부분이 아름다운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물들이며 종국에는 떨어지는 낙엽이 된다. 나무의 잎은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생애를 통하여 나름대로 생로병사 과정을 겪는다. 사계를 통하여 아름다운 시작과 아름답게 끝맺음을 통하여 씨앗이라는 후손을 남기고 나무라는 몸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신은 없어지고 나무를 살린다. 다가오는 겨울은 춥고 때로는 눈보라가 있는 혹독한 환경에서 나무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뭇잎으로 그 기능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을 낙엽은 다가오는 계절에 적응하는 필연적인 과정이다. 그래야 겨울에 나무가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나뭇잎은 그동안의 세포내에서 광합성과 그 관련 대사활동으로 쌓여 있는 각종 노폐물을 잎에 담는다. 이것은 엽록체의 초록색을 대신하여 가을 단풍의 멋진 색상을 만든다. 단풍은 나무마다 그 고유의 색을 나타내며 같은 나무라도 조금은 다른 색을 표현한다. 나뭇잎이 그 생애 동안에 어떻게 일했는지를 잘 표현하는 것이 가을의 단풍 색상이다.
동식물의 모든 세포의 일생이 다 그러하듯 살아 있는 세포는 언젠가는 그 주어진 일을 마치고 흙으로 돌아간다. 다만 자신을 닮은 후손(유전자)을 남기고 후손을 위한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주고 떠난다. 대부분의 식물은 그 나름대로 각각이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씨앗이라는 형태로 열매를 맺는다. 동물들은 후손을 낳아 돌봄으로 생육하고 번성한다. 일부 동물들은 후손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까지도 아끼지 않고 희생한다. 그 희생을 통해 성장한 후손은 조상으로부터 받은 희생을 그대로 자손에게 이어나간다.
그러나 한 개체 안을 현미경적 세포 단위에서 관찰하면 새로 태어남과 소멸하는 일을 수 없이 반복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많은 세포들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 생존을 위해서, 번식을 위해서 세포 분열과 성장을 반복하지만 그 중에 일부 세포들은 자신을 희생하므로 한 개체의 세포공동체가 살 수 있게 돕는 세포가 있다. 만일 한 곳에 또는 특정 부위에 동일한 세포들이 필요 이상 개체수가 많아지면 스스로 죽어 없어져 주변의 세포에 먹이가 되고 공간을 만들어 준다(사진). 일종의 살신성인하는 세포이다. 학술적인 용어의 표현은 ‘세포자멸사’라고 한다. 이는 한 개체, 즉 생명 시스템을 살리기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세포이다. 이에 반하여 암세포는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자기 주도의 동일한 불량세포를 끊임없이 만들어 암세포 분열과 증식에만 집중한다. 주변에 통제 받지 않는 세포들이며 이웃의 세포를 배려하거나 고려하지 않는다. 제한 없는 암세포의 증식은 세포공동체를 파괴하며 결국에는 한 개체를 죽음으로 몰고 간다.
가을은 물러갈 줄도 아는 계절이다. 나무는 그대로 있으나 나뭇잎은 그동안 열심히 일해 온 보람을 뒤로 하고 자신을 단풍으로 아름답게 물들이며 멋진 풍광을 연출하고 낙엽이 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시기적절하게 떠날 줄 아는 것도 새 생명을 위한 공간을 제공하며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공동체를 배려하며 섬기는 것이 지혜인 것이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세계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아름다운 일이다.
성경의 전도자는 말한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은 것을 뽑을 때가 있으며 죽일 때가 있고 치료할 때가 있으며 헐 때가 있고 세울 때가 있으며” (전 3:1∼3)
(이학박사·고촌순복음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