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은 세계를 다니며 찬양하는 것이죠”

14세 상경한 후 가수까지 37번 직업 바꿔
미국서 아내 따라 찾은 교회서 주님 영접 
‘동반자’는 원래 찬송가로 작곡

 국민 트로트 가수 태진아. 그는 침대 옆이나 차안이나 손이 닿는 곳이면 어디든지 찬송가와 성경책을 두고 기도하는 신앙인이다. 찬송가를 부르면 어느새 트로트로 변해 남들이 좀 웃기도 하지만 그는 언제 어디서든 찬송을 부른다.  찬송가를 편곡해 부를 정도다. 사실 2004년 유행가 ‘동반자’도 찬송가로 작곡한 노래였다.

 “원래 ‘동반자’ 가사는 ‘주님은 나의 동반자/영원한 나의 동반자/내 생애 최고의 선물/주님을 만난 거였어’로 지었죠. 그런데 막상 찬송가로 하자니 두려운 마음까지 들더라고요. 찬송과 간증을 전할 만한 마음의 준비가 안 되어 있었거든요. 하루는 교회에서 기도를 하는데 ‘먼저 유행가로 개사해 부르고, 마음이 준비되면 그 때 찬송하자’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아들 이루에게 새롭게 가사를 써달라고 했더니 주님을 당신으로 바꿔주더라고요. ‘동반자’는 하나님이 복 주신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충북 보은에서 자란 태진아는 일찍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어머니가 행상을 하며 7남매를 키워냈다. 너무나 가난해서 14세에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그는 중국집 배달원, 신문팔이, 구두닦이 등 안 해 본 일이 없다. 마지막 직업인 가수가 되기까지 무려 37번의 직업을 거친 그는 고생끝에 미국으로 건너갔다. 하지만 그 삶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었다. 

 “교회에 나가는 아내에게 ‘교회 다니면 밥이 나오냐 떡이 나오냐, 제발 잘 살 궁리만 하자’고 소리 많이 질러댔어요. 길거리에서 신문지를 깔고 선글라스와 만년필, 볼펜 등을 팔았는데 하루는 비가 심하게 쏟아지더라고요. 장사도 안 되고 속도 상해서 술을 잔뜩 마시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와 장모님이 나란히 앉아 성경책을 읽고 있더라고요. 다른 때 같으면 ‘야’ 하고 소리를 질렀을 텐데, 그날따라 두 사람의 모습이 마치 천사처럼 보였어요. 그래서 그날 저녁 술 냄새를 없애려고 양치질을 다섯 번 하고 교회에 따라갔죠. 날짜도 정확하게 기억납니다”

 1984년 6월 27일 한인교회였다. 태진아가 예수님을 영접한 때와 장소다. 예수님을 믿자 그의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안되던 일들이 술술 풀리는 것이었다.

 “88올림픽 때였어요. 제가 서울에 와서 미국교포 대표로 성화를 들고 뛰었어요. 전 세계에 생중계됐는데, 한때 알고 지냈던 기획사 사장이 그 방송을 보고 호텔로 찾아온 거예요. 그래서 그분에게 ‘옥경이’를 들려준 후 미국에 돌아갔죠. 그런데 그 ‘옥경이’ 노래가 한국에서 대박이 난 것이에요”
 그래서 그는 다시 한국에 들어왔다. 1989년부터 현재까지 연말 10대 가수상을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주님이 복을 주셨다.

 “꼭 하나님을 믿어야 합니다. 저는 집에서든 길에서든 항상 찬송을 불러요. 저에게는 하나님 만난 것이 최고의 선물이고 축복이기 때문입니다”

 6년 전이다.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큰 사고를 당했었다. 그 사고 직전 태진아는 차 안에서 성경을 읽고 있었다고 한다.

 “차가 3번 정도 구르는데 제 머리에는 주님만 생각나더라고요. ‘살려주십시오. 아직 할 일이 많이 남았습니다’라고 기도한 후 기절했어요. 정말 큰 사고였지만 하나님은 저와 매니저를 살려주셨습니다. 그날 119대원이 ‘서해안 고속도로에서 이렇게 큰 사고가 났는데 살아난 사람은 처음 본다’고 말할 때 전 주님이 하신 일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교통사고 후 그는 더욱 믿음이 성장했다. 하나님 곁으로 가까이 가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그는 교회들을 다니며 간증하기 시작했다. 본인의 찬양앨범도 만들었다.
 “전 세계에 있는 보석을 다 준다 해도, 권세와 명예를 준다해도 주님과는 절대 바꿀 수 없습니다. 주님을 만난 후 제가 바뀌고 가정이 바뀌고 집안이 변화됐기 때문입니다”

 현재 그와 아들이 운영하는 기획사에 신보라, 에일리 등 신앙이 좋은 연예인들도 많이 찾아왔다. 그들은 모두 기획사를 바꾸자마자 엄청난 인기를 얻게 됐다고 한다. 이렇게 태진아는 세상에서 꿈을 이뤘다. 하지만 그는 또 다른 꿈을 꾸고 있다. 세계를 다니며 찬양사역을 하고 싶은 거룩한 꿈.
 “제가 못다 한 노래는 아들 이루가 하면 되고, 이루도 나이가 들면 함께 찬송을 불렀으면 좋겠습니다. 송대관 선배한테도 은퇴하고 나서 전 세계를 다니며 주님을 찬양하자고 했더니 좋아하더라고요”
 그의 꿈이 가족과 동료 그리고 그의 미소 속에서 더욱 빛나고 있었다.

(사진제공=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