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은 코닥, 후지필름과 더불어 세계 3대 필름제조업체인 아그파(AGFA)가 사상 최대의 매출을 기록한 해였다. 그러나 140년 전통과 세계 최초로 흑백과 칼라 필름을 만들어냈던 아그파가 최대실적을 낸지 4년후 디지털 사진에 밀려 파산신청을 했다. 아그파의 재정이나 인재들의 역량, 소비자들의 인식 등은 세계 일류기업의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아그파가 파산 지경에 이르러 무너지게 되었을까? 아그파의 가장 큰 실수는 계획을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최고의 매출을 기록하고 난 뒤에 그들은 아마 승승장구하는 기분에 매출의 기록 돌파에만 관심이 있었고, 또 전통적인 방식의 마케팅이나 판매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만약 그들이 변화를 느끼고 좀 더 신중하게 전반적인 사업계획과 회사의 운명에 대해 점검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일본의 소니가 큰 적자를 내고 어려워 진 이유는 무엇인가. 세계 최초로 걸어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워크맨’이라는 오디오를 개발한 경험을 토대로 오디오에 대한 강한 자부심으로 미니 MD를 만들어서 시장에 내어 놓았으나 결국 MP3에게 퇴출 당하고 만다. 과거의 성공이 미래를 계속 보장 해 준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활동적 타성은 우리를 위험하게 만든다. 코닥이나 마쓰시타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기업들의 내면을 보면 자만이 도사리고 있다. 요즘 현대 중공업도 구조조정으로 난리다. 그러므로 사업에서는 잘 나간다고 절대 자만하면 안된다. 회사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갖게 되면 자만할 여지가 없다. 망하는 기업의 특징은 ‘이만하면 되겠지…그건 너무하지 않습니까’라는 태도로 도전하기보다는 타성에 젖어서 과거의 노력과 비교하여 머물러 있으려는 속성이 강하다. 신앙도 마찬가지이다. 악한 마귀도 끊임없이 노력하므로 우리도 자만심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전신 갑주를 입고 무한 도전해야한다.

 믿음이란 과거에 붙잡혀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보는 능력이다. 자기표지판을 만들어서 미래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믿음의 반대말은 의심이다. 무슨 일이든지 믿지 못하고 의심하게 되면 도전하지 않게 되고 쉽게 포기한다. 의심은 마귀가 주는 가장 큰 무기이다. 그러나 믿음이 있으면 미래를 향하여 도전하게 되고 현재를 긍정적으로 이끈다. 다가 올 미래에 대하여 절대긍정이 있기에 현재의 고난을 조명하게 되고 현재의 고난을 능히 극복하는 투입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믿음은 할 수 있게 만드는 능력이다. 우리시대의 위대한 기업가들과 위인들은 한결같이 현재를 미래에 대입하여 반드시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환경을 초월하여 성취를 이루어 냈다. 예수님께서 변화산에서 기도하고 내려오신 후에 귀신들린 사람을 고쳐 주시면서 “귀신이 그를 죽이려고 불과 물에 자주 던졌나이다. 그러나 무엇을 하실 수 있거든 우리를 불쌍히 여기사 도와 주옵소서 예수께서 이르시되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 하시니”(막 9:22∼23)라면서 ‘할 수 있거든’이라는 귀신들린 자식의 아비의 말을 꾸짖으신다.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주님의 말씀의 본질은 “믿는 자에게는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는 믿음을 강조하심에 있다. 세상적으로 보면 아무런 희망이 없는 상태에 있는 자식을 바라보면서 한탄과 절망으로 세월을 보내었을 그 아비가 이제는 예수님 앞에서도 조심스럽게 ‘하실 수 있거든’이라고 단서를 붙이게 된다. 활동적 타성에 젖어 드는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믿음은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라는 능력이다. 세상의 표지판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내면의 보이지 아니하는 주님의 크신 역사하심을 믿고 따라가고 도전하는 것이다. ‘그것이 될 수 있겠어?’ ‘가능한 일인가’ 등의 의심의 말씨를 걷어 내는 것이다. 토 달지 아니하고 도전하는 것이란 ‘나의 능력을 기준 하는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주님의 능력을 기준하는 것’을 말한다. 모세가 홍해를 건널 때 “야훼 하나님 아버지 홍해 바다를 과연 우리가 건널 수 있을까요?”라면서 의심하였던가? 여리고 성을 정복할 때 의심하지 아니하고 사람의 눈에 보이는 기준으로 평가하지 아니하고 오직 믿음으로 전진하였듯이 신앙의 타성을 벗어나서 성취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면서 나를 내려놓고 주님을 의지하여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옥표 교수(위닝경영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