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반드시 필요하지만 위험한 일, 위험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일이 있습니다. 유독성 화학물질을 다루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만약의 사고에 대비해 철저한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끔찍한 사고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지난 9월 27일 경북 구미에서 맹독성 불화수소 수용액, 불산이 누출돼 5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다쳤습니다. 주민 수천 명이 이상 증세를 호소하며 치료를 받았고, 가축 피해 사례도 계속 보고 되고 있습니다. 농작물이 말라죽고 주민들은 집단 이주를 결정했습니다.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됐지만, 늑장 대응이란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정부가 약속한 대책이 차질 없이 시행되면 외형적인 피해는 조만간 복구될 것입니다. 그러나 주민들의 정신적 상흔이 치유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어떻게 보면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 일이 더욱 어려울 것입니다.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합니다.

 현대사회는 위험사회라는 말이 있습니다. 예측할 수 없는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교통사고, 가스누출사고, 폭발사고, 붕괴사고 등 자신의 의지나 선택과는 상관없는 불행과 맞닥뜨리곤 합니다. 언론을 통해서 상세히 보도되지 않을 뿐이지 수많은 사건, 사고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억울한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단지 운에 기대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자세히 돌이켜보면 천재지변을 제외한 대부분의 불행은 인간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많습니다. 누군가 사소한 안전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쓸데없는 탐욕을 부렸을 경우, 겉 잡을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지고 결국 다른 사람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게 됩니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작은 일이 결국 엄청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뜻입니다. 자신의 아주 작은 언행까지도 신중하고 세심하게 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신앙생활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작고 하찮은 일탈행위가 쌓이고 쌓이면 결국 믿음 자체를 잃게 되는 사태가 벌어집니다. 성경은 사탄이 우는 사자처럼 인간을 노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이 정도면 주님도 이해하실 거야’, ‘다른 기독교인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뭘’ ‘나중에 회개하면 되지’ 등 자기 합리를 통해서 죄에 둔감해질 경우, 그 대가는 돌이키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다른 선량한 신앙인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성령의 역사를 막는 엄청난 결과를 빚을 수 있습니다. 항상 깨어 기도하고 근신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나신하 기자(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