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 사랑나누는 아름다운 가정

큰딸 부부는 선교사, 아들은 영국서 목회 사역
부모와 둘째딸 부부는 중보기도·후원 사명 감당

 “하나님, 이 가정이 경건의 가정, 믿음의 가정이 되게 하소서”
 최석태 장로와 아내 손춘덕 권사의 하루는 이 기도로 시작된다. 세 자녀의 가정을 위해 새벽마다 드리는 이 기도는 하나님이 부부에게 주신 귀한 사명이다. 최석태 장로의 자녀들은 매우 특별하다. 부르심을 받은 선교사와 보내는 선교사로서의 사명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앙이 남달랐던 큰 딸 

 최석태 장로의 큰 딸은 남편과 함께 선교사로 사역 중이다. 주님의 복음을 아직까지 전해 듣지 못한 미전도 종족이 많이 분포돼 있는 10/40창에 속한 A지역이 그들의 사역지. 신앙생활에 열심이던 큰 딸이 신학을 공부하겠다고 했을 때 최석태 장로는 흔쾌히 승낙했고, 든든한 후원자가 돼 줬다.
 큰 딸 최소망 선교사는 선교에 관심이 많았다. 대학 때 방학이면 단기 선교 사역인 ‘월드 미션’을 떠났다. 최 선교사의 두 동생도 그 영향을 받아 세계복음화의 꿈을 품고 방학이면 월드미션에 동참했다. 그러나 딸과 사위가 사명을 받았다며 A지역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최석태 장로는 내심 편치 않았다. “처음에는 승낙하기 싫었어요. 왜 하필 힘든 곳일까. 자칫 하면 추방당할 수도 있는데, 어린 아이들까지 있으면서 어떻게 사역하려는지 부모 입장에서 안타까웠죠. 하지만 사명이라는데, 주님이 원하신다는데 반대할 수 없잖아요. 지금은 누구보다 애들이 그 곳 영혼들을 위해 사역하는 것을 보면 무척 대견스럽습니다. 아이들을 사용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영국에서 사역하며 박사 과정 중인 아들

 최석태 장로의 셋째이자 하나뿐인 아들, 최명선 목사는 현재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신학 박사 과정 중에 있다. 더불어 런던순복음교회에서 사역도 하고 있다.

 최석태 장로는 아들의 든든한 후원자다. “제가 생활이 어려워 배우지 못했거든요. 일찍 서울로 올라와 먹고 살기 바빠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었죠. 각자 비전을 갖고 열심히 공부하는 아이들을 보면 축복이라고 생각해요” 최석태 장로는 아들 뿐 아니라 며느리 역시 영국 런던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며느리는 신앙잡지인 ‘플러스인생’ 기자로 활동하다 결혼과 영국 유학으로 인해 지금은 객원기자로 활동중인 유주영 기자다. ‘영국에서 쓰는 가족이야기’라는 코너를 통해 영국 생활에서의 에피소드를 맛갈나게 쓰는 글 솜씨에 그녀의 고정 팬들이 있을 정도다. 그런 며느리를 최 장로는 딸처럼 사랑스러워한다. 유주영 사모는 자신을 딸로 생각하는 최석태 장로에게 도리어 고마워한다. 유주영 사모는 결혼 직전 눈에 이상이 왔다. 실명 위기까지 갔을 때 최석태 장로는 서둘러 수술을 도왔다.

 “며느리는 지금도 ‘아버지 덕에 제가 시력을 찾고 책을 볼 수 있어요. 감사해요’라고 말하는데 가슴이 찡해요”

 기도와 물질의 후원자인 둘째 딸과 사위

 두 자녀를 선교와 유학으로 떠나보내고 최석태 장로 내외는 늘 허전해했다. 부모를 위해 형제 몫까지 나선 것이 둘째 최은현·김재성 집사 부부다.

 최석태 장로의 집 인근에 사는 둘째 내외는 수시로 부모를 찾아 뵙는다. 주일 저녁에는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며 정을 나눈다. 최 장로는 “효를 실천하고 해외에서 사역하는 큰 딸을 위해 후원과 중보기도에 열심인 둘째네가 고맙기 그지 없다”고 한다. “매일 가정예배를 드리며 믿음의 가정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예뻐요. 특히 초등학교 5학년인 손녀는 전도에 탁월해 교회 선생님들과 청계천 등을 다니며 전도하는데 보기만 해도 은혜죠” 손녀 자랑에 최 장
로의 얼굴은 금세 웃음이 피어났다.

 “사위의 믿음이 좋아요. 어릴 때부터 교회학교에서 봉사한 것은 물론 주일 성가대 봉사도 열심이었습니다. 지금은 자녀들 뒷바라지에 잠시 봉사를 쉬고 있지만, 여름 휴가 때 바캉스도 뒤로 하고 저희 부부와 함께 큰 딸 내외가 사역하는 선교지를 다녀온 적도 있어요. 저에게 사위는 아들이에요”

 부모는 자녀의 거울 

 최석태 장로의 세 자녀 가정이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부모에 대한 지극한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어려서부터 최석태 장로가 보여준 행동 덕이다. 가난한 집안의 5남 2녀 중 넷째로 태어난 최석태 장로는 일찍 서울로 올라와 돈을 벌었다. 빠듯한 살림에도 시골 부모님께 생활비를 보낸 그는 아내 손춘덕 권사를 만나면서 교회를 출석했다.

 “어릴 적 시골 교회에서 ‘탄일종이 땡땡땡∼’하며 연극했던 기억이 나요. 하지만 서울 올라와서 살다보니 삶이 힘들어 교회와 멀어졌죠. 아내를 만나 처음에는 감리교를 다녔는데, 청년부장까지 하면서 열심히 신앙생활했어요. 출석하던 교회가 분쟁에 휘말리면서 아내가 먼저 여의도순복음교회로 옮겼고, 제가 뒤를 이었죠”

 최석태 장로는 처음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나온 무더운 여름 날을 기억했다. 땀이 줄줄 흐르는데, 앞다퉈 성전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놀랐다. ‘허, 감리교와 분위기가 다르네. 어디 한번 들어가보자’ 최 장로는 조용기 목사의 설교를 한 번 듣자마자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 다음주에는 약했던 편도선이 고침받는 기적을 체험했다.

 “목이 약해 조금만 피곤하면 말할 때 ‘걱 걱’ 소리가 났거든요. 아픈 곳에 손을 얹고 기도하라하셔서 목에 손을 얹고 기도하는데 뜨거운 느낌이 ‘확’하고 나더니 더 이상 아프지 않은거예요. 그래서 ‘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뭔가 다르구나’ 생각하고 그때부터 열심히 출석하기 시작했죠”

 최석태 장로는 (사)순복음실업인선교연합회 아동청소년선교회에 가입해 13년을 봉사했다. 어려웠던 지난날을 기억하며 하나님께 받은 물질을 미자립교회를 후원하는데 썼다. 교구 사역도 열심이었다. 흑석동에 살 때 그는 지역장이었다. 당시 구역장이던 김성동 장로(전 국회의원)와 함께 구역 부흥에 힘써 불어나는 구역을 떼주기 바빴다. 현재 양천대교구 소속인 최석태 장로는 지금도 구역예배는 빠지지 않고 참석해 남성 구역원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 이러한 신앙생활은 자녀들에게 ‘믿음생활의 교본’과 같았다.

 하지만 최석태 장로는 세 자녀가 아내 손 권사의 기도와 믿음을 통해 올바르게 자랐다고 겸손해했다. “저는 참 지혜로운 아내를 만났어요. 아내는 날마다 기도할 때 아이들이 세계를 바라보는 눈을 갖게 해달라고 했거든요. 아내의 기도처럼 하나님이 우리 아이들을 사용하시는 것 같습니다”

 최석태 장로는 효 실천도 모범적이었다. 최석태 장로는 6개월 밖에 못산다는 장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셔 8년을 함께 살았다. 장모는 배에 복수가 차 늘 고통스러워했다. 최 장로는 괴로워하는 장모를 위해 복수를 빼는 법을 배워 손수 장모를 돌봤다. 1999년 그가 장로장립 받던 해, 장모는 그가 장로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다.

 최 장로는 장모와 함께 노모도 모셨다. 재작년 노모가 91세로 돌아가실 때까지 최 장로는 노모를 지극 정성으로 돌봤다. “어머니는 정말 건강하게 사시다가 병 없이 돌아가셨어요. 돌아가시기 전까지 예배도 잘 드리셨는데, 지금은 많이 그리워요”

 최 장로의 세 자녀는 어릴 적부터 두 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모시는 아버지를 날마다 보며 자랐다. 최 장로의 세 자녀 부부가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부모에 대한 사랑을 갖게 된 것은 거저 생겨난 것이 아니었다.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근심하는 자 같으나 항상 기뻐하고 가난한 자 같으나 많은 사람을 부요하게 하고 아무 것도 없는자 같으나 모든 것을 가진 자로다”(고후 6:10) 최석태 장로 가정의 가훈이다. 최석태 장로는 근면 성실한 덕에 자수성가했다. 지금도 자신에게는 인색하면서 어려운 이웃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현재 금옥성전 지구장인 최 장로는 형편이 어려운 이웃을 보면 자신의 주머니를 연다. “많은 사람과 부요함을 나누는 것이 그저 좋다”는 최 장로는 “지금도 일할 수 있도록 하나님이 도와주시니 힘 닿는데까지 어려운 이웃을 돌보고 싶다”고 한다.

 얼마 전 여의도로 금옥성전 관계자가 찾아왔다. 그는 최석태 장로를 인터뷰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자를 찾아왔다. 일주일에 두 세 번 신장 투석한다는 그는 최석태 장로가 자신에게 보여준 사랑을 꼭 말해주고 싶다고 했다. 몸이 아픈 자신을 위해 ‘내 신장을 떼 주겠다’는 최 장로에게 생명의 빚을 졌다고 했다.

 “장로님을 말리느라 고생했습니다. 장로님이 보여주신 그 사랑만으로 저는 이미 생명을 얻은거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이 말을 남기고 총총 걸음으로 사라졌다.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아름다운 삶이 무엇인지 최석태 장로와 그 가정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사진설명: 최석태 장로, 손춘덕 권사를 중심으로 왼쪽이 큰딸 가족, 뒷쪽이 둘째딸 가족, 오른쪽이 막내 아들 가족.>

글·오정선 / 사진·김용두 기자