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선교 지도자로 경건운동 확산

‘예수 수난화’ 본 후 주를 위한 헌신 다짐
세계 선교 위해 일익, 후대 강한 영향력 끼쳐

 독일의 작센주 드레스덴에서 태어난 친첸도르프는 위대한 선교 지도자이자 독일 경건주의 운동을 확산시킨 개혁자로 후대에 알려지는 인물이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귀족 가문 출신으로 파리 유학 중 루터교 경건주의자 프랑케로부터 감화를 받았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겨자씨 모임’을 조직, 신앙문제로 고민하는 형제들을 도우며 해외에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쓸 것을 다짐했다. 친첸도르프는 1719년 유럽 여행 중 한 미술품 전시회에서 ‘예수 수난화’를 보게 된다. 그림 밑에는 라틴어로 “너를 위해 나는 모든 것을 버렸건만 너는 무엇을 버렸느냐?”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그는 앞으로 자신이 감당할 사역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했다. 그리고 마침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구세주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겠다’고 결심했다.

 1721년 고향 작센으로 돌아와 그는 국왕의 변호사 직을 담당했다. 백작이었던 그는 신분에 상관없이 귀족이나 평민과 함께 어울려 성경을 읽고 기도하는데 힘썼다. 그러던 중 1722년 자신의 영지로 피난 온 기독교인 200여 명을 보호하게 된다. 바로 구교와 신교간에 벌어진 ‘30년 전쟁’(1618∼1648)으로 인해 보헤미아에서 박해당하다 탈출해 나온 모라비아(Moravia)파 사람들이었다. 친첸도르프는 이들을 돌보며 1722년 신앙적 공동체의 마을 ‘헤른 후트’(주의 가호가 함께라는 뜻)를 창설한다. 그리고 형제단으로 조직하지만 이 일로 작센 정부가 그를 국외로 추방을 하고 만다.

 추방된 친첸도르프는 홀로 영국으로 간 후 다시 스위스·북 아메리카 등지를 순회하면서 전도에 힘쓴다. 추방령이 해제된 후에는 작센주로 귀국해 ‘헤른 후트’에 거주하면서 선교를 위해 헌신한다.

 친첸도르프가 이끄는 기독교 피난자들은 영국에서는 모라비아파, 대륙에서는 헤른 후트, 자기들 스스로는 형제파라고 부르며 24시간 기도를 쉬지 않고 선교운동을 전개해 나간다. 그 결과 수많은 사람들이 유럽은 물론 미국까지, 선교를 위해 세계 곳곳으로 파송되는 결과를 낳았다.

 친첸도르프는 해외 선교에 있어 몇 가지 원칙을 세워 강조했다. ‘첫째, 선교사는 높은 곳에 있어서는 안 되고 세상 사람들 가운데에서 자신을 낮춘 생활을 해야 한다. 둘째, 예수님께서 죄인을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고, 그분을 믿는 모든 사람을 거듭나게 하신다는 복음을 직접 전해야 한다. 셋째, 최종 목적은 바로 모든 민족과 모든 나라가 구원을 얻는 것이다’ 이들의 활발한 해외 선교는 19세기의 선교사 파송 운동보다 반세기나 빨랐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은 사역을 하는데 있어 성령의 주권을 존중했고, 거듭남과 회개의 주관적인 체험을 중시했으며 복음의 열정에 불타올랐다.

 1760년 친첸도르프가 세상을 떠나기까지 모라비안교회는 28년간 활동하며 236명의 선교사를 배출한다. 한 명의 기도의 사람이 일으킨 기도 운동은 자발적 선교 운동으로 이어졌고, 많은 일꾼들이 세계 각처에서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게 하는 힘이 되었던 것이다.

 친첸도르프는 교회의 기초가 신조(信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경건에 있다고 주장해 독일의 신학자 슐라이에르마허를 비롯한 19세기 독일 신학자들, 그리고 영국의 존 웨슬리에게도 크게 영향을 끼쳤다. ‘근대 선교의 아버지’라 불리는 윌리엄 캐리도 모라비안 형제들의 출판물을 통해 도전을 받아 인도에서 사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